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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후 2년

우리 셋의 시작

by 안전모드

이혼 후 2년, 우리 셋은 조금씩 각자의 리듬을 찾아가고 있다.

다양한 메뉴의 요리들

( 딸들이 쇼츠에서 보고 요청한 음식들을 자주 만들다 보니 )




나는 어느새 요리 박사가 되어 있었다.


아니, 스스로 그렇게 불러달라고 했다. ^^


“이쉐프님, 오늘은 xx 해 주세요~”


딸들이 장난스럽게 부르면,


나는 웃으며


“네~ 맛있게 요리하겠습니다.


쉬시면서 기다려주세요~”


라고 말하며 주방에 선다.


거실에 맛있는 냄새가 물씬 풍기며


주방은 작은 행복의 공간이 된다.




큰딸은 고등학교 2학년, 기숙사에서 공부에 매진하며 학업에 열중하고 있다.

주말마다 집에 오면 작은 드레스룸에서 노래방처럼 노래를 부르고, 기타를 치며 시간을 쪼개 여가를 즐긴다.

아이유 콘서트나 한화 야구장도 함께 다녀오며, 잠시 학업의 긴장을 풀고 소소한 추억을 쌓는다.


둘째는 중학교 2학년, 미용·뷰티 학원에서 얼굴 화장, 머리, 손톱 등 순차적으로 기술을 배우며 자신만의 스타일을 찾아간다.

가끔은 새로운 기술을 보여주며 자랑하는 딸의 눈빛이 반짝인다.

큰딸은 그런 둘째의 화장 도구들을 빌려가곤 한다.


그리고 나는… 돈 공부 중이다.

아이들의 꿈과 관심사를 지켜보면서, 나 역시 내 분야에서 성장하고 배우려는 마음을 잃지 않는다.

가끔은 서툴지만, 서로의 노력을 지켜보며 묵묵히 응원하는 시간이 집안을 채운다.

( 서로에게 응원의 메세지를 낙서식으로 적어놓기도 하고, 포스트잇에 적어 보이는 곳에 붙여 놓기도 한다. )

집안은 이제 각자의 관심사로 가득하다.

평일에도, 주말에도 장을 보러 가면서 요리 레시피를 떠올리기도 하고,

딸들은 학원과 과제, 시험에 몰두한다.

하지만 이렇게 각자 몰입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서로의 존재가 얼마나 소중한지 새삼 느낀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딸들에게도 결과보다는 과정을 더 소중하게 생각 하라고 말하곤 한다.

여러번 시도하는데도 무언가 계속 안되고, 기회가 안생기는것이면 너에게 안맞는것 일수도 있어,

흥미를 잃고, 지난 시간이 아까워 얽매이지 말고

" 다른것도 시도해봐~"

" 하다가 그게 재밌으면 집중해서 몰입해봐~ "

나또한 그렇게 하려 하며, 그렇게 하고 있다. 공부와 실전투자들의 흔적들


우리는 함께 각자의 길을 걸으며, 서로의 성장을 응원하는 가족이다.

그리고 가끔은 주방식탁에 모여, 밥을 먹으며 하루를 나누고, 서로의 소소한 웃음에 마음을 녹인다.

그런 순간들이 모여, 지금의 우리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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