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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체스터 Chester Apr 01. 2024

K-도로의 '차로수 균형' 예, 3번 국도

쉬운 도로가 안전한 도로: 뭐가 제대로인지 모르는 도로 설계

3번 국도을 따라 북쪽으로 진행하다 충북 생극을 지나게 되었다.


편도 2차선 도로의 2차로를 타고 있었는데 생극사거리에 도달하기 전부터 1차로에 차량이 늘어서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뭔가 이상하군.. 네비게이션에서는 직진이라고 하는데..


길바닥에는 직진 화살표를 아주 크고 굵게 칠해 놓았다. 열심히 앞으로 달려가라나 보다.



교차로를 지나자마자 2차로 바닥에 충주/주덕과 함께 K-도로의 특징 분홍색 색상이 나타났다. 앞 차량과의 간격으로 이걸 운전하며 제대로 보지 못한 듯 하다. 블랙박스 영상을 보고 이게 여기부터 써 있음을 알았다. 


장호원이라고 1차로 길바닥에 써 있고.. 


'K-도로의 문제 구간 중 하나구나'라고  곧바로 눈치를 챈 후 1차로로 차선변경을 하였다. 저 앞의 검정색 차량 운전자는 마지막 순간 1차로로 변경했다.



이 구간을 위성 지도로 보면 이와 같다.

2개 차로로 진행하던 국도가 갑자기 1개 차로씩 서로 나뉘어진다. 차로별 안내는 길바닥에 씌여져 있는 지명 몇 번과 유도선이 전부이다. 그것도 굽은 구간에서.


여기에 차로수의 균형 개념을 적용해 보자. 한국 도로설계편람에 실려 있는 분기구간에 대한 차로수의 균형 공식은 이상하므로 캐나다 자료를 이용하기로 한다.


빨간색으로 표시한 Diverging 공식에 Nb+Nc=Na+1라고 되어 있다. 갈라진 후 1차로씩이니, 왼쪽은 1+1, 오른쪽은 2+1. 서로 등식이 성립할 수 없다.

이 생극교차로 구간은 예시 그림에서 녹색으로 표시한 형태를 취했어야 한다고 여겨진다. 


생극교차로와 유사한 구조의 분기점은 한국 도로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기도 하다. 도로 이용자인 운전자 입장에서 보면 2개 차로이던 도로가 갑자기 1차로씩 나뉘어지는걸 상상하기 어렵다. 물론 K-도로는 예외로 한다. 

따라서 생극교차로에서는 2차로 도로를 유지하며 오른쪽으로 한 차로가 분기한 후 잠시 후 2번째 차로를 없애며 1차로로 유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래 사진은 캐나다 캘거리 근처의 도로로 차로수의 균형을 지키며 분기된 모습을 보여준다. 1, 2차로를 없다고 보고 살펴보자.

차로 하나가 줄어든다. 차로수의 균형을 맞춘 후 해당 차로는 임무를 다했기에..


생극분기점은 트럼펫 구조이기 때문에 현재처럼 만들 수 밖에 없다고 할 수도 있다. 과연 그럴까? 아래는 생극 구간과 동일한 2차로 트럼펫 형태의 캐나다 분기점 모습이다.

오른쪽으로 한 차로가 생기며 분기된다.


본선은 2개 차로가 유지된다.


본선 차로 하나가 줄어든다.

위의 캘거리 근교 도로와 동일한 방식으로, 차로수의 균형 개념이 지켜지고 있다.


생극분기점처럼 트럼펫 형태이면서 차로수의 균형개념이 지켜지지 않은 분기점은 전국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분기 구간에서 섬찟함을 느꼈던 운전자는 나 혼자만일까? 왜 한국 도로는 운전자를 극한의 상황까지 태연스럽게 몰고 가는 것일까?


"쉬운 도로가 안전한 도로. 한국에도 만들어 봅시다~!"


https://www.youtube.com/playlist?list=PL_nbMwItYaucUgWhh4jCqeVDBuVB-CId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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