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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아 Mar 21. 2023

MZ 건축인의 비애

건축사사무소의 민낯, 속살깊은 곳까지 알려주마.

올해 첫 출근을 한지 3일차 되는 날, 이미 무엇인가 잘못되었음을 직감하였다.

그때 떠났어야 했는가..아니지 지금도 늦지 않았을 것이다..


이제 겨우 3개월차 신입사원으로 건축사사무소에서 일하는 것에 회의감이 들기 시작했다.

특히나 월요일이었던 어제 지난 주 나의 출퇴근현황에 찍힌 근무시간을 보고서 무엇인가 잘못되도 아주 크게 잘못되었단 생각이 들었고, 그런 생각이 든 당일에 나는 퇴근을 못하고 그 다음날인 화요일 ㅡ 오늘 ㅡ 새벽 2시에 퇴근을 하면서 나의 다른 길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사실 이렇게 새벽2시 퇴근이 처음이 아니란 사실.. 지난 주에 주 54시간을 일했는데 매일 야근을 했고, 목요일은 퇴근을 하지 못했다. 그렇다 금요일 새벽 2시에 퇴근했다..


이렇게 새벽 두시에 퇴근을 하는게 퇴근을 늦게한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괴롭지만,

더 괴로운 것은

건축을 하려면 어쩔 수 없는 일. 우리는 예~술~을 하니까

늦게까지 일하는 자신들의 모습에 심취해 있는 꼰대들을 보는 일이다.

(예술은 무슨 사실은 내가 봤을땐 다 업자들임)


MZ로서 절대 용납할 수 없다. 이제 저런 마인드는 구식으로 취급되고, 저런 마인드를 가진 사람들은 도태되고 있는데, 이 회사의 윗대가리들은 그렇게 건축일을 해왔고, 야근을 하는 자신들의 모습을 보면서 일을 잘하고 있다며 심취해있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토 나온다.


요새 건축사사무소도 52시간제를 지키는 회사들도 많고 (사실 의무임ㅋ) 야근을 지양하는 분위기인데, 내가 너무 구식인 회사에 입사를 한 것 같다.

저렇게까지 일을 시키면 오후 출근이라던지 어떤 보상이 있어야하는데,

10시까지 출근하라는 상사의 말에 오만정이 다 떨어졌고,


이렇게 열심히 일을 해도 회사의 매출이 적자면 우리는 인센티브를 안받냐라는 선배의 항의에는 건축사사무소니까 어쩔 수 없다. 라는 답변이 내려왔다.

또한 야근을 많이하니 보상을 요구하는 사람에게 자신이 그보다 야근을 더 많이하는 사람의 예를 들면서 돌려보냈단 이야기를 자랑스럽게 이야기하는데, 구역질이 났다..


MZ가 아니더라도 요새는 야근을 하면 일을 못하는 사람이라는 인식이 있고,

제시간에 일을 효율적으로 끝내는걸 지향하는 분위기인데,

이 회사는 과거에 머물러 있으면서 미래를 외친다. 아이러니하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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