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췌와 단상
에고 – 사회적 위치, 인정
이드 – 무의식의 숨은 가능성
초자아 – 방어기제를 뜻함. ‘너 왜 그렇게 못하니, 이렇게 해도 소용없잖아.’라고 자신의 부
정적인 측면만 계속 확대함 (경찰관 역할)
위 내용은 <상처조차 아름다운 당신에게>에서 요약한 내용이다. 에고가 초자아를 눌러 버리면 재미없는 모범생이 될 수 있고, 에고가 이드에 사로잡히면 충동을 억누르지 못해 사고를 일으킬 수 있다고 책은 말한다. 하지만 이드를 잘 활용하면 베토벤 같은 사람이 탄생할 수 있다고 한다. 이드를 잘 활용하는 것은 곧 트라우마를 극복해서 긍정적인 방향으로 활용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다. 사람들은 ‘그림자와 대면하는 고통’을 피하느라 이드의 가능성, 무의식의 잠재력과 만나지 못한다. 융도 그림자를 극복하고 자기 안의 빛과 만나는 것은 너무 어렵기 때문에 대중적으로 인기가 없는 과제라고 했다. 사람들이 지레 겁을 먹고 포기한다는 것이다.”(p.164)
인간의 무의식 세계에 대해 깊이 알게 된 것 같다. 프레이트는 무의식을 트라우마의 박물관이라고 했지만, 융은 무의식이야말로 무한의 잠재력이 있는 공간이라고 말했다. 무의식 세계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상황이 달라지는 것 같다. 나는 무의식의 세계를 이드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그렇다면 트라우마를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나의 인생길이 달라지지 않을까? 내 인생의 트라우마를 한번 적어보자.
첫 번째, 청년시절 고용불안의 삶을 살았던 것이다.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 모른 채 그냥 공부만 했다. 하지만 도무지 성적이 안 올랐다. 결국 졸업장만 남긴 채 사회에 나왔다. 지금 내가 다양한 독서를 해보니 문해력이 부족했던 것이다. 문해력을 키웠더라면 공부한 만큼 성적이 나왔을 것 같다. 아무튼 고용불안의 삶은 결혼 후에도 나의 마음속의 트라우마로 남은 것 같다. 그래서 아이 등원 시키고 도서관에서 독서와 글쓰기를 하는 것 같다. 두 번째, 가족 간의 애정 문제다. 특히, 나에게 아빠는 무섭고 어려웠던 분이셨다. 날 때리지는 않았지만 집에서 어떤 말씀조차 없었다. 그저 세 마디. “밥 먹자”, “뉴스 보자”, “잘 시간이다.” 친구들 중에서 아빠랑 손잡고 다니거나 다정한 부녀 사이를 보면 그렇게 부러웠다. 아빠와의 관계가 늘 어색해서일까? 사회생활에서도 남자 상사, 직원들이 많이 불편했고 이성교제를 할 때도 대화가 잘 안 됐던 경험이 많았다. 그럼에도 내가 결혼해서 애 낳고 사는 거보니 다 짝은 있나 보다.
이런 나만의 트라우마가 있기에 매일 독서와 글쓰기를 하면서도 ‘왜 이렇게 글을 못 쓸까’ ‘내 가 뭐가 될 수 있을까?’ 초자아가 방어기제를 높인다. 이럴수록 정여울 작가의 문장을 읽게 된다. “남들은 안 된다고 하지만 나는 될 거라 믿으며, 지금까지는 불가능했던 모든 일들에 도전하는 순간 우리는 우리 안의 아름다운 실재계와 만날 것이다.” (p.92) <상처조차 아름다운 당신에게>
또한 아빠와의 관계에서는 아빠 나이가 이제 70세다. 더 이상 아빠한테 바라는 건 없다. 그저 건강하게, 행복하게 여생을 사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하지만 남편에겐 꼭 말한다. 딸 새봄이 에게는 다정한 아빠가 되어 달라고 부탁한다. 아빠와의 관계가 좋은 아이들이 지능적, 정서적 지수가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는 만큼 늘 딸이 우리 부부과의 사이에서 잘 지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드’를 잘 몰랐는데, 이참에 이드를 통해 트라우마를 극복하여 나의 역량을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되길 소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