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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민욱 Jan 18. 2021

부자아빠가 우리에게.

페이크 (로버트 기요사키)

서평을 시작하며

    세계적 베스트셀러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의 저자 로버트 기요사키, 그의 모든 책들을 집대성한 책을 꼽자면 아마 이 책일 것이다. 전작들에 비해서 엄청나게 새로운 내용은 많지 않았지만, 훨씬 자세하고 구체적인 내용을 담은 책이라는 느낌이 강했다. 책 속의 '전 세계의 독자들이 묻고 로버트 기요사키가 답하다' 부분 속에서 저자의  철학을 자세히 엿볼 수 있는 것이 너무나도 좋았다. 앞으로의 미래에 대해서 대비하라고 강조하는 기요사키의 책 '페이크'에 대해서 알아보자.


가짜 돈

    저자는 평범한 사람들은 가짜 돈을 위해서 일한다고 주장한다. 여기서 저자가 말하는 가짜 돈은 우리가 안전자산이라고 생각하는 달러이다. 1971년 닉슨 대통령의 금본위제 폐지 이후 달러는 가짜 돈이 돼버렸다. 왜냐하면 달러를 무한정으로 '찍어내기' 때문이다. 2008년 금융 위기, 코로나 19 사태 등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연준에서 '양적완화'라는 이유로 헬리콥터 머니 즉 달러를 대량으로 찍어낸다. 어떤 면에서는 죽어가는 기업들을 살리기 위한 처사일 수 도 있지만 저자는 이런 행위가 달러의 구매력을 약화시키고, 달러를 부채로 만들었다고 이야기한다. 이로 인해 가짜 돈을 위해 일하는 평범한 사람들은 더욱 가난하게 된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찍어내기로 인해 부자는 더욱 부자가 되고, 가난한 자는 더욱 가난해지는 빈익빈 부익부가 실현된다는 것이 저자의 결론이다. 저자는 이러한 설명에 더하여 부분 지불준비제도라는 맨드레이크 메커니즘에 의해서 가짜 돈의 위험성은 더욱 증폭된다고 주장한다. 부분 지불준비제도의 경우 예를 들면 은행에 10달러를 맡긴다면 은행은 그의 10퍼센트 즉 1달러만 저장해 놓고 나머지 9달러는 다른 이에게 빌려줄 수 있다. 즉 '실제'하는 돈은 10달러이지만 은행에 '거래'되는 돈은 19달러가 된다는 것이다. 여기서 9달러를 빌린 사람이 다른 은행에 9달러를 넣어두고 CD(양도성 예금증서)를 받는다면 다른 은행은 8달러 10센트를 창조할 수 있게 된다. 이런 맨드레이크 메커니즘이 반복된다면 '실제'하는 돈은 10달러이지만 '거래'되는 돈은 100달러가 돼버린다. 즉 90달러라는 가짜 돈이 생성된 것이다. 만약 이 상태에서 사람들이 대량으로 예금을 인출한다면 은행은 파산하게 될 것이다. 저자는 그러므로 가장 돈이 필요한 순간, 어떤 위험이 덮치는 순간에는 은행에 있는 돈은 인출할 수 없다고 이야기한다. 또한 베네수엘라 같은 예시를 들면서 국가의 신용이 떨어질 때 가짜 돈의 가치는 종이조각만도 못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렇다면 저자가 말하는 진짜 돈은 무엇일까? 그는 그것을 금과 은이라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베트남 전쟁 때 베트남에서 금을 구하려던 경험을 토대로 금은 그 가치가 항상 일정하다고 이야기한다. 즉, 위험한 순간에 당장 돈으로써 사용 가능하고, 달러의 구매력과 별개로 그 가치를 유지하는 것은 신의 돈인 금과 은이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저자는 우리가 금과 은을 '보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투자나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보유해야 함을 강조한다. 그 이유는 초인플레이션, 무역, 경제, 정치 전쟁 등 위험한 상황 속에서 우리를 도울 수 있는 것은 중앙은행 체제 하의 가짜 돈이 아니라 신의 돈인 금과 은이기 때문이다.  


가짜 교사

"맑은 물에서는 물고기를 잡을 수 없다.
물고기를 잡으려면 흙탕물에 들어가야 한다."

    저자는 앞선 금본위제 폐지로 인해 더 이상 돈이 '보이지 않게' 되었다고 이야기한다. 부자들은 이런 보이지 않는 돈을 볼 수 있기에 더욱 부자가 되고, 가난한 자는 볼 수 없어서 자신의 돈을 가지고 부자를 더욱 부자로 만들어준다고 이야기한다. 이런 돈을 보기 위해서는 진짜 교육이 필요한 데, 오늘날의 교육과정의 대부분은 가짜 교육이라고 주장한다. 저자는 버키 풀러라는 사람이 쓴 '자이언트 그런치'를 인용하며 미국의 명문 대학들이 모두 자산가에 의해서 지어졌음을 강조했다. 하버드는 "J.P 모건의 회계 학교", 시카고 대학은 "록펠러의 경제학교"라고 불리고, 스탠퍼드, 듀크, 밴더빌트 대학도 코넬리어스 밴더빌트, 제임스 듀크, 릴랜드 스탠퍼드 같은 자산가에 의해 지어졌음을 보고, 이들이 대학을 세운 목적은 똑똑하고 영리한 영재들을 교육하려는 것보다는 그들의 거대한 제국을 운영할 피고용인이 되도록 훈련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논리에 가중하여, 성공적인 CEO로 평가받는 빌 게이츠, 마이클 델, 스티브 잡스의 경우 대학을 자퇴한 사람들임을 강조했다. 즉, 오늘날의 교육은 좋은 대학에 가서 좋은 곳에 취직하는 피고용인이 되는 교육이지 절대 부자가 되는 교육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저자가 말하는 진짜 교육은 무엇일까? 저자가 말하는 진짜 교육은 '실천''실수'이다. 저자는 우리가 실수를 할 때 가장 많은 것을 배운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책으로만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어떠한 일을 진짜로 해본 사람이 가르치는 교육이 진짜 교육이라고 강조한다. 저자는 자신이 들었던 MBA 과정과 부동산 세미나를 통해 이 차이를 돋보이게 하는데, MBA를 가르치던 교사는 학위는 있지만 현실세계의 회계업무에 대해선 무지한 가짜 교사였다. 반면에 부동산 세미나를 가르친 교사는 이미 부동산 투자로 부자가 된 경험을 가르치는 진짜 교사임을 강조했다. 또한 저자는 현존하는 학교 교육의 맹점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한다.

1.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실수를 하면 멍청하다고 가르친다

- 하지만 현실세계에서는 실수를 통해 오히려 더 많은 것을 배우고 더 부자가 될 수 있다.

2. 학교에서는 도움을 요청하는 것을 부정행위라고 부르고, 모든 시험은 혼자 힘으로 해야 한다고 가르친다.

- 현실세계에서는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사업을 하든 투자를 하든 모든 현실세계의 게임은 팀 스포츠이다.

3. 학교에서는 빚에서 벗어나라고 말한다.

- 현실세계에서는 빚은 부자가 되기 위한 유용한 도구로 쓰임 받는다. 많은 부자들은 빚을 이용해 돈을 만드는 방법을 알고 있다.

4. 학교에서는 세금 납부가 애국이라 가르친다.

- 현실세계에서는 부자들은 세금을 합법적으로 내지 않는다.

ex1) 부동산 회사를 통해 임대수익을 얻는다고 가정을 한다면, 임대 수익만큼 세금을 내야 한다. 그러나 부자들은 건물의 감가상각이라는 혜택을 통해 현금은 벌어들이지만 회계 상으로는 손실을 입기 때문에 세금을 내지 않을 수 있다.

ex2) 정부가 원하는 일을 하는 회사들(일자리 창출, 임대 주택 제공 등)을 하면 정부에선 세금 감면 혜택을 제공한다.


가짜 자산

    저자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자산은 가짜 자산이라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명사에 동사가 들어갈 때 비로소 완전해진다고 이야기하는데, 자산의 경우 현금이라는 명사와 흐른다라는 동사를 이용하여 어디로 현금이 흐르는가?를 기준으로 진짜 자산과 부채를 정의해야한다고 주장한다..

자산: 현금이 나에게 오도록 하는 것

부채: 현금이 나에게 빠져나가도록 하는 것

이러한 정의에 따르면 우리가 흔히 '자산'이라고 생각하는 집은 우리가 거기에 거주하면서 세금과 공과금 등으로 현금이 빠져나가므로 자산이 아니라 부채이다. 하지만 이러한 집을 임대를 주어서 나에게 현금을 들어오게 한다면 이는 부채가 아니라 자산이 된다. 또한 앞서 이야기한 예금과 현금 역시 부채가 될 수 있다. 예금의 경우 우리가 생각할 때 '이자'라는 형태로 현금이 들어온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인플레이션이라는 구매력 저하로 인해 현금의 가치가 떨어지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요즘과 같은 저금리 시대에서 이자율은 인플레이션율보다 낮을 가능성이 농후한데 이는 현금이 보이지 않게 빠져나가고 있음을 의미한다. 저자가 주장하는 대로 더 이상 돈의 흐름을 명확하게 볼 수 없기 때문에 예금과 같은 것이 부채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기 어려워졌음을 알 수 있다.  


서평을 마무리하며

    코로나 19로 많은 자산시장들이 폭등한 오늘 날을 보면 기요사키가 우려하는 것들이 무엇인지 짐작할 수 있다. 코로나 19라는 사태로 많은 소상공인들은 힘겨워하고 있지만 기존의 자산가들은 더욱 부자가 되는 등 빈부격차가 더욱 커지기 시작했다. 비교적 최근에 있던 부동산, 주식, 암호화폐 폭등만 봐도 알 수 있듯이 현금의 가치는 계속 떨어지고, 부동산, 주식, 암호화폐의 가치는 계속 올라가고 있다. 이번 사태에서도 연준은 재빨리 돈을 풀었는데, 넘치는 유동성이 서민들보다는 자산가의 품으로 돌아갔음을 볼 수 있었다. 이런 시대 속에서 이 책을 읽으면서 한편으로 노동의 가치가 떨어진 것에 대해 안타까운 반면, 이것이 현실이라는 것을 자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저자가 말한 것과 같이 많은 연금들이 소모되고 있고, 이것을 메꿔줄 젊은 사람들은 취업난에 허덕이고 있는 지금이 어쩌면 가장 혼란스러운 시기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부자는 더욱 부를 쌓을 수 있는 것이 자본시장의 현실인 것 같다. 이제는 우리도 배워야 한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기존의 상황에 안주하는 것보다 조금 더 도전하고, 실패하고, 성장해야 한다. 오직 이길 만이 좀 더 건강한 사회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나는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독자의 물음에 답하는 기요사키의 말 중 인상 깊은 부분을 소개하며 서평을 마무리하겠다.


Q. 당신이 말하는 '1000조각 퍼즐'을 '그런치 퍼즐'이라고 불러도 될까?


 A. 뭐든 원하는 대로 불러도 된다. 내가 돈을 1000조각 퍼즐이라고 부르는 가장 큰 이유는 독자 여러분이 돈을 공부하는 학생이 되어 '삶과 돈'이라는 금융 퍼즐의 해답을 찾도록 격려하기 위해서다. 세상살이는 학교생활과 다르다. 답을 외울 필요도 없고, 시험을 보지도 않고, 시험에 합격하거나 낙제하지도 않는다. 삶이란 평생토록 거치는 기나긴 배움의 과정이고 거기에 정답이란 없다. 무언가를 진짜로 배운다는 것은... 인생을 통해 배우는 것이다. 정해진 스승이 있는 것도 아니다. 현실 세상에서는 모든 것이 교사가 될 수 있다. 정해져 있는 올바른 답이라는 건 없다. 어떤 상황에서 옳은 답이 다른 상황에서는 틀린 답이 될 수도 있다. 삶이란 모든 것에서, 즉 성공은 물론 실패로부터도 배우는 것이다. 한 명의 교사만을 따르는 것, 한 명의 철학만을 믿고 "내가 옳고 너는 틀렸어."의 세상에 사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누군가가 의사나 CEO라는 이유로, 아니면 단순히 부자라는 이유로 믿고 신뢰하는 것은 정신 나간 짓이다. 진정한 학생이라면 주변의 모든 것과 모든 사람으로부터 배움을 얻어야 한다. 인생 자체가 당신의 스승이며 산다는 것은 끊임없이 배우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이 책을 다 읽고 부디 모두가 필요한 조각들을 찾아 1000조각짜리 돈의 퍼즐을 완성할 수 있으면 좋겠다. 원한다면 '그런치 퍼즐'이라고 불러도 좋다. 아니면 '내 인생의 퍼즐'이라고 불러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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