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 내가 읽은 텍스트, “고도를 기다리며”.
① 삶의 마술사
“고도를 기다리며”에서 에스트라공과 블라디미르는 삶의 마술사들이다. 그들은 앙상한 나무 한 그루만이 있는 곳에서 신을 벗지도 못하고 겨우 쪽잠이나 자며 살아가지만, 신발 신는 방식을 바꿔보기도 하고 노래도 해보고 욕도 하고 서로를 안아주며 삶을 사유하며 버티는 존재들이다.
② 서구 구원관 비판적
책에서는 성경 이야기, 예수, 기독교의 신에 대하여 부정적인 시각을 보여주고 있다. 저자가 서구의 전통적 구원관에 비판적임을 알 수 있다. 텍스트 “고도를 기다리며”는 고통받는 인간의 구원이나 고된 삶을 사는 개인의 희망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역사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의 실존적 삶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③ 역사 속에서 실존적 선택.
그들은 땅 위에서 역사를 인식하며 지금 여기에서 세계 곳곳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귀 기울인다. 포조의 살려달라는 소리를 인류전체의 소리로 전환시키고, 자신들은 인간이라는 종족의 대표가 되어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고 말한다. 블라디미르가 말한다. “인간으로 태어난 바에야 이번 한 번만이라도, 의젓하게 인간이란 종족의 대표가 돼보자는 거다.”
④ 그럼 그들에게 고도는 무엇일까? ⇒ 여기에서 구성되어 미래에서 도래할 그 무엇.
지금 여기는, 죽는 것이 나을 것 같아 자살을 생각하고 던져진 뼈다귀를 먹고 누군가에게 오늘도 얻어터지는 곳이다. 그러나 지금 여기는 욕하고 웃고 안아주는 곳이며, 인류의 대표로서(내가 알고 행하면, 내가 인류의 대표다) 역사 안에서 실존적 선택을 하면서 기다려야 하는 곳이기도 하다.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공은 ‘고도’란 여기에서 구성되어 미래에서 도래할 그 무엇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그들은 이곳을 떠나지 못하는 것이다.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 블라디미르는 고도가 보낸 듯한 소년에게 말한다. “가서 이렇게 말해라.(말을 중단) ---나를 만났다고 말해라. (생각한다) 그냥 나를 만났다고만 해. ---틀림없이 나를 만난 거다.”
그들은 늘 지금 여기에서 미래에서 도래할 고도를 만나고 있기 때문이다.
(일이 끝났다. 노을이 이뻐지기 시작할 무렵이다. 차를 세워두고 조금 서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