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톡 해보기

by 김광훈 Kai H

살다 보면 관계를 발전시키고 싶은 사람들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격렬한 공동의 이해관계가 없을 때 문득 관계가 더는 발전하지 못하고 교착상태에 빠지는 일이 있다. 이럴 때 괜히 나섰다가 그나마 지금까지 쌓아온 관계마저 무너질까 두려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기도 한다. 이럴 땐 약간의 모험을 할 필요가 있다. 선톡을 하는 것이다. 어차피 이어지지 않는 관계라면 이를 계기로 산뜻하게 정리가 된다. 하지만 대개의 경우 뜻밖에 호의적인 반응이 있음에 놀랄 것이다.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라는 책이 큰 인기를 누린 적이 있었다. 그 책에는 이런 대목이 나온다.


‘여자들은 대부분 이러한 메시지를 어떻게 전해야 할지를 본능적으로 알고 있었다. 두 사람의 관계가 형성되기 시작할 무렵 여자는 남자에게 당신이야말로 나를 행복하게 해 줄 수 있는 사람이라고 말하는 듯한 짧은 눈길을 보낸다. 이렇게 교묘한 방법으로 그녀가 사실상 그 관계에 시동을 거는 것이다. 이 눈길에 그는 좀 더 그녀에게로 가까이 다가갈 용기를 얻는다.’


여자들은 관계의 속도를 조절하기도 한다. 쉽게 만나면 쉽게 헤어진다는 진리를 알기 때문이다. 마음에 들어 사귈 목표로 정한 여자가 막상 만나보니 1) 그녀의 타입이 아니라든가 2) 문자 메시지가 항상 형식적이며 3) 늘 통화 중이고 4) 아직 정리하지 못한 남자 친구가 있을 때는 포기하는 것이 좋다.


과거에 남자를 여자를 선택하는 듯이 보였지만, 실제로는 여자들이 고르는 것이다. 남자들이 무안하지 않도록 ‘사전 정지 작업'을 하고 있다는 게 예전이나 지금이나 엄연한 사실인 듯하다. 마초들은 이런 주장을 들으면 심기가 불편하겠지만, <살색 도시>에서 보았듯이 심지어 거물 조폭도 그의 아내에겐 그저 평범한 남자에 불과하다.


외모의 매력, 낮은 중저음의 남자 목소리 또는 여자 친구 있는 남자에 끌리는 여자들이 많지만 장기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싶다면 다른 매력도 고려해야 할 듯하다. 예컨대 성격과 가치관 등도 비중을 두고 판단하는 것이 현명하다. 수많은 커플들을 오랫동안 지켜보니 그렇다. 특히 남의 남자에 대해 관심을 더 갖는 건 그가 이미 검증이 끝난 사람이란 심리도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구피를 자주 관찰하는데 구피 암컷도 비슷한 성향이 있는 걸 본다. 암튼 사람의 마음은 뜻대로 안 되는 듯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