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두 아이의 엄마이다 보니 주변에서 가장 많이 듣는 질문입니다.
'우리 아이, 언제 교정치과에 처음 데리고 가야 할까요?'
저도 매일 저녁 양치를 직접 해주면서 두 아이의 치아 상태를 살피곤 합니다. 예전에 큰 아들이 이가 나기 시작했을 때, 삐뚤게 올라오는 것 같아서 제가 교정의사이면서도 막연한 걱정을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겨우 아래 앞니 두 개가 조금 회전되어 있을 뿐인데요. 엄마 마음이 참 그렇습니다.
아이가 어릴 때부터 불필요한 치료로 고생 하지 않기를 누구보다 바라지만, 동시에 중요한 시기에 꼭 해주어야 하는 치료가 있는데 그것을 놓치게 될까봐 불안한 것이 저를 비롯한 모든 부모님의 마음이기 때문이겠지요.
아이에게 교정의사를 처음 만나는 시점은 실제로 중요합니다.
의사 입장에서는 아이의 교합의 양상, 턱뼈의 크기와 위치 관계, 현재 치아가 차지하는 공간의 양과 향후 공간의 부족이나 과잉을 예측할 수 있는 중요한 정보들을 얻을 수 있는 첫 만남입니다. 그런 의미에서는 언제든 한번쯤 미리 만나보면 좋지만, 너무 어려서 실제로 치료가 필요한 시기가 아니라면 아이를 힘들게 하는 일일 뿐입니다.
교정적 진단을 위하여 교정치과에 아이의 손을 잡고 처음 내원하시는 것은 6-7세가 가장 적절합니다.
즉 유치 (젖니)가 빠지고 위, 아래 앞니 영구치가 나기 시작하는 시기에 처음 오시는 것이 좋습니다.
교정적 치료가 필요한지 판단하여 1차 치료를 들어갈 것인지, 아직은 성장하여 나가는 과정을 지속적으로 관찰할 것인지 판단할 수 있는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필요하다면 1차 치료를 바로 진행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 때 꼭 해야 하는 것일까요? 라고 많은 분께서 제게 물으셨던 것 같습니다.
실제로 소아청소년기에 교정치료를 빨리 시작하는 것이 좋은가 하는 것은 교정의사에 따라 이견이 있는 부분이기에 정답은 없을 것 같습니다.
저의 경우를 말씀드리자면, 저는 소아 교정치료를 많이 권하는 편이 아닙니다. 꼭 필요한 치료가 있을 때에만, 지금 이 환자에게 적절한 치료가 들어가야 하는 최적의 시기라고 판단할 때만 치료를 권하곤 합니다. 소아 환자의 교정은 치료의 결과를 빠르게 볼 수 있어 매우 효과적이기 때문에, 저도 처음에는 소아 교정을 적극적으로 많이 했었습니다. 하지만 소아 교정을 필요로 하는 아이들의 골격적 특성상 향후에 영구치열기의 교정치료가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한 면에서 아이의 입장에서는 교정치료의 기간이 무척 길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긴 교정치료로 인하여 지쳐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점차 소아 교정에 대한 생각이 바뀌게 되었고 제가 엄마가 되면서 더욱 그러했던 것 같습니다.
제가 드릴 수 있는 답은 이러합니다.
(1) '1차 교정'이라고 부르는 소아 교정 치료는 꼭 고쳐주어야 하는 부정교합 문제를 가지고 있을 때, 그리고 그 치료가 당장 이루어져야 할 때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2) 치료의 기간 또한 중요한 부분으로, 적절한 1차 교정의 시작과 종료 시기를 설정하여 아이가 지치고 힘들어하기 전에, 효과적인 단기간의 치료를 주의깊게 시행한 후 종결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치료를 하다보면 느끼는 것은, 아이는 성장하면서 참으로 많은 변화가 일어나기 때문에 비슷한 양상의 부정교합이라 하더라도 1차 교정 시행 후의 성장 양상이 아이들마다 참으로 다르다는 것입니다. 그런 면까지 고려한다면 개개인의 문제에 따라 적절한 시기가 다르다고도 답하는 것이, 애매하고 도움도 되지 않지만 교정의사로서 가장 솔직한 답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꼭 기억하셔야 하는 것은 앞니가 빠지고 새로 영구치가 나기 시작할 때 무언가 문제를 발견했다면 꼭 내원하셔서 교정의사를 한번쯤은 만나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된다면 꼭 해주어야 합니다.
그럼 만약 교정치과에 다녀왔는데, 잘 커가는지 지켜보자고 한다면요?
도대체 조금 더 커서 언제쯤 다시 보자는 것일까요?
혹시 이것을 물어보려 하셨나요?
네 맞습니다. 이 질문이 제가 어쩌면 두번째로 많이 들은 질문인 것 같아요. 이어지는 글에서 답을 드려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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