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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엘사 B Jul 25. 2021

가정간편식(가공식품)을 대하는 자세

피할 수 없으면 현명하게 즐기자!

얼마 전 다큐멘터리를 본 적이 있다.

육식이 좋은 건지 채식이 좋은 건지 이야기를 한참 하는 듯하더니

결론은 "초가공식품이 우리 몸에 해롭다"로 마무리를 짓는 것이었다.

지금까지 음식과 관련된 다큐멘터리를 볼 때마다 가공식품은, 인스턴트식품은 우리 몸에 해롭다며,

 이것은 1+1은 2이다 라는 식의 당연한 결론이었다.

이번 결론도 물론 그랬다. 다만 가공식품 앞에 초 자를 붙인 것이 달랐다.


물론 처음엔 나도 가공식품을 좋아하지는 않았다.

엄마표 집밥을 30년 맛봐온 나는 대기업 식품회사에 입사했을때도,

약과 음식은 그 근본이 동일하다는 약식동원 사상을 배우기도 했기

내가 즐겨 먹지 않았던 가공식품을 잘 만들 수 있을까? 라며 고민했던 적도 있다.

러나 한 분의 이야기를 듣고 그 고민은 말끔히 해결되었다. 바로 요리연구가 故임지호 선생님의 이야기이다. 한 인터에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


내 직업은 요리사이다. 그러다 보니 손님들 식사 시간에 요리를 하고 나면, 정작 나는 식사 시간은 놓친다. 쉬는 시간 주방 한쪽에 앉아 컵라면을 끓여먹는다.  그 라면은 참 맛있다. 배고플 때 배를 채워주는 것이 가장 고마운 음식이라고 생각한다.


자연물로 음식을 요리하는 그도 라면을 즐겨먹었던 것이다. 이렇듯 직접 만들어 먹는 자연식이 좋은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항상 최상의 음식을 먹을 수 없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을 수도 있다. 경제적인 여유가 있더라도 시간이 없을 수 도 있다. 음식을 준비할 여력이 없을 수도 있고 20년간 해온 음식 준비를 더 이상 하고 싶지 않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요리의 ㅇ자도 모르는 사람도 있다.

맞벌이하는 나도 이제는 음식 준비가 쉽지 않다. 아침저녁으로 먹은 집밥에도 항상 간편식은 등장한다.

가공식품이 가정간편식으로 그 범주가 변화할 만큼 가공식품 시장이 확대되었다.

매일 쏟아지다시피 하는 간편식을 이용하는 것은 불가피한 상황이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가공식품은 몸에 해롭다는 결론은

그래서 어떡하라는 거지?

다 알지만 매번 요리를 해서 먹을 수 없는 노릇인데 말이다.

다큐멘터리에 나온 한 청년도 건강을 위해 두부와 계란을 충분히 먹는 수 있는 식단을 매 끼 만들어 먹고 적당한 운동을 하며 균형 있는 체형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불과 몇 년 사이에 취업 준비로 바빠지니 피자, 컵라면, 과자 등으로 식사를 하면서 몰라보게 통통해진 모습을 보면 우리의 모습인 듯하여 안타까웠다.


그래도 이번 다큐에서는 '초가공식품'이란 단어를 사용하여 이것은 몸에 해롭다며 결론을 지었다.

초가공식품이란 NOVA 식품 분류 체계로 분류한 기준 중의 하나이다.(출처: BBC 뉴스 코리아*)

NOVA 식품 분류 체계는 브라질 상파울루 보건대학에서 만들었다. 이 체계에선 우리가 구입하는 식품을 비가공식품부터 초가공식품까지 네 단계로 나눈다. 


1그룹 : 비가공 또는 최소가공

가공되지 않았거나 최소한으로만 가공된 식품들을 말한다. 이 식품들은 섬유질, 비타민, 미네랄 같은 영양소가 풍부하다. 신선한 과일, 채소, 견과류, 씨앗류, 곡물, 콩류, 계란이나 생선, 우유 같은 동물의 천연 생산물이 여기에 속한다.

최소가공식품은 말리거나 갈거나 굽거나 얼리거나 끓이거나 저온 살균한 식품이다. 추가된 성분은 들어가지 않는다. 냉동 과일, 냉동 채소, 생선, 저온살균 우유, 100% 과일 주스, 무가당 요구르트, 향신료, 말린 허브 등이 속한다.


2그룹: 가공된 요리 재료

가공된 요리 재료는 오일류, 버터 같은 지방류, 식초류, 설탕류, 소금류 등을 말한다. 이것만 따로 먹지도 않고, 한꺼번에 많은 양을 먹지도 않는다. 다른 식품과 함께 먹는 것들이다.


3그룹: 가공식품

한두 가지 요소를 하나로 혼합해 만든 식품이다. 훈제하거나 딱딱하게 만든 육류, 치즈, 신선한 빵, 베이컨, 염장 또는 설탕 견과류, 시럽, 맥주 및 포도주 통조림이 여기에 속한다. 이들 식품을 가공하는 주된 목적은 음식을 더 오래 보존하거나, 맛을 한층 더 강하게 하기 위해서다.


4그룹: 초가공식품

보통 가정식 요리로 얻을 수 없는 성분들이 들어간다. 이 성분들은 화학 성분, 착색료, 감미료 및 방부제 등이라서, 이름만으로는 알아차리기 힘들 수 있다.


식품 전문가인 나로서는 NOVA 식품 체계를 기반하여 식품을 구분할 수 있지만 일반 소비자들에게는 다소 어려울 수 있겠다고 생각도 든다. 식품의 제조 공정과 원료의 이해가 있어야 이를 구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작년에 출간한 "가정간편식 사용설명서"는 수많은 식품들 중에 무엇을 보고 선택해야 하는지, 매끼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 등 의 정보를 쉽게 정리해두었다. 결국 선택을 위한 기준의 문제다.



피할 수 없다면 "현명하게" 즐겨라!



*출처 BBC 코리아 NEWS, 초가공식품: 건강을 해치고 수명도 줄일 수 있다

2019년 7월 21

https://www.bbc.com/korean/news-49056163?xtor=AL-73-%5Bpartner%5D-%5Bnaver%5D-%5Bheadline%5D-%5Bkorean%5D-%5Bbizdev%5D-%5Bisapi%5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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