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요리를 좋아하는 나에게 소면은 정말 훌륭한 요리 재료이다. 소면을 넣기만 해도 다양한 요리가 만들어지고, 어떤 재료와 섞이든 요리 본연의 맛을 흐트러지게 하지 않는다.
소면을 넣은 국수 요리들은 언제 먹어도 맛있다. 거창하게 차려먹지 않더라도 소면에 간단한 양념을 입히면 한 끼 식사로도 완벽한 요리로 탄생한다. 생각보다 간단하게 해 먹을 수 있는 요리이지만 인스턴트로 취급받는 라면보다는 좀 더 정성이 느껴지기도 한다. 그래서 언제나 부담 없이 쉽게 해 먹을 수 있는 게 바로 국수라고 생각한다.
할머니께서 직접 멸치로 육수를 내어 끓여주셨던 따끈한 잔치국수부터, 어머니께서 방앗간에서 가져오신 참기름을 듬뿍 넣은 간장비빔국수까지... 가끔씩 생각나게 하는 국수 요리들은 그만큼 많은 추억들도 생각나게 해주는 별미 중에 하나이다.
특히 요즘같이 더운 여름에는 매콤 새콤한 양념에 비벼먹는 비빔국수가 제격인 것 같다. 최근에 국수 전문점에서 비빔국수를 시켜먹었다가 맛있어서 머릿속에 맴돌던 레시피가 있었는데 바로 육수가 들어간 비빔국수이다. 여름에는 비빔국수도 좋아하지만 시원한 육수가 들어간 냉국수도 좋아하다 보니 두 가지를 같이 느낄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생각도 해보았는데, 정말로 내 상상을 충족시켜준 국수를 먹어보니 굉장히 인상 깊어서 언젠가는 꼭 집에서 해 먹어야겠다고 다짐했다.
이러한 육수가 있는 비빔국수를 집에서 해 먹을 수 있는 방법 중에 하나는 시중에 파는 냉면육수를 활용하는 방법이다. 가격도 비싸지 않고 한 팩으로 사도 두 번은 해 먹을 수 있어서 가성비도 뛰어나다. 그래서 이번에는 냉면육수가 들어가 시원한 상큼한 느낌을 주는 비빔국수를 만들어보았다.
냉면육수를 넣은 비빔국수
※재료
소면 1인분 분량
고명 : 각종 야채, 삶은 계란, 김가루 등
<양념장>
고추장 1큰술
고춧가루 1큰술
간장 1큰술
설탕 또는 올리고당 2큰술
식초 1/2큰술
참기름 1큰술
깨소금 조금
냉면육수(1팩 기준) 1/3 분량
※조리방법
1. 끓는 물에 소면을 넣고 끓여준다.
2. 익은 소면을 찬물 또는 얼음물에 여러 번 헹구어준다.
3. 냉면육수를 넣은 양념장을 냉장고에 미리 넣어 시원하게 보관해둔다.
(기호에 따라 냉면육수를 추가로 넣어도 됨)
4. 그릇에 삶은 소면을 넣고 고명을 얹은 후 양념장을 부어주면 완성.
매콤 새콤한 비빔국수에 시원한 냉면육수를 함께 넣어 먹으니 뒷맛까지 깔끔해서 먹기에도 좋았다. 먹을수록 소면이 육수를 머금어서 면발도 촉촉해지고 맛도 더 깊게 베어 들었다. 양념장 만드는 시간, 소면과 계란 삶은 시간을 합쳐도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아 퇴근 후 만들어먹기에도 정말 간편한 요리라는 생각이 든다.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으로 무더운 여름이 찾아오기 시작하면 이 레시피로 비빔국수를 여러 번 만들어 먹을 것 같다. 이번 여름에도 폭염이 예상된다고 하던데 오늘처럼 이렇게 비빔국수를 만들어 먹다 보면 어느새 뜨거운 여름도 지나가지 않을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