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축제 여행 World Festival #47
서울시의 대표축제이자 대한민국 최대규모의 거리예술 축제인 ‘서울거리예술축제’의 역사는 26년전, 199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4년은 서울이 대한민국의 수도로 지정된지 600년이 되는 해였다. 이를 기념하기위해 서울시는 ‘서울 시민의 날‘이란 행사를 처음 개최하였는데 이것이 서울거리예술축제의 시작이 되었다.
서울시민의 날 행사는 이후 2002년 월드컵 대회에서 시청광장과 광화문 광장을 가득 메운 시민들의 스포츠 축제를 보고 시청광장을 중심으로 한 매년 5월에 치루어지는 광장형 축제인 ‘하이서울페스티벌’로 이름을 바꾸고 변모를 시작했다. 하이서울페스티벌이란 새 옷을 갈아입은 2003년 부터 2007년 까지 ‘시민참여형 종합축제’를 표방하며 동시에 문화도시 서울을 대표하는 축제를 목표로 축제 1기를 맞이했다.
그 후 축제2기라고 할 수 있는, 필자가 총괄대행사 PM으로도 참여했던 2008년에서 2009년에는 전통과 역사를 기반한 문화브랜드 창출을 목표로 지금의 궁중문화축전과 같은 형식의 경복궁, 창경궁, 창덕궁, 덕수궁, 경희궁을 무대로한 ‘궁’을 테마로 한 축제를 만들었다. 이어 축제3기인 2010년 부터 2012년은 ‘시민참여형 공연예술축제’란 슬로건 하에 언어와 국가를 넘어 예술로 하나되는 축제적 축제를 지양하며 거리예술축제의 초석을 다졌고 축제 4기인 2013년 이후 서울의 이야기가 있는 즐거운 도시 축제를 모터로 본격적인 ‘거리예술축제‘로 발전시키기 시작했다. 그리고 3년 후 2016년 하이서울페스티벌이란 이름을 벗어버리고 축제의 정체성을 명확하게 하기 위해 ‘서울거리예술축제’로 한차례 더 명칭을 변경 본격적인 아시아 대표 거리예술축제를 지향하며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하이서울 페스티벌에서 ‘서울거리예술축제’로 새롭게 변모하고자 했던 이유에는 단순관람형 축제인 ‘보는 축제’에서 ‘경험하는 축제’를 만들고자 하는 의지가 담겨있었다.
그 새로운 경험은 도시의 일상적 공간인 거리가 무대가 되고, 무대와 객석이 분리되지 않은 도심의 거리는 세대와 신분의 장애물 없이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주어지는 시민들의 문화예술 참여 기회를 제공하는 경험이었을 것이고 그 경험은 일상적 공간에서 느끼는 비일상적 경험이 혼재된 축제의 핵심인 일탈적 자극을 제공한다
이는 삭막한 도심에 문화적 활력을 제공하고, 축제가 끝난 이후의 일상으로 복귀하는 사람들에게 또 다른 내일을 살아가는 에너지를 제공한다. 그러니 코로나로 인해 축제가 사라진 지금, 우리의 일상은 배터리 없는 로보트 처럼 무미건조하기만 하다. 암튼, 서울거리예술축제란 이름으로 처음 개최된 2016년 9개국 47개 작품이 총 126회의 거리예술공연을 시작으로 2017년에는 8개국 48개 작품, 총 151회 거리예술공연 / 2018년에는 10개국 46개 작품, 총 161회 거리예술공연 / 2019년에는 9개국 42개 작품, 총 183회 거리예술공연을 선보이며
대한민국 대표 거리예술축제로서의 입지를 강화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올해 서울거리예술축제 역시 코로나 19를 피해가지는 못했다. 코로나 상황에 대비하여 ‘달라진 우리의 일상을 반영한 “낯선, 일상”이라는 주제’를 새롭게 기획하고 코로나 위험을 최소화 하기 위한 축제운영 방식인 축제 기간의 ‘장기화’화 축제 ‘장소의 확대’를 꾀하며 코로나를 돌파해보려 했으나 축제 개최를 20여일 남짓 남기고 급격히 확산된 코로나19로 인해 결국 개최취소 결정을 내릴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서울거리예술축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오는 11월 3일 부터 2일간 ‘변화, 거리예술축제의 출구’란 제목으로 서울거리예술축제 2020 포럼을 개최한다는 소식을 접했다
비록 축제는 멈추었지만 우리의 멈추어진 축제를 바라만 보는 것이 아니라, 새롭게 축제를 작동할 방안을 모색하고, 또 축제가 세상밖으로 뛰쳐나올 때를 대비하여 꾸준히 축제 근육을 단련하기 위한 이러한 노력은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올해 3월, 5년간의 제주도 살이를 마치고 서울로 돌아오면서 가장 먼저 찾아가고 싶었던 5월의 축제였기에 ‘서울거리예술축제’의 취소가 무척이나 안타까웠지만 서울거리예술축제 2020포럼을 통해 내가 가장 좋아하는 버킷리스트 1순위 축제인 스페인의 ‘라 메르스’축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는 것으로 위로를 삼을 수 있을 것 같다. 2009년 인연을 맺었던 하이서울페스티벌 오랜 친구의 마음으로 지금의 서울거리예술축제가 라 메르스 축제를 능가하는 세계 속 축제로 성장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