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 소니 코리아

첫 직장 퇴사 후 시련과 방황의 시절(2001년 1월 ~ 3월)

by 대협

첫 직장 Tvnet을 그만두고 바로 들어간 곳이 알리바바 코리아였다. 맞다 바로 그대들이 생각하는 그 회사이다. 다만 이 시기에는 그냥 B2B만을 하는 작은 중국 회사여서 인지도는 높지 못했다. 이 시기는 닷컴 버블의 시기(2000~2001년)로 외국계 회사들이 일단 우리나라에 진출해서 1년 정도 코리아 지부를 운영해보고 잘 되면 그대로 밀고 나가고 안 되면 1년 안에 접는 분위기가 유행이었다. 그런데 내가 들어간 알리바바가 딱 후자의 케이스였다.


들어간 지 1 달반만에 한국 지부를 접겠다는 결정을 했다. 우리는 권고사직과 함께 선택의 기로에 섰다. 3개월 월급을 받을 것인지, 아니면 2개월 월급과 0.03$에 만주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를 받을 것인지 그때 2개월 월급을 전부 넣으면 주식 만주를 살 수 있었다. 그리고 첫 직장에서 고생은 했지만 어찌 되었건 간에 1,500만 원의 주식을 사서 6,600만 원을 번 경험이 있었기에 450만 원은 없다는 마음으로 그냥 알리바바의 비상장주식을 구매하고 나오기로 결정했다.


이 시기가 나에게 있어서는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실업급여를 받아 볼 수 있는 기회였는데 아쉽게도 퇴사 전에 sony korea에 입사를 하게 되었다. 물론 그 회사에 꾸준히 다녔다면 아쉽게라는 말은 하지 않았을 듯하다. 그런데 그 시절 IT업계는 회사를 옮기면서 연봉이 뻥튀기해야 한다는 것이 보통 직장인들의 생존전략 중 하나였다. 그래서 입사 연봉협상에서 그 이전보다 많이 준다고 해서 들어갔는데 1주일 만에 나를 담당하는 책임자가 면담하면서 상시 입금 + 인센티브(700만 원) 이렇게 해서 면접 시 불렀던 금액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내가 그럼 계속 700만 원을 나에게 줄 게 아니라면 연봉협상 시 추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나의 입장이었다. 그래서 나는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10일 만에 그 회사를 나오게 되었다.


그런데 월급을 받지도 않고 나왔음에도 건강보험에 등록되었기에 그 이후 노는 3개월 동안 실업급여를 줄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 그 시절은 졸업 이후에 이어 나의 직장생활 중 가장 암담한 시기가 아닌가 싶다. 벤처에 나와서 이제는 대기업에 입사지원서를 제출해보는데 번번이 떨어지고 있어서 우울함이 가득했던 시기로 기억된다.


그 시절 전셋집은 기간이 끝나서 나가야 하고 사두었던 집은 전세가 남아서 3개월 정도 가족과도 떨어져서 아내와 갓난애였던 아들은 광주 본가에 내려가 있고 나는 잠시 홍대 앞 동생 자취방에 얹혀살면서 마포도서관으로 출근하던 그런 시기였다. 지금 생각해도 우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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