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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앤박 Oct 20. 2024

요즘 별보기 힘들다

하늘에서 별을 찾기 힘들다.

어릴 적, 툇마루에 앉아 밤하늘의 별을 세며 놀았다. 오빠가 들려주는 별자리 이야기는 신기하고 재밌었다. 오빠는 어떻게 그 많은 별자리들의 이야기를 알고 있었을까? 별이 유난히도 반짝이는 날에는 엄마의 무릎에 누워 별을 보며 잠이 들기도 했다.


도쿄 여행 중 다마로쿠토 과학관에서 플라네타륨* 체험을 했다. '사이언스 에그'라 불리는 돔 시어터에서 상영하는 밤하늘의 별을 보며 설명을 들었다. 오랜만에 보는 밤하늘의 별들이 황홀할 지경이었다. 


"그동안 얼마나 바쁘게 산 거야."

은퇴를 하고 난 후에야 자연을 둘러보는 여유가 생겼다. 직장에 다닐 때는 새벽에 집을 나서며 떠지지 않는 눈을 비비고 차에 올랐다. 남편이 운전하는 차 안에서 휴대용 이불을 덮고 다시 눈을 붙였다. 지하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헬스장으로 들어갈 때야 정신이 들었다. 새벽부터 저녁까지 업무를 챙기며 바쁘게 살았다. 밤하늘을 쳐다볼 시간도 없이.


지난겨울 태국에서 지인들과 함께 골프여행을 했다. 한 달 동안 리조트에서 지냈다. 태국의 무더운 날씨 때문에 한낮에는 골프 치기가 어렵다. 우리는 이른 새벽에 숙소를 나와 골프장으로 갔다. 새벽 공기를 마시며 지인들을 기다리다 하늘을 쳐다봤다. 짙푸른 새벽하늘에 반짝이는 별을 보다 생각했다. 

"이렇게 별을 본 게 언제였지. 요즘 별 보기 쉽지 않은데 여기서 별을 보네."


저녁 시간이면 식사 후 호수 공원을 산책한다. 저녁 8시 호수 공원에는 전등이 켜진다. 불빛으로 나무들은 새로운 옷을 입는다. 밤하늘의 달을 발견하기도 하지만 좀처럼 별을 볼 수가 없다.


요즘 아이들은 밤하늘의 별을 본 적이 있을까? 출생률이 최악인 지금, 거리를 지나다 보면 어린아이 유모차보다 펫 유모차가 더 많이 보인다. 어쩌다 아이들을 발견해도 어릴 때부터 너무 빨리 전자기기에 노출되어 있다. 아이부터 어른까지 볼거리도 많고 놀 거리가 다양해져 하늘을 보는 시간은 점점 줄어들었다. 과연 우리의 아이들은 밤하늘의 별을 본 적이 있을까? 궁금해지는 하루다. 지식으로 알고 있는 별과 현실에서 보고 느끼는 별은 다르다. 아이들이 인위적인 것이 아닌 자연을 느끼며 살아가길 진심으로 바라본다.



*플라네타륨(planetatium) - 반구형 천장에 설치된 스크린에 달, 태양, 항성, 행성 따위의 천체를 투영하는 장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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