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이 책은 제11회 브런치북 대상 수상작이다. 작가 조여름은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하다가 우연히 집에서 영화 <리틀 포레스트>를 보면서 '아, 돌아가고 싶다'라고 느낀다. 서울에서의 삶은 늘 경쟁과 자기 계발에 몰두해야 하고, 높은 집값과 물가를 감당하며 허덕이며 사느니, 고향 상주에 내려가서 편안하게 자신만의 길을 가겠다고 결심한다. 지방에서의 다양한 경험담을 통해 서울이 아닌 소도시에서도 충분히 만족하며 풍요롭게 살 수 있다는 것을 3부작으로 해서 알려준다.
1부에서는 고향 상주에서 농사일에 대한 경험담이 실렸다. "내가 경험한 풍요로운 일상은 조건 없이 베푸는 자연 속에 있었다. 돈을 지불하지 않아도 갖가지 재료를 산과 들에서 가져올 수 있고 거기에는 별다른 제한도 없었다."(p.30) 편의점 하나 없는 농촌 마을에서 지내는 일상의 모습은 마치 영화 <리틀 포레스트>를 연상시키기 충분하다. 이후 고향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세 가지로 추려본다. 농사일, 웹 소설, 공무원. 가족들과 함께 곶감 농사를 하게 된다. 농사일은 어려서부터 해봤기에 자신 있어 하지만, 막상 농사를 해보니 이익이 남지 않았다. 결국 농사일은 접는다.
2부에서는 의성 군청 '임기제 공무원'으로 사는 삶을 보여준다. 시골이라 일자리가 없을 줄 알았는데, 오히려 서울 회사 급여의 두 배가 넘는 월급을 받으며 의성 공무원으로 살게 된다. 청년들에게 서울이 아닌 지방 소도시에서도 자신의 적성에 맞춰 조건을 찾는다면 서울에서의 삶보다 훨씬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다고 조언한다. 단, 인프라가 많이 부족하기에 문화생활 등은 다른 지역으로 가야 한다는 단점도 알려준다.
3부에서는 자신의 업무 능력을 더 키우고자 제주도청으로 옮긴다. "인구 5만의 도시에서 50만의 도시(제주도 기준)로, 직급까지 올려 훨씬 규모 있는 회사로 향하는데 어찌 마음가짐이 느슨할 수 있겠는가." 어쩌다 보니 푸른 바다가 있는 제주도까지 오게 된 저자는 제주도의 아픈 역사인 4.3 사건의 현장을 직접 방문하기도 하고, 푸른 바다를 바라보며 직장인으로서의 삶을 보여준다.
많은 기회가 수도권 중심으로 펼쳐지는 요즘 같은 때에 "여기로 오세요"라고 선뜻 말하기 어렵지만, 취업이든 창업이든 워케이션이든 생활 반경을 넓히면서 자신에게 꼭 맞는 삶을 꾸려보기를 권하고 싶었다. 나 또한 고향으로 내려오지 않았다면 평생 몰랐을 또 다른 인생을 이제야 알게 되었으니까. (p.205-206)
서울, 상주, 의성, 제주를 거친 그녀는 지금 웹 소설을 쓰는 작가로 제주도에 머무르고 있다. 다양한 도시들의 삶을 통해 그녀의 영토는 확장되었고 삶까지도 풍요로워졌다. 하지만 저자는 다양한 지방 도시에서의 삶을 통해 결국 웹 소설 작가로 전향하게 된다. 어느 독자에겐 멋져 보이는 일이지만, 어느 독자에겐 한 회사에 적응하지 못하고 다니는 것으로 비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이 말하는 핵심은 주체성을 가지고 서울이 아닌 어느 곳에서도 충분히 풍요로운 삶을 살수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그러니 맹목적으로 서울만이 답이다는 생각을 버리고 각자의 도시에서 나만의 길을 찾아가 보자. 이 책은 2,30대 청춘들이 보면 유익할 책이다.
v 마음 정리 체크하기
-내가 사는 도시에 만족하는가?
-내가 사는 도시에서 해보고 싶은 일이 있다면? 지방 공공기관 취업 or 카페 창업 or 부모님 사업 물려받기
-만약, 다른 도시로 떠난다면 어디로 가고 싶은가? 세종 or 제주도
- 그곳에서 어떤 일을 하고 싶은가? 홍보 업무 or 게스트하우스 창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