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의 마지막 날인 오늘 나는 사진첩을 보다가 봄에 촬영하였던 벚꽃 사진을 발견하였다. 여름의 한가운데 들어가는 7월이 몇 시간 후에 나에게 온다. 그렇게 초여름을 지나 한여름이라는 시간의 가운데 나는 있게 될 것이다. 벚꽃 사진을 보면서 나는 문득 찰나의 순간으로 지나쳐간 봄이 그리워졌다.
겨울을 지나 맞이하게 되는 봄이라는 계절은 따스한 느낌이 든다. 으스스하고 추운 겨울에는 몸도 마음도 움츠러지기 쉬운데 봄에는 연두색의 새싹들이 곳곳에서 귀여운 얼굴을 빼꼼히 보이면서 올라온다. 새들도 봄소식을 알리며 나뭇가지에 앉아서 지저귄다. 따뜻한 봄 햇살이 자애롭게 세상을 비추면 여러 가지 이름의 꽃들은 우리에게 인사를 한다. 나는 봄에 두근거리는 마음을 주체하지 못하고 연신 흥얼거리면서 산책을 하곤 했다. 그 산책길에 나는 수없이 많은 꽃들을 만났다. 아름다운 자연을 선물해 주는 봄의 향기에 취해 나는 더없이 행복했던 기억을 지금 이 순간에 떠올려본다.
봄에서 6월까지 계절은 나에게 초여름의 이름이 붙여진 청춘 같다. "청춘"이라는 이름은 법적으로는 성인이지만 갖 스무 살이 된 풋풋한 느낌이 들고 어른의 무게를 가지고 있기에는 더없이 어려 보인다. 하지만 나의 그 시절을 회상해 보면 나는 어른스러워 보이는 것을 좋아했었다. 어른들이 아직 청춘이며 실수해도 괜찮다는 말을 나에게 종종 하였지만 나는 그 말을 따뜻하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나의 서투름이 지적받은 것은 아닌지 부끄러워하며 숨기고 싶어 했었던 그런 아이였다. 내가 그 시절 만났던 어른의 나이가 되어보니 스무 살의 아이를 우습게 보면서 한 말이 아니라 그 청춘의 시간을 더없이 그리워하며 너무나도 부러운 마음과 격려의 마음으로 이야기해 주었다는 것을 지금 내 마음을 들여다보면서 알게 되었다.
봄에 피는 벚꽃은 눈이 부시게 아름답다. 짧게 머무르지만 그 순간에 벚꽃의 아름다움은 비교할 대상이 없다. 청춘이라는 시간은 나에게 주어진 삶에서 벚꽃이 피고 지는 것처럼 정말 아름다우며찰나같이 느껴진다.
하고 싶었던 것이 많았고 무엇이든 해낼 수 있을 것만 같은 그런 청춘의 시간은 지금 나에게 없지만 늘 용기 있게 꿈에 도전했었던 그 시간의 조각들이 내 마음 깊이 간직되어 다시 나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꿈에 도전할 수 있도록 응원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