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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준희 Jan 17. 2024

오랜 인연 - 인식의 수련

강우방-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미술사학자 일향 강우방 선생님은  내 평생의 스승이시다. 그분을 따르며 안목을 높이는 방법을 배웠던 것 같다. 고전 읽기와 박물관의 작품들은 뇌의 쓸모를 높여주었다. 스승님의 연구원에 모여드는 사람들은 각기 자기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분들이 많았는데 옆에서 잡담만 나누어도 배우는 것이 많았다.

 

 오늘 몇 달 만에 연구원 강의를 들으러 갔다가 매주 가기로 약속해 버렸다. 스승님이 연로하셔서 걱정도 되고 그곳에 있을 때 난 가장 나다운 모습인 것 같아서 편하고 즐겁다. 어느 모임에 가든 아웃사이더로 뚱하게 앉아있지만 그곳에 가면 할 말이 많다. 우리끼리만 통하는 무슨 비밀결사모임 같은 곳이라 결속력이 강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난 연구원의 시작부터 지켜봐 온 산 증인이기도 하다. 


 연구원에 가득 쌓여있는 책들을 함께 정리하면서 긴 시간 동안 연구원이 이룬 것이 뭐가 있었는지 글로 남겨두는 일을 하게 될 것이다. 그동안 묵묵히 연구를 함께 해온 분들께 드릴 작은 선물도 준비했다. 아끼던 와인 한 병도 가져가겠다고 말해두었다. 모두 소중한 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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