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ll is paved with good intentions
요즘 전세 사기가 사회 문제로 크게 비화하는 것을 보고 지옥은 선의로 포장되어 있다(Hell is paved with good intentions)라는 경구가 생각났다. 숨은 뜻을 찾아보니 "좋은 의도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적절한 행동이 뒤따르지 않으면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전달하는 경구다. 사람들이 종종 좋은 의도와 고귀한 목표를 가지고 있지만 적절한 계획, 헌신 또는 실행이 없으면 이러한 노력이 바람직하지 않은 결과로 이어지거나 의도치 않게 해를 끼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좋은 의도를 갖는 것뿐만 아니라 그러한 의도가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필요한 조치를 취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폴 하비라는 미국의 저명한 뉴스 해설가의 논평을 동부간선 도로에서 출근 시간에 늘 들었는데, 그 가운데 생각나는 것이 있다. 미국에서 귀금속류가 불티나게 팔리자 이를 구매하는 부자로부터 세금을 거둬들이려고 고율의 세금을 부과했다. 그러자 귀금속류의 소비가 급감했고 가난한 <귀금속 가공업자>들이 무더기로 일자리를 잃는 사태가 발생했다.
어느 한 편을 비난하고 싶은 생각은 없고 부동산에 관해 문외한이지만, 예전에는 그리 흔하지 않던 전세 사기가 급증한 것은 전세 대란이 사회 문제화되자 시장을 무시한 채 인기를 노리고 무리하게 관련 입법을 추진한 것이 부메랑으로 돌아온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당연한 일이지만, 입법을 할 때에는 1) 부작용은 없는지 2) 허점을 악용할 소지는 없는지 3) 시장과 싸우는 것은 아닌지 등은 최소한 면밀하게 검토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