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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민욱 May 20. 2021

자본주의의 미래

21세기 자본 -Thomas Piketty

    "불평등" 아마 이 글자는 현재 21세기의 핵심 키워드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21세기 자본은 자본주의 속에서 왜 이러한 불평등이 생기는지에 대해서 또한 이 불평등이 가지는 구조와 그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피케티 교수의 아이디어가 녹아있는 저서이다. 700페이지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분량에 더해 주석만 100페이지에 달하는 많은 양의 데이터와 자료들로 쉽게 읽기엔 힘든 책이지만, 그 덕분에 통계적이고 과학적인 근거들로 핵심 내용들의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현대 자본주의를 관통하는 저서 21세기 자본에 대해 감히 서평을 해보도록 하겠다.


    먼저 저자가 이야기하는 자본주의의 기본 법칙에 대해서 이야기해보자.

자본주의 제1 기본 법칙 :  α = r x β

α = 국민소득에서 자본이 차지하는 비율

r = 자본 수익률

β = 자본/소득 비율 (국민 총 자본 / 국민 총소득)

이 법칙은 회계적인 법칙으로 항상 참이다. 저자는 α 가 높을수록  자본 소득자 사회라고 정의하는데 그 이유는 노동으로 얻는 소득보다 자본으로 인한 소득의 비중이 더 커지기 때문이다.

자본주의 제2 기본 법칙 :  β = s / g

s = 저축률

g = 성장률

이 법칙은 1법칙과 다르게 항상 참인 법칙은 아니다. 이 법칙은 측정한 주요 가정들이 충족되어야 적용될 수 있는데 이는 다음과 같다.

제1 가정  β = s / g는 장기적으로만 유효하다는 의미에서 점근적 법칙이다.

(즉, 오랜 시간이 흐른 후에 β가 s / g로 수렴한다.)

제2 가정 β = s / g 법칙은 인간이 축적할 수 있는 형태의 자본에 초점을 맞출 때에만 유효하다.

(자본이 천연자원과 같이 인간의 저축 행위와 관계없다면 저축의 기여 없이도 β는 충분히 클 수 있다.)

제3 가정 β = s / g 법칙은 자산 가격이 평균적을 소비자물가와 같은 수준으로 변화하는 경우에만 유효하다.

(만약 부동산이나 주식의 가격이 다른 가격들보다 빨리 오르면 β는 추가적인 새로운 저축 없이도 높게 유지될 수 있다.)

제2 법칙은 왜 20세기의 β값이 저러한 형태를 띄웠는지를 설명해준다. 그뿐만 아니라 이 법칙에는 중요한 내용이 함축적으로 내포되어있다. 그것은 바로 β가 성장률에 반비례한다는 것이다. 성장률은 GDP 증가율과 인구증가율을 합한 값인데, 저자는 이 값이 작으면 β값이 크고 그로 인해  α값이 커지는 자본 소득자의 사회가 된다고 이야기한다. 이는 매우 중요한 결론인데, α값이 크다는 것은 결국 자본소득이 노동소득에 비해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고, 이는 노동소득 즉, 노력으로 인한 소득의 가치가 평가절하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저자는 21세기에 저성장, 저출산 기조가 계속된다면 가면 갈수록 노동의 가치가 훼손되고, 개인의 노력보다 상속과 같은 자산 대물림이 개인의 재산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사회가 된다고 경고한다.

 자본주의의 마지막 법칙이자 역사적 사실 : r(자본수익률) > g(경제성장률)

이 법칙은 역사적 사실이자 아마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내용이다. 이 법칙은 자본주의를 이루는데 가장 큰 법칙이며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주원인이다. 자본수익률이 항상 경제성장률보다 크다. 이 간단한 명제가 가져오는 영향력은 엄청나다. 그렇다면 이 명제를 파헤쳐보자.

    자본수익률이란 말 그대로 자본이 증가하는 비율이다. 보통 자본수익률은 연 3~4 프로지만 그 규모가 클 경우 6~7프로로 늘어난다. 그 이유는 큰 자본은 적은 비율로 매우 훌륭한 자본 관리자들을 고용할 수 있으나 작은 자본은 그러지 못하기 때문에 큰 자본일수록 수익률을 높이기가 쉬워진다.  

    경제성장률은 GDP 성장률과 비슷하다. 즉 개인이 벌어들이는 소득의 증가를 대표한다.

이 두 가지중 자본 수익률이 항상 더 크다는 것은 개인이 벌어들이는 소득의 증가에 비해 자본의 증가속도가 훨씬 빠르다는 것이다. 이 법칙으로 인해 자본 소득자라는 것이 생기는 데 그들은 r-g 만큼의 비율만큼으로 생활이 가능하며 생활비를 넘어서는 금액은 재투자되며 더 큰 부를 축적할 수 있게 된다. 이를 정리하면 결국 큰 부를 가진 사람은 더 큰 부자가 되고 개인의 소득으로는 자본의 상승률을 따라잡기 더더욱 어려워진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이 결론은 오늘날 부동산과 같은 자본의 대표적인 예시를 본다면 현실에서도 r > g의 영향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이 법칙으로 인해서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상위 10프로가 대부분의 자산을 차지하고 하위 50프로는 5프로도 소유하기 힘든 사회로 나아가게 된다고 이야기한다. 

이런 불평등이 해소되기 위해서는 사회에 큰 타격을 입히거나 또는 새로운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사회의 큰 타격은 세계적인 전쟁이나 노동계급의 혁명이고 새로운 제도는 저자가 이 책을 통해 주장하는 누진적 자본 세이다. 물론 인플레이션과 같은 금융도구로 부의 재분배를 이뤄낼 수 있지만 그에 따르는 부작용으로 오히려 악화될 수도 있다고 경계한다. 그렇다면 저자가 이야기하는 21세기 자본의 불평등의 해소책 누진적 자본세에 대해서 알아보자.


저자는 재산에 따라 연도마다 일정한 자본세를 내게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100만 유로 이하는 0% 100만에서 500만 유로는 1% 500만 유로 이상은 2% 등 자본의 크기에 따라 다르게 해서 연도마다 부과하자고 주장한다. 저자는 이러한 누진적 자본세를 실현하기 위해선 전 세계적으로 투명한 금융시스템이 정착되어야 하고 전 세계 금융기관이 협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왜냐하면 큰 부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어떤 방식으로 그 부를 해외로 은닉하면 한 국가에선 그것을 추적할 수가 없기 때문에 이러한 부의 정보들을 서로 공유하여 조세피난처의 자본까지도 세금을 메겨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저자가 소득세가 아니라 자본세를 주장하는 이유 역시 소득의 경우 여러 가지 방법으로 숨길 수 있는데 이렇게 하였을 때 자본 소득은 실질 자산의 1프로도 안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기존의 부동산 위주의 증세보단 주식과 같은 금융자산 역시 이러한 자본세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그 이유는 10억 유로 이상 혹은 매우 큰 부를 가진 사람의 자산은 대부분이 주식의 형태로 저장되어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저자는 이러한 누진적 자본세의 목적은 증세라기보다는 부의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라고 이야기하고 이러한 누진적 자본세로 자본가의 부가 무한하지 않고 어느 정도로 제한된다고 이야기한다. (이렇게 제한된 부 역시 충분히 크기 때문에 자본주의에 큰 영향을 주진 않을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서평을 마무리하며

    읽는 데만 한 달이 걸릴 정도로 많은 분량의 어려운 책이었지만 읽고 난 뒤의 뿌듯함이 매우 큰 책이었다. 이 책에서 인상 깊었던 점은 자본가들은 스스로의 자본을 정당화시키려고 한다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그 이유는 그렇지 못한 부는 혁명과 같은 방법으로 다시 사회로 환원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자신의 부를 지키기 위해 그 부가 노력의 산물이라고 대중에게 인식하려고 한다라고 주장하는 것이 인상 깊었다. 또한 저자는 여러 문학 작품을 인용하며 당시의 시대상황을 잘 반영하며 설명해주었는데, 그렇기 때문에 좀 더 수월하게 이해가 될 수 있었던 책이었다. 매우 길었지만 시간이 여유롭다면 한번쯤 읽어볼 만한 책이라고 생각하고 이 책을 읽음으로써 자본 소득자가 되지 못할 때 자본주의는 매우 혹독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저자의 말을 인용하며 서평을 마무리하겠다.

모든 시민은 돈과 그에 대한 측정, 그를 둘러싼 사실들 그리고 그 역사에 진지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돈이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이익을 지키는 데 결코 실패하지 않는다. 숫자를 다루기를 거부하는 것이 가난한 이들의 이익에 도움이 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 토마스 피케티(21세기 자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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