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정
어머니는 외할아버지에게 착실하다고 인정받은 유일한 사람이다. 1남 8녀의 자식 중에 유일하게 아버지와 겸상을 할 정도로 이쁨과 인정을 받았다며 외할아버지 이야기를 할 때의 어머니의 얼굴은 발그레하게 홍조를 띠었다. 현실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분노를 피해 자신에 대한 자부심으로 가득 찬 추억 속에서 쉬어가고 있었다.
어머니는 둘째 딸이었다. 첫째 딸은 집안일을 대충후다닥 해치우거나 뒤로 미뤄 놓고 밖으로 나가 놀기 바빴다 한다. 아무리 혼을 내어도 시간만 나면 밖으로 나가니 외할아버지의 혀 차는 소리가 고개가 180도를 돌아서도 멈추지 않았다고 한다. 그에 비해 둘째 딸인 어머니는 앞뒤 마당을 깨끗이 쓸고 집안 청소를 해 놓고 조용히 집안에서 어른들을 기다려 식사를 챙기니 얌전하고 조신하다고 칭찬을 받았다.
큰 이모는 그냥 외향적인 성격이었던 듯하다. 그래서 밖으로 나돌고 큰일도 거침없이 처리해 내는 일꾼이었다. 겁 많고 소심한 둘째 딸인 어머니가 많이 의지하는 언니였다. 바쁜 수확기에 큰 이모네 사촌오빠들이 큰 이모부와 함께 다 늦은 저녁에도 들이닥쳐 자기 집 일 마치고 바로 우리 집 일을 처리해 주고 서둘러 가곤 했던 기억이 난다. 큰 이모는 어른이고 엄마는 아이 같은 느낌이었다. 집안일이 생기면 어쩔 줄 모르고 걱정만 할 뿐 아무것도 못하고 있다. 가까이 사는 외삼촌이나 좀 멀리 사는 큰 이모네가 와서 도와주어야 겨우 행사를 마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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