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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에서 온 언니 Oct 22. 2022

그게 최선입니까?

나를 살리는 글쓰기


나는 왜 글쓰기가 좋을까?


문득 그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본다.     

나를 잘 알게 되는 글쓰기, 마음을 치유하는 글쓰기, 반성하고 성장하는 글쓰기... 모두 맞다.

그런 여러 가지 이유로 나는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한다.     


이런 생각을 해본다.

아마도 2100년이 되면 나는 이 세상에 없겠지.

지금 내 나이 마흔다섯이니 그때면 130살? 뭐 살아있을 수도 있나?

하튼 나는 죽고 이 세상에 없어도 나의 글이 어디엔가 남아있다고 생각하면 기분이 좋아진다.

누군가 읽어준다면 더없이 좋겠지만 혹여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어딘가 내 글이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행복하다. 나는 글로라도 살아있고 싶은 욕심쟁이 인가보다.


내가 블로그를 좋아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인스타도 안 해본 건 아니지만 뭔가 나는 사진보다는 글이 편하다.

사진은 얼마든지 꾸밀 수 있지만 진짜 좋은 글은 좋은 사람만이 쓸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럼 나는 좋은 사람인가? 좋은 글을 쓰는 사람인가?

평가받고 싶은 생각은 없다. 그냥 좋아서 하는 거니까...     

개나 소나 책을 낸다는 마당에 나도 좀 써보지 뭐 까짓 거 글 몇 줄인데~

    



좀 창피한 이야기지만 나는 마흔이 넘어서 나를 겨우 조금 알게 되었다.

내가 뭘 좋아하는 사람인지 뭘 싫어하는지 어떨 때 행복한지 어떨 때 화가 나는지

40년을 살았는데 어떻게 이제야 알 수 있는 건지 모르겠다.

갑자기 마흔 살짜리 몸뚱이로 다시 태어난 것 같은 느낌이다.

과거의 기억은 10년 전에 본 영화처럼 흐릿하다.     

과거의 나는 나를 잘 몰랐기 때문에 나에게 무엇이 최고 인지도 당연히 몰랐다.

일도 사랑도 결혼도 나를 잘 모르는 상태로 최고가 아닌 최선의 선택을 했던 것 같다.

그냥 그때는 그 사람이 나에게 최선의 선택인 것 같았다.     


결혼할 때 샀던 화장대는 실용적이고 가격도 착했지만 진짜 내가 갖고 싶은 화장대는 아니었다.

내 결혼도 그러했다.

나는 나를 너무 몰랐고, 그것이 나의 가장 큰 실수였고 실수인지도 몰랐던 것이 더 큰 실수였다.

내가 나를 알게 되니 등골이 서늘하다.

왜 졸혼을 하는지 점점 이해되는 요즘이다.

뭐 나만 그러할까 같이 사는 남의 편도 그러하겠지... 측은지심을 가지려고 하는데 그게 참 힘들다.     



글을 쓰다가 또 하나 알게 된 사실

나는 글을 쓰면서 솔직해지는 나 자신이 좋다.

말로는 거짓말을 해도 왠지 글로는 거짓말을 할 수 없다.


전반전이 다 끝나갈 무렵이다. 안 늦었다!

내 인생 후반전에는 최선의 선택 보딘 최고의 선택을 하리라.

그저 그런 최선의 선택들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기에

이제는 그 최선의 선택조차도 최고가 되도록 마법이라도 부려야 할 판이다~^^;


내가 좋아하는 글쓰기. 나를 살리는 글쓰기.

쓰고 나그나마 숨통이 트인다.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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