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15일(비 온 뒤 맑음)
도파민은 흔히 행복 호르몬 내지 쾌락 호르몬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쾌락을 주는 외부 자극이 발생할 때 분비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도파민은 어떤 자극에 대한 직접적 보상으로 분비되는 것이 아니었다. 새롭고 낯선 것을 접할 때 그것을 배우는 것을 촉진하는 교육 흐르몬으로 작동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2024년 5월 13일 《네이처 신경과학(Nature Neuroscience)》에 발표된 미국과 호주 연구진의 논문에 따르면 도파민은 쾌락을 가져다주는 자극에 직접 가치를 부여하는 것이 아니라 자극과 보상 사이의 정신적 연관성을 형성하게 도와주는 교육 호르몬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연구책임자 중 한 명인 미국 캘리포니아대 로스앤젤레스캠퍼스(UCLA)의 멜리사 샤프 연구원(심리학)은 “도파민 신경세포의 활성화는 새롭고 두드러진 일이 일어날 때마다 발생하는데 우리가 새로운 기억을 만들기 위해 사건들을 함께 연관 짓는 것을 학습하도록 도와준다”고 밝혔다. 그는 “중요한 것은 도파민 신경세포가 스스로 사물을 ‘가치 있게’ 또는 ‘좋게’ 만들지 않고도 이러한 기능을 수행한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이를 확인하기 위해 도파민이 직접 가치신호를 부여한다는 것으로 해석돼 온 ‘두뇌 안 자기자극(ICSS‧intracranial self-stimulation)’에 초점을 맞췄다. ICSS는 생쥐들에게 지렛대를 누르면 도파민 신경세포에 전기자극이 가해지도록 하면 자발적으로 이를 눌러대는 현상을 말한다.
도파민이 행복 호르몬이 아니라 교육 호르몬이라는 연구결과가 시사하는 것이 뭘까? 뭔가 낯설고 새로운 것을 접할 때 그것을 외면하고 배격하기 보다는 그것을 배우려고 하는 자세가 우리의 행복의 원천이 되어야 한다는 의미 아닐까라고 우민은 생각했다.
인간은 생각하는 동물이 아니라 생각하지 않으려는 동물이다. 인간의 뇌는 신체비율에 비해 엄청나게 많은 에너지를 소비한다. 최소 비용으로 최대 효과를 얻어야 하는 호모 이코노미쿠스(경제적 인간)라면 당연히 뇌를 최소한도만 쓰고 살아가려 할 것이다. 그래서 새롭고 낯선 것에 반응하지 않으려 할 것이다. 하지만 그런 새롭고 낯선 것을 배워나가는 것이 진정한 행복의 원친임을 도파민의 작동원리가 일깨워준다. 인간이 호모 이코노미쿠스에 머무는 한 행복은 요원할 수밖에 없다는 소리다.
현대인은 게임이나 알고리듬을 탄 유튜브 동영상에 심취해 살아간다. 최소비용으로 익숙한 쾌락을 얻기 위함이다. 그러는 동안 뇌는 최소 자극에 반응하는 부위만 남겨두고 꺼진 상태가 된다. 가장 많은 에너지가 들어가는 뇌가 최소 활동만 하게 되니 에너지가 남아돌아 비만이 되고 자극적 영상으로 눈은 계속 나빠지고 불면에 시달리게 된다. jtbc 드라마 '히어로는 아닙니다만'의 복씨 가문사람들이 시달리는 현대인의 질병들이다.
반면 다양한 분야에 대한 독서와 학습은 뇌 전역을 활성화시킨다. 하나의 정보가 다른 정보를 일깨우는 연속발화가 일어나면서 들뢰즈 가타리가 말한 리좀(Rhyzome) 형태로 뇌 신경세포를 자극한다. 뿌리-줄기-가지가 수직적으로 자라는 수목과 달리 리좀은 수평으로 자라며 특별한 중심을 형성하지 않지만 상호 연결성을 강화한다.
그 실체를 드러낸 도파민은 현대인에게 이런 일깨움을 주는 듯하다고 우민은 생각했다. “바보야, 문제는 자극이 아니라 학습과 교육이야. 새롭고 낯선 것, 익숙하지 않는 것을 배우고 터득하는 것이 진정한 핵복의 원천이야. 그러니까 뇌를 최소 작동시키는 게임이나 유튜브를 보지 말고 뇌를 최대한 가동시키는 독서를 하라고!”
https://n.news.naver.com/article/296/0000078497
#우민은 '어리석은 백성(愚民)'이자 '근심하는 백성(憂民)'인 동시에 '또 하나의 백성(又民)'에 불과하다는 생각에 제 자신에게 붙인 별호입니다. 우민일기는 전지적 작가 시점에 가까운 '맨스플레인'에서 벗어나보자는 생각에 제 자신을 3인칭으로 객관화하려는 글쓰기 시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