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일상
"이번 주말에 뭐 하지?"
토요일이 참 좋다. 남편도 쉴 수 있으니까. 금요일 저녁에 토요일 스케줄을 정했다. 아울렛 가서 남편 바지와 내 봄 자켓을 사기로. 토요일 아침에 일어나서 카톡을 보니 오늘부터 8주간 엄마 수업이 있는 날이었다. 새봄이 유치원에서 하는 강의인데, 외부 강사 수업으로 수강료 8만 원도 냈다. 아뿔싸! 수업 시간이 오후 2시였다. 그렇다면 아울렛을 오픈할 때 가야만 했다. 우리는 일어나서 사과를 먹으며 티비를 보고 있다가 외출 준비를 했다. 오전 10시쯤 차를 몰고 출발.
25분 만에 도착해서 5분 기다렸다가 오픈할 때 아울렛 매장으로 들어갔다. 먼저, 남편 바지와 신발을 보기 시작했고 바지 2벌은 사고 신발은 매장에서 신어보고 온라인으로 구매를 했다. 이후, 내 자켓을 보았다. 에잇세컨즈가 괜찮았다. 젊은 감각의 옷들이 내 취향에는 맞았다. 자라나 h&m 브랜드는 의외로 나에겐 어려운 브랜드다. 69,900원에 봄 자켓을 샀다. 나름 만족했다.
이후, 2시 수업을 가야 해서 12시쯤 식당가를 갔다. 초밥 정식 2개와 돈가스를 시켜서 셋이서 거하게 잘 먹었다. 시간을 보니 12시 40분. 시간이 조금 남아서 카페로 향했다. 사실 남편 연봉 협상 성공도 해서 축하도 할 겸 카페로 갔다. 우리 셋은 커피, 레몬차, 주스를 시켜서 함께 짠하며 그동안 수고했다고 남편에게 말했다. 남편은 새봄이 태어나기 2년 전에 자격증 공부를 했다. 거의 고시급 자격증이었는데, 1년 반 만에 자격증을 땄다. 그 1년 반 동안 나는 주말에 혼자 수업 준비하거나 원고를 쓰고 있었다. 남편이 주말 동안 공부하는 동안 나도 열심히 살았던 것 같다. 우린 그때 당시를 회상하며 앞으로 회사에서 잘 되길 기도하겠다고 내가 말했다. 나는 “그럼 자기 대학원 가야 하지? 자기? 근데 나도 국문학과 대학원 가고 싶다”라고 그냥 말을 했는데, 남편이 가라는 것이다. 대학원을 가라고 말하는 남편의 말에 마음이 설레기까지 했다. 이후 오후 1시 10분이 되어서야 우리는 집으로 갔고, 나는 중간에 엄마 수업을 듣기 위해 차에서 내렸다. 엄마 수업은 사실 기독교 말씀 교육 프로그램인데, 참 유익했다. 강사분이 딸 두 명을 다 건실하게 키워 미국에서 의대를 다니고 둘째 딸은 한국에 있는 미국 회사에 다닌다고 한다. 미국 상류층 교육에 대해 말해줬는데, 학생들에게 “너의 생각을 말해봐"라고 물어보는 것은 어리석다고 말했다.
한국은 어린아이들에게도 “너 생각을 말해봐”라고 하는데, 미국 상류층 자녀들의 수업시간에는 “너의 생각을 말해봐”라고 물었을 때, “니체가 이런이런 말을 했다. 그래서 나도 니체의 말처럼 이런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라고 말한다는 것이다. 즉, 책 내용을 인용해서 자신의 생각을 말한다는 것이다. 이 말을 듣자마자 '독서가 그래서 중요한 거구나'라고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 강사는 코로나 직전, 서울대 공대 연구소에서 논문을 발표했는데, 앞으로는 4등급 사회로 될 거라고 보고했단다. 1등급은 조 단위의 부자들, 2등급은 전문직, 3등급은 AI, 4등급이 서민의 80%가 하류민처럼 살게 될 거라는 것이다. 정말 그런 것 같다. 쿠팡 작년 매출이 40조라고 한다. 반면 자영업자들은 거의 없어지고 있는 추세를 보니 더욱더 체감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아래 문장을 띄워주셨다.
무한 반복
평범한 사람은 결코 반복적인 일을 못한다.
성공하는 사람만이 무한 반복이라는 높은 경지에 오를 수 있다.
탁월한 창조는
끝없는 반복적인 연습의 결과로 얻어진다.
일반적인 자기 계발서에서 인용한 문장이라면서, 창조는 반복적인 연습을 통해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그러니 아이들이 다양한 학원을 다니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한 권의 책을 달달 외울 수 있는 경지에 올라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씀하셨다. 이는 나에게도 해당되는 것 같다. 매일 독서와 글쓰기를 반복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창조적인 행위이기 때문이다. 오늘 일정 중에서 가장 보람되었던 순간이었다. 앞으로 내 독서와 글쓰기, 그리고 새봄이 교육에 있어서도 반복적인 공부를 해야겠다고 어느 정도 감을 잡을 수 있었던 수업이었다. 오늘 하루도 참 감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