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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은 나를 만나는 시간

by 아론의책

평일에는 책이 고프다.

많이 읽고 싶지만 일을 해야 하기에 오랜 시간 책을 읽을 수 없다.

아침에 단 10페이지라도 읽으려 하는 것은 글을 쓰기 위함이다.


책은 쓰기 위한 도구이고 나의 언어를 찾기 위한 여정이다. 책을 읽는 목적이 다르겠지만 나에게 독서는 쓰기의 도구이다.


글쓰기가 되지 않는 날 나는 나에게 말한다.


"독서가 부족하구나..."


그래서 난 주말을 기다린다. 집 앞 도서관에서 가서 닥치는 대로 책을 집어삼키는 포식자가 되는 상상을 하며.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주말이 오면 도서관에 가는 이유는 목이 마르기 때문이다. 책을 읽지 않으면 쓸 수 없음을 종이책을 출간하면서 배웠다.


왜 해리포터의 저자 조앤롤링이 '좋은 작가는 좋은 독자이다'라고 말했는지 이제는 선명하게 안다. 매일 쓴다는 것은 고정되는 것이 아니라 흐르는 물과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내가 배우고 깨달은 것이 없다면 쓸 것도 없음을 말한다.


에세이 글쓰기 강의를 시작하면서 더욱 독서에 대한 갈증이 심해졌다. 다른 사람에게 좋은 정보를 공유한다는 것, 흔히 말하는 강의를 하고 코칭을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자신의 경험과 새로운 정보가 융합되면서 창조적으로 전달되지 않으면 흥미를 잃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창작자의 고통이 무엇인지 느끼며, 동시에 창작자의 희열을 경험한다. 도서관은 나에게 아이디어 창고이다. 고전, 정치, 문학, 경제 할 것 없이 닥치는 대로 책을 읽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막혀있는 나의 생각을 뚫기 위함이다. 고정관념이 파괴되지 않는 독서는 독서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편협함이 여전히 내게 존재한다.


주말은 나의 자아를 만나는 시간이다. 비본질을 내려두고 본질을 찾기 위한 여행이 시작된다. 내가 누구인지, 내가 무엇을 느꼈는지, 그것을 통해 세상에 무엇을 주고 싶은지, 평소에 놓쳤던 가장 중요한 것들을 찾는 시간이다.


버나드 쇼는 말한다.


"인생은 자신을 찾는 여정이 아니라 자신을 만드는 것이다."


나는 그의 말에 공감한다. 자신의 삶을 책에 비추어 볼 때, 자아를 만날 수 있고 그 자아는 자신을 만드는 과정을 통해 초자아로 빚어진다. 즉, 끊임없는 자기 탐구와 사색은 자아를 만나는 시간이다. 그리고 그 시간을 통해 자아를 초월하게 된다.


독서는 사유의 시선을 확장시킨다. 하지만 동시에 사람을 교만하게 만든다. 많은 사람들은 한 가지 책을 읽고 안다고 생각하지만 진실은 알지 못함이다. 왜냐하면, 그가 본 책들보다 더 많은 견해와 생각이 다른 책들 속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소크라테스의 말이 진실임을 느끼게 된다.


"내가 아는 한 가지는 내가 모른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나는 책 앞에서 겸손해진다. 내가 아는 것이 사실은 아직 모른다는 것을 다른 책을 통해 알게 되기 때문이다.


독서와 교육의 진정한 목적이 자랑이 아니라, 함께 나눔이라는 사실을 도서관에서 배운다. 도서관이 없었다면 그 다양한 책들을 만날 수 있었을까. 그 책들 덕분에 사유의 시선이 조금이나마 넓어질 수 있었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그래서 부족하지만 나도 내가 느낀 감정과 생각을 나만의 방식으로 글로 남긴다. 이 글이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도스토옙스키는 말한다.


"한 인간의 존재를 결정하는 것은 그가 읽은 책과 그가 쓴 글"이라고 그 말을 이제야 실감한다. 내가 오늘 읽은 책, 내가 오는 쓰는 글은, 내가 지금 인식하는 세계를 보여준다.


"행복한 나들이를 도서관에서 하세요"라고 싱그럽게 이 글을 시작하고 싶었다. 하지만 나의 자아는 나에게 그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그저 그는 주말이란, 자기 자신을 발견하고 창조하기 위해 도서관에 가야 하는 시간이라고 말하고 있다. 자아의 명령에 따라 손은 그저 그 직무에 충실했을 뿐이다.


나는 주말에 의도적으로 고독을 선택한다.

그 시간을 통해 본질과 비본질을 구분하고 나 자신이 가야 할 길을 정리한다.

고독은 마흔의 나에게 가장 좋은 친구이다.

그래서 나는 도서관을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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