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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클로에 Dec 01. 2020

점점

나이를 먹어간다는 것



Odilon Redon, <Head of a Martyr on a Dish(st John)>,  1877, Charcoal and black chalk



나의 욕구가 내 나이에 맞게 채워지고, 내 나이와 함께 늙어가길 바란다.


너무나 빠른 속도로 채워져 남은 시간을 욕구가 비어진 공허함 속에서 살지 않기를 바라고,

너무나 느린 속도로 비워져 남은 시간을 결핍에 허덕이지 않길 바라고


'직장에서 승진을 하게 되면, 더 큰 집으로 이사를 가게되면, 더 많은 연봉을 받게 되면_'과 같은 물질적인 욕구가 아닌 '남편과 나중에 나이들어서 이곳에 살게 된다면, 내가 가장 가보고 싶었던 공연장을 가게 된다면, 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의 좋은 일을 축하하게 된다면_'과 같은 경험과 추억의 욕구가 더욱 쌓이길 원한다.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은 그 나이에 맞는 자연스러운 행동과 모습을 갖추는 것.


편안하게 생각하고 하고 싶은 것들을 할 수 있다고 마음을 먹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크게 웃으면서 사는 것.


한숨은 가끔 쉴 수 있지만,

걱정은 하지 않는 것.


노력을 하되,

결과에 자유를 주는 것.



점점 날개가 꺾여 땅에 발을 붙이고 사는 순간들이 더욱 많아지지만 

결국은 아름답게 흙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는 나의 인생을 겸허하게 받아들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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