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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순례자 현황 Dec 11. 2021

더 지치기 전에 순례길#27. 오늘은 자전거 순례자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24일 차, 라 파바 -> 사리아      51.63 km

라 파바 -> 사리아  51.63 km
La Faba ->   51.63 km 



나도 오늘은 자전거 순례자!


순례길을 걷는 동안 다양한 형태의 순례자들을 만났다. 


우리처럼 그저 걸어가는 순례자

오토바이와 캠핑 생활을 이어가는 순례자

가족의 일부는 걷고 아버지 혹은 삼촌이 자동차로 짐을 옮겨주고 다음 마을에 기다리는 순례자들


그리고 자전거로 여정을 이어가는 순례자


특히 이 중 자전거로 순례길을 따르는 순례자들을 보며 신기한 마음이 있었다. 

어쩌면 평지에선 걷는 것보다 편리하겠지만 순례길은 그리 만만치 않다. 내리막과 오르막이 공존하는 굴곡진 길에서 자전거로 순례길을 간다는 것은 생각처럼 쉽지 않아 보였다. 더욱이 맨몸이 아닌 자전거 짐가방을 메달고 짐을 실으면 그 무게는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어떤 무게감을 가지고 자전거 순례길을 이어갈까? 그런 호기심이 있었다. 그리고 마침 오늘 자전거 순례길을 체험해 볼 기회가 있는 날이 왔다. 


 [라 파바]에서 5km가량 지나가면 [오 세브리오] 마을이 나오는 데 이곳에서 자전거 렌트를 하여 다음 마을에서 반납할 수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우리는 어떻게 이 소식을 알게 되었을까? 허허 어쩌다 보니 알게 되었다. 

 발목도 여전히 무리를 느끼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체험을 할 수 있다는 소식에 고민할 필요 없이 체험해 보기로 했다. 순례길 지도를 보니 [오 세브리오]에서 [시리아]까지 거침없는 내리막길이 펼쳐져있을 것 같았다. 배낭은 정해진 시간에 다음 마을로 배송해준다고 한다. 이런 관광서비스(?)를 생각해내다니 기가 막히다. 

 다음 마을을 향해 걸음을 시작했다. 새로운 경험을 한다는 생각에 서두르지 않고 쉬엄쉬엄 나갔다. 과연 자전거를 타고 순례길을 지난다는 것이 어떤 기분일지 호기심이 가득했다. 내리막길을 자전거로 간다니 크게 힘들이지 않고 여유롭게 갈 수 있겠지! 하는 신선한 기분이었다. 현실은 허벅지 터지는 줄 알았지만...



[오 세브리오]에 도착해보니 우리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차례로 자전거를 빌리고 짐을 내려놓고 있었다. 도착 구간은 3 마을 중 선택할 수 있다. 일명 차등요금제 적용

 각자 자전거 한대 씩 대여받고 어느 곳으로 가야 하는지 설명을 받았다. 그리고 가는 길은 급경사 구간이 많이 나오니 절대 무리하지 말고 안전하게 가야 한다고 당부받았다. 자칫하단 낭떠러지로 떨어질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두 번 당부받았다. 

' 아니 얼마나 급경사가 나오길래...' 살짝 겁도 났다. 




와 자칫하단 정말 죽겠구나... 


 왜 그렇게 당부들 했었는지 알 수 있었다. [오 세브리오]를 출발해 지나가는 길을 사실 아스팔트 찻길에 가깝다. 여기서 넘어졌다간 순례길을 당장에 마무리지어야 했고 종종 지나가는 자동차들. 생각보다 위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자전거를 타고 가는 중에 사진을 찍을 여유는 없었다. 중간에 멈추고 사진을 찍거나 영상을 찍어야지 그렇지 않으면 자칫 큰 위험에 처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우선 차도 옆을 달린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했다. 더욱이 산을 넘어가는 길이다 보니 커브가 많고 급경사구간이 잦았다. 조심 또 조심을 해야 하는 상황. 이 당시 자전거는 5명이 대여해 출발했는데 아무래도 자전거의 기동성이 있다 보니 각자의 속도로 가게 되었고, 우린 모두 찢어져서 하늘과 바람을 즐기고 있었다. 


처음엔 이 경사와 수많은 커브를 생각하고 있지 못해서 바람을 즐기고 있었지... 경사가 나올 때는 마치 모두 한 마음인 것처럼 자전거에 내려 끌고 걸어서 올라갔다. 그렇지 않으면 허벅지가 터져버릴 것 같아서...


한참을 달리다 보니 앞에서 한 친구가 기다리고 있었다. 아무래도 생각보다 길이 위험하니 한번 다 모여서 리마인드하고 어디에서 만날지 정하기 위해서였다. 정말 자칫 핸들 돌리거나 브레이크에 과부하로 고장나버리면 탑승자는 어디로든 슝~하고 날아가 버리기에 충분했었다. 휴~


둘셋... 이렇게 모이는데 한참을 기다려도 2명이 마저 오지 않는다. 아무리 거리가 벌어져도 자전거인데.. 15분 이상을 기다려도 오지 않는다? 혹여 무슨 일이 생긴 게 아닐까 하는 걱정이 들기 시작했다. 결국 제일 먼저 기다리던 친구가 연어처럼 길을 거슬러 올라 출발하고 남아있던 우리는 천천히 길을 나서기로 했다. 후에 듣기로는 뒤따라오던 두 친구는 길이 위험하다고 느끼자 속도를 많이 줄이고 최대한 안전하게 오다 보니 거리가 벌어졌다고 한다. 


그만큼 [오 세브리오]에서 자전거를 타고 내려가는 길은 위험부담을 안고 있는 길이다. 혹여 누군가 이 글을 보고 자전거를 대여해 길을 떠난다면, 꼭 반드시 꼬옥~! 안전하게 사고 없이 도착하길 바란다.. 부디... 사고는 나 혼자만 조심한다고 피해 가는 것이 아니니까!



그렇게 잠시 중간 마을에서 휴식을 취하다 보니 허벅지와 종아리가 부들부들~ 거렸다. 반복해서 나오는 오르막길에 자전거로 도전하던 마음이 무리를 불러왔다. 부들부들.... 오르막길은 자전거를 끌고 가겠습니다...


거친 경사를 나가 [사모사] 마을에 도착했다. 고풍스러운 성당이 발걸음을 멈추게 했고, 쎄요도 받아야 했고. 참 그러고 보니 이제 순례자 여권에 남은 쎄요 자리가 넉넉지 않았다. 이제부터는 쎄요도 아끼고 고르고 골라 받아두어야 할 듯! 자칫 자리가 부족해 산티아고에서의 최종 쎄요를 받지 못할 수 있으니 말이다. 



100km의 마을 사리아! 이제 두 자리만 남게 된다


우린 그렇게 자전거를 타고 무사히 [사리아]에 도착했다. 사리아 마을 초입에 오피스가 있어 자전거를 반납하고 배낭을 찾아갈 수 있는데, 그 앞에 이렇게 깜찍한 벽화가 있다. 

이제 100km 권이라니... 생각만 해도 마음이 묘 하다. 분명 시작할 때 우리는 800km라는 거대한 거리를 앞두고 시작했다. 앞자리가 8에서 7로 그리고 다시 6으로. 어느 순간부터 3,2.... 묘한 기분은 두 자리를 앞두고 심하게 요동치고 있었다. 정말... 이제 이렇게 끝나는 걸까?



800km를 걸어 우리는 이제 100km 직전의 마지막 휴식처에 도착했다. 사리아

이곳에 우리는 시원섭섭한 마음을 달래야 했다. 애써 밝음을 유지하지 않으면 우울감이 잔뜩 찾아왔다. 여느 때처럼 똑같이 움직였다. 마을 구경을 하고, 맥주 한 잔 하며 이 마을을 지나가는 혹은 머무르는 모든 순례자들과 인사하고 하루에 대한 감상을 나누면서.




[사리아]부터 다시 마을이 활기찬 분위기로 가득했다.

단기 순례자들의 주요 시작점이기도 하고 대형버스로 학생들이 소풍처럼 찾아온 곳이다. 이곳저곳 왁자지껄한 분위기로 가득했고 평소라면 불편했을 이 분위기 덕에 뒤따라오는 우울감을 좇아낼 수 있었다. 휴~


그래, 오늘은 조금 시끌시끌해도 괜찮아. 우리를 들뜨게 해 줘!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꿀팁 14

⭐️⭐️⭐️ 오세브리오 에서 자전거를 탔다. 오늘은 자전거 순례자가 되는 날이다!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꿀팁 13

⭐️⭐️⭐️⭐️ 처음으로 발목을 삐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 미리 공부해가자! 쉬운 부상에 대한 준비를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꿀팁 12

⭐️⭐️⭐️친구들과 함께 부를 (국가 불문으로) 알만한 노래 하나 준비해 가면 어떨까? 물론 스페인에선 BTS가 정말 크게 먹힌다....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꿀팁 11

⭐️⭐️⭐️⭐️ 카스트로제리즈 , 오리온, 비빔밥. 3가지 키워드만 기억하면 된다.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꿀팁 10

⭐️⭐️⭐️⭐️⭐️ 속도

이젠 알겠지? 우린 모두 다른 속도로 걸어. 남의 속도에 신경 쓰지 말고 "나"의 속도에 온전히 집중하기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꿀팁 9

⭐️⭐️⭐️⭐️⭐️  휴지 챙겨!!! 

언제! 어디서! 갑자기 필요할지 모른다. 항상 휴대용 휴지 챙기기!!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꿀팁 8

⭐️⭐️⭐️⭐️⭐️ 기회를 만들어 야간 행군을 강력 추천. 

남들과는 다른 시간에 걷는 기분은 차분하고 고요한 시간을 선물해준다.  대신 안전제일! 음식 준비!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꿀팁 7

⭐️⭐️⭐️6,7월 스페인은 정말 미친 듯이 덥고 

특히 로스 아르코스 -> 산솔 코스는 자갈길에 그늘 한점 찾기 힘들다. 유의해야 할 코스!! 물 미리 챙기자!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꿀팁 6

⭐️⭐️⭐️ 반드시 아침 일찍 걷기 시작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조급함도 금물, 남과 비교도 금지!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꿀팁 5

⭐️⭐️⭐️⭐️⭐️ 장 볼 때 필요한 식재료 단어, 수량을 공부해가자! 식탁의 퀄리티가 올라간다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꿀팁 4

⭐️⭐️⭐️ 일과 후 에너지가 된다면 알베르게에서 나와 마을을 둘러보자! 어떤 재밌는 일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 설레는 마음으로,, ( 단, 무리하지 말기)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꿀팁 3

⭐️⭐️⭐️⭐️ 허기보다 당이 문제. 캔디류를 챙겨나가길 추천 (청포도 캔디 강추!!)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꿀팁 2

⭐️⭐️⭐️⭐️⭐️ 등산화는 등산을 위하기보다, 부상을 피하기 위해서 더 중요하다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꿀팁 1

⭐️⭐️⭐️⭐️⭐️발에 열이 찬다~ 느껴지면 한 번씩 멈춰서 신발, 양말 다 벗고 열을 식혀주어야 한다!!

⭐️⭐️⭐️⭐️필요하다면 발가락 사이에 밴드로 마찰을 줄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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