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둘아이아빠 Aug 12. 2021

소개팅전문가

40대의 소개팅

  얼마 전 지인에게 소개팅 부탁을 받았다. 나이는 40대 중반. 자산은 법 어느정도 갖추고 있고 회사에서 직급은 팀장. 키는 170 중반대. 자사주식의 성공과 그 외 투자로 인한 수익으로 어느정도 기반을 다진 상태. 외모는 사진으로만 봤을 땐 살짝 아쉬움. (공부만 많이 해 오다가 이제는 좀 놀아볼까? 하며 꾸미기 시작하신 분. 꾸미는게 살짝 어색해 보인다.)

  돈을 벌기위해 직장을 다니고 있지만 이제는 목표치를 채워 미국으로 이민, 변호사를 꿈꾸는 사람이라고 했다.

  일단 그형을 안내해준 지인 나에겐 괜찮은 형이었다. 그 형이 구해달라는 소개팅 사람은 당연히 괜찮은 사람이라 생각했다. 비젼도 있고 인생에 계획적으로 살았기에 눈이 높아 결혼을 못하고 있는 사람이라 생각 했다.

  이상형을 물어보았다. 같이 미국으로 갈 준비가 되어있으면 좋겠다. 나이는 20대 후반이거나 30대 초반이 좋다. 외모를 보는 정도라 했다.

  바로 전화번호를 돌려 보았다. 그래서 후보군 4명을 선정했고 순차적으로 해주기로 했다.


  첫번째 소개팅. 여자 나이 37살. 고대 졸업에 대기업 근무. 아나운서를 꿈으로 살아온 친구였으며, 눈이 높은 것 빼고는 흠잡을 곳이 없었다. 마침 소개팅을 구한다길래 해줬다. 40

  만남이 진행됐으나, 꽝

  남자쪽에서 여자의 나이가 아무래도 많다며 고개를 저었다.

  두번째 만남. 36살 필라테스 강사. 이것도 꽝.

  남자쪽에서 여자의 비젼이 없는것 같다며 고래를 다시 저었다. 나이가 더 어리거나 비젼이 있거나, 둘중에 하나를 원했더랬다.


  뭐, 그럴 수 있지. 수 많은 소개팅을 해왔기 때문에 이러한 문제는 문제도 아니였다. 그래.. 다른 사람 찾으면 되지 뭐. 그렇게 세번째 사람을 해주기 위해 준비하고 있었는데 첫번째 소개팅 여자분과 두번째 소개팅 여자분이 연락이 왔다.

  " 왜? 무슨일이야? "

  " 아니, 소개팅 후에 서로 연락 안하다가 주말 저녁에 대뜸 연락와서 떠보자나. 너무 기분이 나빠서.. "

  사건은 그랬다. 별로라고 하면서 연락은 둘다 하고 있었다. 답이 바로 나왔다. 결혼을 안하는게 아니라 못하는 거였다.


  이런 사람들의 특징은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소개팅을 나가도 집중을 잘 못하는 스타일.. 중요한건 친구들을 만나도 자기의 알리바이를 위해 이용할 뿐 그 친구모임에 집중을 하지 못한다. 계속 핸드폰만 하루종일 만지작 거린다. 얘기 중간 중간

  " 응? 뭐가? 아.. "

  " 아아 잠시만.. "

  집중을 정말 못한다. 그냥 놀고 싶은거다. 아니 철이 없다고 해야되나.. 암튼 준비하던 소개팅을 접었다. 그만해야지.


  " 형, 그 형, 형이 말한대로 소개팅 여자분들 싫다고 했었잖아요. "

  " 응 근데? "

  " 주말 새볔이나 뜨문뜨문 갑자기 연락한다던데.. 앞으로 안해줘도 되죠? "

  " 아, 진짜? 미안하다. 몰랐어.. 안해줘도 될거 같네. 응. "


  가끔, 결혼하고 싶다는 말이랑 새로운 사람을 만나 놀고 싶다는 말이랑 헷갈려 하는 사람들이 많다. 놀고 싶다면 클럽이나 술집을 가면 될것을.. 숫기가 없어서 쉽게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싶어 소개팅을 하는 너희들의 그 시커먼 속내를 내가 모를 소냐..


  여튼.. 소개팅.. 여전히 어렵다. 특히 나이가 들면 들수록..

  

매거진의 이전글 소개팅전문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