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저녁, 새봄이가 말했다. 같은 반 친구가 매일 하트 머리를 하고 온다는 거다. 그러니 자신의 머리도 하트 모양을 해달라고 조르기 시작했다. 똥손인 나는 생각만 해도 한숨이 나왔다. 아이 머리 묶는 게 아직도 어렵기 때문이다. 손재주가 없던 나인지라 내일 아침이 막막했다. 이때 새봄이가 핸드폰을 쥐더니 "엄마, 유튜브 영상 보면 되잖아" 그러는 거다. 새봄이와 나는 열심히 '여아 등원 머리 묶기'로 검색하기 시작했다. 다양한 머리 묶기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새봄이가 "이렇게 해줘"라고 외쳤다.
#선녀 머리 묶는 방법이었다. 앞부분 머리를 두 갈래로 나눠서 묶기 시작했다. 새봄이에게 말했다. "새봄아, 그럼 오늘 일찍 자고 내일 일찍 일어나자. 엄마가 똥손이라 선녀 머리하려면 시간이 걸릴 것 같거든" 새봄이는 알겠다며 밤 9시 30분에 잠이 들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엄마, 나 지금 일어나야 하지?" 묻는 것이다. 엄마인 내가 머리 묶는 게 어려울 줄 알았나 보다. 오전 8시 10분에 일어나서 30분부터 머리 묶기를 시작했다. 8시 58분에 엘리베이터를 타는 관계로 마음이 급하기 시작했다. 손이 떨리고 빗질이 잘되지 않았다. 다행히 8시 48분이 되어서야 완성이 되었다.
완성이 된 모습을 거울로 본 새봄이는 좋아서 펄쩍펄쩍 뛰었다. 엄마인 내 눈에는 엉성하기만 해서 미안함이 앞섰다. 하지만 새봄이가 좋아하니 기분이 좋았다. 앞으로 매일매일 하트 머리 묶기 해서 솜씨 좀 길러야겠다. 이제 10분 만에 등원 준비를 해야 했다. 티비를 보고 있던 새봄이에게 화를 냈다. "너, 빨리해야지! 어린이집 차 가겠어!" 새봄이는 놀라서 나를 쳐다보더니 혼자서 치카치카, 세수, 화장품 바르기, 바지 입기, 양말 신기, 립스틱 바르기까지 마쳤다. 그 사이 나도 세수, 양치질, 화장하기, 옷 입기, 도서관 가방 챙기기, 새봄이 도시락 가방 챙기기까지 마쳤다. 둘이서 10분 안에 모든 걸 마치고 아파트 단지 앞으로 나왔다.
혼자 완벽하게 옷과 세수까지 한 새봄이 모습이다. 하지만 막판에 내가 화를 내서 미안했다. 새봄이를 차량에 태우고 도서관에 가서 책을 읽는데, 마음이 아팠다. '오늘 아침에 또 화를 냈구나' '아.. 난 엄마 자질이 있는 건가?' 이때 책 한 구절이 나 마음을 울렸다.
<"봉사와 육아의 달인으로 유명한 지누션의 션이 아이 훈육와 관련해 인터뷰했던 내용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아이가 잘못을 하면 혼을 내지 않고 그 자리에서 아이를 잡고 기도를 한다고 했다. "하느님, 우리 00이가 화가 나서 이런 이런 행동을 했어요. 그런데 그건 친구가 다칠 수 있기에 위험하다는 걸 00이가 몰랐나 봐요. 하느님, 다음에 우리 00이가 화가 나면 그런 행동을 하지 않고 '나 이래서 화가 났어'라고 말로 하게 도와주세요. 소중한 00이가 올바른 행동을 하게 도와주세요." 와! 저런 방법도 있구나.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과 동시에 션의 아내가 너무 부러워졌다. 그래! 나도 순간 욱하지 말고 저 방법을 써봐야겠다. p.73> -엄마가 더 행복해지는 글쓰기 육아- 발췌문
지누션의 션이 아이들을 훈육할 때 쓰는 방식이라니! 정말 놀라웠다. 등원 준비하는 아침마다 새봄이가 늦게 해서 화를 내는 나인데..앞으로 저런 기도 방식으로 훈육해야겠다고 다짐했다. 또한 나도 모르게 식구들에게 화를 낼 때, 나에게 셀프 기도문을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더불어 오늘 새봄이에게 하원 후에 사과편지를 읽어줘야겠다. 엄마가 아침에 화내서 미안했다고 말이다. 새봄이도 엄마의 진심을 알아주겠지?) 아이를 키울 때 다양한 일들이 일어나는 것 같다. 위 방법으로 아이들을 훈육한다면, 아이 정서에도 좋고 부모에게도 좋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