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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기 초보 Jul 15. 2022

<율리시즈의 시선> 리뷰

영화의 시선으로 역사의 시간을 찾아선 오디세우스.

영화 역사의 100년을 말하기도 하지만 발칸반도 100년의 역사를 담는다. 어찌보면 3통의 필름은 맥거핀일 수도 있다. 원래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지도 모른다. 그저 영화라는 시선이 역사를 담기 위한 필름을 가리킬 수도 있다. 이 영화가 크게 3부분으로 나누어지는 것처럼. 첫 부분은 박물관에서 만난 여성과 헤어지기 전까지, 그 다음은 강을 타고 흐르는 순간, 그리고 마지막은 사라예보에서의 이야기 이 정도일 것이다. 그렇게 보였다. 영화는 현실과 환상이 섞여있다. 처음부터 숨기지 않는다. 군중과 이를 저지하는 진압군. 거리에서 마주친 아마도 환영일 것이다. 역사의 시작이고 100년 전. 택시를 타고 만난 국경. 난민들. 현재의 역사이다. 그리고 만난 노파. 그는 고향이라는 공간에 도착했지만 잘 알지 못한다. 맞는지 묻는다. 아마도 역사의 시간에 매몰된 사람. 혹은 전쟁에 공간을 잃어버린 사람일 것이다. 그렇게. 영화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장면은 주인공이 가족을 만나는 꿈 혹은 환상, 아니면 현실의 장면이다. 1911년에서 1950년 정도까지 한 번에 흐르는 시간은 가장 영화적인 순간이다. 역사를 담기도 하고, 카메라의 시선이 된 주인공이 있다. 강을 타고 흐른다. 그리고 강에서 철거된 레닌 동상이 흐른다. 그렇게 역사나 문명이 흐르는 강에서. 강에서 내리고 친구를 만난다. 신이 여행을 만들고 노스탤지어와 의심을 그 다음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마치 주인공의 여행에 무엇이 남을지 예견하는 것처럼. 결국 이 영화에 끝에서 영화가 끝나면 남을 것들을 말하고 있는 것처럼 강가에서 만난 여인. 그녀는 가족이 사라졌다. 그리고 주인공은 망자의 옷을 입는다. 하나의 영화적 연기이자 과거일 것이다. 영화는 항상 과거만 남아있다. 망자의 옷처럼 지나간 시간과 사람만 남은 영화이다. 사례예보에서 만난 영화 수집가. 그는 안개 속에서 사라진다. 안개가 원래 그러하듯이. 주인공은 가장 순수한 영화를 찾아나섰다. 그리고 아마도 찾았을 것이다. 이데아가 없다는 것을 찾은 것처럼 순수한 세상도 없다는 것을 알았으니. 결국 고향을 잃어버린, 순수도 잃어버린 그렇게. 영화 속 안개와 눈, 스크린은 너무도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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