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하고 평온한 하루에 만족하기
삶에 비워내야 할 게 많다.
가장 시급한 것은 체지방량이고, 불필요한 인간관계, 방 안의 물건들 등을 비워내야 한다. 앞으로 갈 길이 멀다. 그런데 그에 더해서 불필요한 욕망을 비워내야 하는 것은 왜 생각하지 못했을까.
욕망을 채우는 것을 너무 당연하게 생각했다.
배가 고프면 먹어야 하는 줄 알았고, 사람이 고프면 만남을 시작해야 하는 줄 알았다.
그런데 적정량을 넘어서는 음식과 관계들은 필요한 것이 아니라 욕망에 휘둘린 결과일 뿐이다.
먼저 음식.
하루에 필요한 영양분을 아침 점심 저녁으로 다 섭취했는데도 불구하고, 우리에게는 야식의 유혹이 찾아온다. 그 배고픔은 거짓 배고픔이다. 유혹에 굴복하였다면 지나친 욕망에게 진 것이다.
사람이 고프면 친구와 가족들을 만나면 된다. 만남을 시작하고 결혼을 생각하는 것은 내가 보기에 식당을 차리는 것을 생각하는 것과 비슷하다. 누군가는 식당을 차려야겠지만, 나는 단지 배가 고프다는 이유로 식당을 차리는 복잡한 수고를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다. 그리고 식당 주인이 항상 배부른 것은 아니다.
이 글을 쓰면서도 나는 이 글에 불필요한 말을 쓰지 않았나 한 번 더 생각하게 된다.
글이든 삶이든 가벼우면서도 진짜였으면 좋겠다. 꼭 필요한 알맹이만 남은 진짜의 삶. 가볍고 자유로운 삶.
이 사회는 우리에게 요구하는 게 너무 많다.
그런데 포기하면 편하다. 내 것이 아닌데 요구받는다는 이유로 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자신을 괴롭히지 않아야 한다.
그저 안전하고 평온한 하루면 그걸로 정말 감사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지금 내 기분이 건강해서 참 다행이다.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