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_ 대청소

by 민앤박


#12 _ 대청소


쓱쓱 싹싹,

구석구석 쓸고 닦고 빨래를 돌린다.

햇살에 일광욕하는 빨래들,

물에 흠뻑 젖은 화초들,

힘들고 지치지만,

반짝반짝 윤이 나는 집안을 보면

내 몸을 닦은 것처럼 개운하다.




#12_대청소-001.png





아침에 남편이 약속이 있다고 외출했다.

커튼을 열어젖히고 베란다를 본다.

햇살 가득 눈부신 화초에

물을 주고 베란다를 청소한다.


빨래 거리를 모아 분류하고

세탁망에 넣어 세탁기를 돌린다.

청소기에 코드를 꽂고

서재부터 안방까지

한바탕 청소를 하고 나니

세탁이 끝났다고 '딩동댕' 종이 울린다.


빨래들을 옷걸이에 걸어 햇볕에 널었다.

햇살 좋은 날, 빨래 널 때가 가장 행복하다.

빨래가 햇살을 받으면

나도 일광욕을 하는 기분이다.


열심히 청소하다가

식탁 위의 아이패드를 떨어드릴 뻔했다.

얼른 아이패드를 잡았는데

"이런!" 자세히 보니

충전기가 떨어지면서 휘어져 버렸다.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고

겉옷을 걸치고 집을 나선다.

"남편이 오기 전에 새로운 충전기를

사다 놓아야지."


그냥 바람도 쏘일 겸 핑계를 대고 나온다.

충전기도 사고 뒷베란다에 놓을

매트도 샀다.


집으로 오는 길,

날 위해 자몽차를 샀다.

오늘 왠지 달달하면서도 쓴맛 나는

자몽차가 자꾸 나에게 손짓한다.

"충전기 때문인가?"


거실 식탁에 앉아 따뜻한 차를 마셨다.

음악을 들으며 하염없이

화초들을 쳐다본다.

물을 흠뻑 먹고 반짝이는 화초들

저들을 바라볼 때가 난 참 좋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냥 화초 멍 때리기...



g58d95de8584754a8d4e2fdb4554e18471eaff0a7a89e3074aa4ffe4e120c205a33b8f2deca6.jpg



#화초멍때리기 #빨래일광욕

매거진의 이전글#11 _ 가는 말이 고우면 오는 말도 곱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