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북부산 - 16. 용문산(양평군)
산에 오르는 것에 탄력이 붙은 우리 부부는 주중 하루 쉬는 날임에도 산에 오릅니다. 물론 3.1절이니만큼 항일투쟁이 있는 산으로 향했습니다. 휴일은 늦잠을 자고 늦게서야 움직이는 편이지만 이번에는 아내가 좋아하는 동생과 같이 산을 오르기로 하여 아침 일찍부터 출발합니다. 하지만 김밥도 싸고 하느라 역시나 10시 약속이었는데 10시 반에나 출발을 할 수 있었습니다.
✅️ 용문산 기본정보
용문산은 양평을 대표하는 산으로 높이가 해발 1,157m로 경기도에서 세 번째로 높다.
남으로 백운봉, 동으로는 중원산과 도일봉을 거느리고 있어 양평지역 어디에서도 볼 수 있을 만큼 산세가 크다. 정상인 가섭봉 주변으로 용문봉, 장군봉이 암릉을 이루고 있어 경관이 빼어나며, 상원계곡, 용계계곡 등 기암괴석이 어우러진 수려한 경치의 계곡을 여럿 품고 있다.
이런 이유로 예로부터 경기도의 금강산으로 불려 왔다. 산의 남동쪽 기슭에 천년고찰 용문사와 상원사가 있다. 용문산관광지나 연수리 쪽에서 정상으로 오를 수 있는 여러 등산코스가 있다. 백운봉을 오른 후 장군봉을 거쳐 용문산, 용문봉에 이르는 남북종주나 중미산에서 소구니산, 유명산을 거쳐 용문산으로 오르는 동서종주도 당일코스로 도전해 볼 만하다.(출처 : 양평군청)
✅️ 용문산 등반정보
⭐ 출발지점 : 용문산관광지 1 주차장(소형)(주차비: 현금 3천 원 받음, 입장료 성인 인당 2,500원)
⭐ 거리 : 9.1km
⭐ 소요시간 : 6시간 20분
⭐ 인증지 : 용문산 가섭봉 (해발 1,157m)
⭐ 난이도 : 코스가 길어서 힘들고 하산길이 가팔라서 다리에 힘이 많이 들어감
⭐ 등반코스 : 용문산주차장 ~ 매표소 ~ 용문사(은행나무) ~ 여기서부터는 마당바위 중간길(아래 지도 참고) ~ 가섭봉(정상) ~ 동일 코스 하산
⭐ 등반일 : 2023년 3월 1일(수)
✨ 용문산 관광단지
평탄하게 어르신들도 다닐 수 있도록 잘 꾸며진 관광단지가 있고 매표소에서는 성인 1인당 2천 오백원씩 입장료를 받고 있습니다. 우리는 은행나무나 용문사와는 상관없이 산에 오를 예정입니다만 천연기념물인 은행나무를 잘 보존해 달라는 생각으로 지불합니다. 관광단지에는 3.1절에 맞게 용문산에서 항일투쟁을 했다는 사실을 알리는 기념비가 이렇게 세워져 있습니다.
용문사, 상원사, 사나사를 주둔지로 삼아 활약한 양평지역 의병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 한 장이 전하고 있다. 의병 사진으로는 유일하며 교과서에 실려 있다. 최근 막을 내린 인기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대미를 장식한 장면도 이 사진을 재현한 것이다. 1907년 양평에서 의병들을 직접 만나 취재한 영국 기자 프레들릭 맥켄지(Mackenzie, F.A)가 촬영한 것이다.
구식 총을 든 대한제국 군인과 농민, 상인들이 결연한 표정으로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어 시청자들을 뭉클하게 했다. ‘미스터 션샤인’ 마지막 회의 한 대사는 1907년 일제에 맞서 사찰을 근거지로 투쟁한 의병들의 마음을 대신 전한다. “알고 있소, 이렇게 싸우다 결국 죽겠지. 허나 일본의 노예가 되어 사느니 자유인으로 죽는 것이 훨씬 낫소.”
출처 : 불교신문(http://www.ibulgyo.com)
✨ 용문사 은행나무
정말 은행나무는 천년의 세월을 온몸으로 표현하듯이 어마어마하게 크고 웅장하기는 합니다. 그 기운을 한번 감상해보시 바랍니다. 주변에 은행나무잎으로 많이 소원을 빌고 있는데 이 영상을 보고 있노라면 그 많은 사람들이 왜 이리도 이 나무에게 소원을 비는지 조금은 알 듯도 합니다. 영화 <은행나무침대>의 황장군이 나와서 나쁜 액운을 몰아내고 소원을 들어줄 듯한 그러한 웅장함입니다.
✨ 용문산 계곡길
같이 왔던 아내의 동생분이 지인에 용문산에 대해 물으니 "은행나무까지만 좋은 길이고 그다음부터는 엄청나게 가파르다"라고 했다더니 그 말이 맞았습니다. 일단 저희가 알고 간 것은 아니지만 마당바위길로 가고자 했지만 그 옆길로 가게 되었는데 아직도 그때까지는 마당바위 쪽 길에는 녹지 않은 얼음들이 있어서 미끄럽게 올라왔다고 중간에 만나신 등산객이 말씀해 주셨습니다. 역시나 인생은 내가 계획대로만 되지도 않고 그렇게 된다고 해서 꼭 좋으라는 법은 없나 봅니다.
운악산이 바위가 많아서 돌을 딛었던 다리가 아프고 로프로 견디며 바위를 계속 걸어야 해서 힘들었다면 이 용문산은 또 다른 의미에서 힘듦을 주는 산이었습니다. 일단을 가파른 경사의 흙산이 계속 이어지면서 3~4개의 봉우리를 넘어야 하기에 꾸준히 오르는 길이 아니라 올라갔다가 다시 한참을 내려갔다 올라가는 길이라서 실제 해발고도 도 높지만 체감상은 더 높은 해발고도로 느껴집니다.
산행을 하는 날은 고도가 높아지자 진눈깨비가 내리고 아직도 햇볕이 잘 들지 않은 곳은 이렇게 눈이 녹지가 않아서 나름 등산인들에게 곰탕뷰라고 불리는 풍경을 보여줍니다. 그래도 산들이 멋진 능선을 뽐내고 있어서 나의 눈을 호강시켜 줍니다.
✨ 용문산 가섭봉
오르고 또 오르니 드디어 정상입니다. 정상을 바라보지 않고 바로 앞 몇 걸음만을 생각하며 걷고 또 걷습니다. 눈은 게으르고 손발은 부지런하다는 할머니의 말씀처럼 서서히 그렇지만 꾸준히 걷다 보니 정상에 도착했습니다. 조금씩 내린 눈이 가지에 쌓여서 귀여운 상고대를 선사하고 있습니다.
✨ 이번 산행의 다른 점
아들과 2번, 처제와 한번 같이 오르고는 3번째 동행 손님이 있어서인지 조금이라고도 할 수 있으나 또 많은 변화가 있기도 했습니다.
1. 정상에 오르기 전에 김밥을 먹다.
우리 부부만 오를 때는 아내가 무엇을 먹고 오르면 오르는데 힘들어하기 때문에 정상이나 정상에서 조금 내려와서 점심으로 싸 온 김밥을 먹곤 하는데 등린이인 동행 손님덕을 봐서 저도 같이 김밥을 정상에 오르기 전에 처음으로 먹게 되었습니다.
2. 배낭의 주체가 나로 바뀌었다.
산에 오르기 시작할 때 처음에는 저의 체력은 거의 바닥이었습니다. 그에 비하면 아내는 산에만 가면 여군이 된 양 씩씩하게 다녔기에 배낭은 항상 아내의 몫이었습니다. 그 이후 1월경부터는 내가 배낭을 메겠다고 하면 나중에 안 올까 봐 못 준다고 안 줬었는데 등린이 동생의 배낭을 메라고 일찍부터 뺏어서 메고 올라갔다 내려옴으로써 이제는 나의 체력도 그 정도는 됨을 증명해 주었네요.
3. 산행 후 단백질 보충 식사를 하다.
보통 우리는 산행을 마치면 바로 집으로 향해서 집에 가서 저녁을 먹는 편이었습니다. 우리 부부의 산행의 가장 큰 목적 중 하나가 바로 다이어트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동행인이 있으면 달라지죠. 내려오자마자 고기가 먹고 싶다고 해서 급하게 맛집을 검색해서 바로 수요미식회에 나왔던 쌈밥집을 찾았습니다.
용문산 농장 쌈밥마을인데 쌈채소를 무한 리필할 수 있어서 너무나도 좋았습니다. 요즘 다른 식당들은 인플레이션으로 채소를 마음껏 먹기에도 식당 주인에게 눈치가 보이는 편인데 여기는 정말 양껏 먹을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그리고 고기를 먹고 난 후 내가 좋아하는 커피까지 그리고 후식으로 또 빵까지 정말 산행 후 제대로 된 뒤풀이를 한 날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