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프라하의 별 Nov 14. 2022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

토요일에 신랑이 반죽을 해서 빵을 구웠다. 비가 내려서 왠지 쌀쌀한 기분이 들었는데 신랑이 빵을 구울 때 오븐에서 빵 굽는 냄새와 더운 열기가 나와서 거실 안을 행복감으로 따뜻하게 채워주는 듯했다. 가족이 거실에 모여서 아이는 수학 공부를 하고 신랑은 아이 공부를 도와주면서 빵을 굽고 나는 아이와 신랑을 번갈아 보면서 내 눈과 마음에 담고 있는 이런 시간들이 소중하게 느껴진다. 별거 없는 일상이 더없이 소중한 나날이다.

신랑이 반죽해서 구운 버터 모닝빵

식탁과 책상을 이어 붙여놓은 거실은 가족이 모여서 공부도 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이야기도 하기 좋은 공간이 된다. 아이가 어린 시절부터 긴 책상이 필요했는데 새로 책상을 구입하는 것보다는 기존에 가지고 있는 것을 활용하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식탁과 책상을 이어 붙여 놓았다. 디자인 관점에서 볼 때는 잘 맞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용적인 면에서는 아주 좋다.



나는 주로 식탁에 앉아서 컴퓨터로 글을 쓰거나 책을 읽고 아이는 책상에 앉아서 공부를 한다. 아빠가 쉬는 토요일에 아이는 수학 공부를 한다. 어려운 문제를 아빠와 함께 풀어나갈 때 아이는 너무 재미있다고 말을 한다. 아이와 신랑이 수학 문제를 풀려고 애를 쓰는 모습이 나에게는 예쁘게 보인다. 아이가 대학생이 되면 지금 아이와 함께 보낸 이런 시간들도 소중한 추억이 될 것만 같다.



일요일인 오늘은 신랑이 출근을 하게 되어서 나와 아이 둘이서만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나는 마늘빵을 좋아하는 아이를 위해 어제 신랑이 구워놓은 버터 모닝빵을 반으로 잘라서 마늘빵 소스를 만들어서 오븐에 구워내었다. 마늘빵 소스는 잘게 다진 마늘 1스푼, 꿀 3스푼, 마요네즈 조금을 넣고 잘 섞어서 만들었다. 그리고 빵 위에 소스를 바르고 파슬리 가루를 뿌려준 다음에 180도에서 8분간 구워내었다.

갓 구운 마늘빵

마늘빵은 간단하게 소스를 만들어서 바로 구워 먹으면 더 맛이 좋게 느껴지는 것 같다. 아이와 나는 방금 구워낸 마늘빵과 과일 그리고 스크램블을 더해서 브런치를 하였다. 아이는 조잘조잘 이야기를 하고 나는 그런 아이의 이야기를 기분 좋게 들으며 우리 둘의 브런치 시간을 즐겼다.


다음 주에 수능 시험이 있어서인지 아직 고등학교 1학년인 아이도 수능 시험에 대해 잠시 이야기를 하였다. 앞으로 2년 후에 내 아이도 수능 시험을 본다고 생각하면 나는 긴장이 되고 마음이 떨린다. 하지만 자신이 속한 사회에서 열심히 공부하는 아이를 부모는 마음으로 응원해 줄 수밖에 없고 결국 아이가 스스로 그 관문을 통과하게 될 것이다.



소박하지만 정성껏 차려낸 음식을 나누어 먹으면서


서로의 안부를 묻고 응원하며


행복의 시간을 쌓아가는


이 시간들이 모이고 모여


아이의 멋진 삶에 힘이 되어 주지 않을까.




매거진의 이전글 10월의 한가운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