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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은나 Jan 20. 2021

우연이었을까요?

어쩌다 끝이 없다는 우주를 떠올리면 머릿속이 정지되는 듯한 느낌이 있습니다. 그 크기를 짐작조차 할 수 없어서 생기는 증상인 것 같아요. 뿐만 아니라 미세한 세상 속 생명체들에게서 나타나는 신기한 현상을 볼 때도 가슴 설레는 신비스러움이 있습니다.

     

고등학교 지학 시간이었어요. 원시 대기 상태의 메탄, 암모니아, 수소, 수증기가 존재하던 지구에 번갯불 같은 방전이 일어나면서 지구 생명체와 관련된 유기 화합물이 발생했다고 합니다. 기억하기로는 코아세르베이트라는 유기물 복합체가 원시 세포가 되고, 오늘날 다양한 생명체로 진화했다는 이야기였어요.     


아미노산이 생성되고 단백질 덩어리가 만들어지는 건,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고기 덩어리에 어떤 조건이 주어져야 생명을 가진 존재로 탄생할 수 있는 걸까요? 진화론으로 설명을 안 되는, 눈에 보이지 않는 생명은 어디서 온 걸까요? 이걸 아는 사람이 있다면 설명을 듣고 싶었어요.     


단세포 생명체인 식물성 플랑크톤은 대부분 스스로 움직이지 못해서 물속에 떠다닙니다. 실험실에서 현미경으로 이들을 관찰하다 보면 어쩌다 앞에 놓인 장애물을 이 단세포 생명체가 슬슬 피하면서 움직인다고 합니다. 또 서식하기 나쁜 환경을 스스로 피하기도 하고요. 이들 속에어떤 기능이 숨어있을까요?    

 

광합성을 통해 유기물을 생성하기도 하는 식물성 플랑크톤은 그 과정에서 인간이 필요로 하는 산소의 70%를 만든다네요. 확실히 존재 가치가 있어 보입니다. 또 동물성 플랑크톤은 밝은 낮에는 포식자의 눈을 피해 깊은 수심으로 이동하고, 밤이 되면 영양물질을 생산한 식물플랑크톤을 먹기 위해 표층으로 이동한답니다. 이 생명체들에게는 생존을 위해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 보여요.


월남전에 참전하셨던 중학교 때 생물 선생님의 경험담입니다. 군사작전 중 밀림을 통과할 때는 아무리 더워도 빈틈없이 옷을 꽁꽁 싸매고 지나간다고 합니다. 밀림 속, 나무 위에 사는 손가락만 한 크기의 거머리가 움직이는 생명체의 피를 노리고 있기 때문이죠. 밀림을 통과하고 보면 어떻게 들어갔는지 살갗에 붙어 피를 빨아먹고 있는 거머리가 발견된다고 합니다.      


시각도 청각도 없는 거머리에게 무슨 능력이 있는 걸까요? 나무 위에 있는 거머리가 어떻게 움직이는 사람에게로 정확히 떨어질 수 있을까요? 걷고 있는 사람의 속도, 사람과 거머리 간의 거리, 나무의 높이까지 계산을 한 걸까요?

      

짚신벌레는 도랑이나 논에 사는 흔한 단세포 동물입니다. 고성능 모터를 갖고 있는 것처럼 섬모를 빠르게 움직여 점성이 높은 액체에서도 이동을 잘한답니다. 몇 년 전 짚신벌레의 섬모운동을 모방한 섬모 마이크로로봇이 개발되었어요. 이 로봇은 인간의 몸속으로 들어가 치료가 필요한 부분을 찾아 약물을 정확하게 전달하는 역할을 한답니다.      


어떤 학자가 말하기를 "최초의 살아있는 미세한 존재가 만들어지는 것은 뒷마당에 잡다한 쓰레기에 토네이도가 휩쓸고 지나간 후, 보잉 747 비행기가 만들어지는 것과 같다."라고 했어요. 생명체가 이런 우연으로 탄생한 것일까요? 인간이 생각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 어떤 존재나 우리가 모르는 힘의 개입을 인정해야 되는 건 아닐까요?

    

우리는 잘 모르지만 지구 상에 존재하는 생명체들은 존재해야 하는 필연적인 이유가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인간이 다양한 생명체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길을 선택한다면, 가져가고 있는 지구별도 원래의 모습과 좀 비슷해질 수 있을 텐데.... 건강한 지구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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