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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코드 Jun 22. 2023

이곳은 하와이인가 베트남인가

베트남 속의 한국?

오늘은 냐짱 가는 날


장거리를 다녀오면 보통 이틀의 휴일은 준다.

정말 순식간에 이틀이 지나고 오늘은 베트남 냐짱에 왔다.

인천에서 저녁에 출발하는 비행기는 오전 내내 일상을 보내고 다시 업무를 시작해야 하기 때문에

서둘러 아침에 아이들을 준비해 등원시켜 놓고 밀린 집안일도 하고 아이들 반찬거리도 좀 만들어 놓고 나면

이제야 내 업무의 시작이다.

그나마 오늘은 남편이 시간이 돼서 공항까지 픽업을 해줘서 편하게 출근할 수 있었다.


안녕하십니까~ 어서 오십시오!

오늘 비행기엔 어떤 승객들이 탑승할까?

90% 이상이 한국 승객들이셨고 해외여행을 처음 오시는듯한 분들도 꽤 계시는 것 같았다.

아이와 함께 가족여행을 오시거나 연세가 좀 있으신 친구분들과 함께 떠나시는 단체 여행객들이 대부분 이셨다.

‘어? 핫 비빔밥? 처음 보는 메뉴네.‘

오늘 일반석에 기내식은 핫비빔밥이다. 나는 처음 서비스 해보는 메뉴이다.

‘식사 준비해 드리겠습니다~ 오늘 메뉴는 핫비빔밥과 감자와 함께 있는 해산물 요리가 있습니다. 어떤 것으로 드시겠습니까?’

역시 기내식 하면 비빔밥인가? 오늘도 역시 비빔밥이 인기가 많다.

기내식 서비스가 끝나고 승객들의 휴식을 위해 기내가 점점 어두워진다.

아침 일찍부터 아이들을 보내고 집안일을 마치고 아이들이 잘 저녁시간쯤 근무를 시작하려니 피곤이 조금은 몰려온다.

쓴 커피로 피곤을 쫓아 본다. 동남아 비행을 올 때면 기류가 불안정할 때가 종종 있는데 오늘도 오는 내내 비행기가 흔들렸다.

어두운 기내 아일을 걸으면 승객들을 살피다 보니 곤히 잠든 아이들이 보인다.

아이가 생기고 나서는 비행할 때마다 꼭 우리 아이들과 비슷한 또래 아이들을 보면 더더욱 눈을 떼지 못하곤 한다.

‘몇 시지? 벌써 12시가 다 됐네 잘 자고 있겠지? 잠투정은 안 부렸을까? 잘 자렴 ‘

엄마의 마음이 전해지는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늘 한국의 시간을 보며 아이들 생각을 한다.




드디어 하루를 마무리하자.

호텔에 도착하니 한국시간 새벽 4시.

우와.. 완전 밤 꼴딱 샜다.. 너무 긴 하루였다.. 얼른 자자..

씻고 누워 머리가 닿자마자 다음날 아침까지 곯아떨어졌다.


오랜만에 오는 베트남 냐짱 호텔 숙소 커튼을 여니 펼쳐진 바닷가.

우와.. 너무 좋다 여기 하와이인가??

하지만 이내 들려오는 클락션 소리와 오토바이 소리.. 아 베트남이구나..

이렇게 조용하고 좋은 호텔숙소에 묵을 때면  아이들은 봐주시는 어머님께 죄송한 마음이 든다.

어머님은 평생을 고생하시고 이제야 좀 쉬시나 했는데 아들 손주들을 또 봐주시고 계시는데 나만 이렇게 쉬어도 되나 싶은 마음이 들어서다.

내가 이렇게 근무할 수 있음에는 가족들의 여러 숨은 노력들이 있다.

항상 감사하게 생각한다.

가끔 아이들과 헤어지기 싫은 마음에 힘들어 보이시는 어머님을 볼 때면 그만둘까 하는 마음이 들 때도 많이 있지만

나오고 나면 조금만 더 버텨볼까..  아이들은 금방 클 테고 지금만 버티면 될 텐데 하는 고민도 든다.

워킹맘들의 고충이겠지? 아이의 꿈만 키우지 말고 엄마의 꿈도 키워 나아가라고 했다.

그래 아이들도 꿈꾸는 엄마를 보면서 더 커 나아가겠지 싶다.


이제 또 밤새서 아이들 품으로 열심히 날아가야 하니 좀 자볼까?

오늘은 픽업 전 잠들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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