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달래다

기도

슬기롭게 이 환경을 극복하게 하소서.

환경 때문에 화가 난 것이 아니라 통제하지 못할 것 같은 두려움 때문이었음을 알겠나이다.

억지로 통제하려 애쓰며 길을 잃지 않게 하소서.     

방해물이 있어도 피하거나 비켜서는 여력을 주소서.

쓸데없이 감정을 긁어 올려 흙탕물 속에 허우적거리지 않게 하소서.

앞이 보이지 않으나 마음의 눈으로 평형을 유지하도록 하소서.     

비록 더디더라도 가던 길을 가게 하소서.

방해물 때문에 자긍심을 잃지 않게 하소서.

혼란 속에서 환경을 탓하지 않게 하소서.     

아프다고 아픈 곳만 쳐다보며 울지 않게 하소서.

숨을 쉬며 자신을 보살피고 기다려 줄 인내를 주소서.

아픈 만큼 세상을 깊이 있게 살필 줄 알게 하소서.     

세상을 다 마음대로 주물럭거리고 싶은 욕망 때문에 괴로웠음을 알겠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통제하고자 하는 그 욕망을 아직 버리지 못하였나이다.

마음대로 되지 않는 고통도 싫지만 앞이 보이지 않는 두려움이 더 싫었나 봅니다.     

두 눈으로만 세상을 바라보는 소인배가 되지 않게 하소서.

마음의 창을 활짝 열어젖히고 세상을 느끼게 하소서.

회피하기보다는 깊이 있게 들여다보며 자신을 사랑하게 하소서.     

분노와 원망으로 숨도 쉬지 않고 있었나이다.

불끈 쥐 두 주먹과 핏발 선 눈으로 세상을 적대하고 있었나이다.

적대하면 스스로 더 괴롭다는 것을 알게 하소서.     

방해되는 이유와 원인들을 수없이 마주치겠지만 그곳에 머물러 

비키라고 고함이나 치는 소란한 존재가 되지 않게 하소서.

불편하면 스스로 치우고 길을 넓혀 다른 이들까지 편하게 갈 수 있음을 알게 하소서.     

겉으로 드러난 것이 다가 아님을 알게 하소서.

항상 자신과 더불어 갈 수 있게 자신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천천히 가게 하소서.

혼란 속에서 마음을 찾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힘을 잃지 않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