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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뜐뜐 Oct 01. 2021

연애_02

성격차이

대부분의 연인들은 성격차이로 이별을 겪는다. 물론 다른 이유들도 있겠지만 주변 지인들에게 이별의 이유를 물어보면, 가장 많이 꼽히는 이유는 성격차이다. 처음에는 그 사람의 성격에 끌려서 만나게 되었는데, 결국 그 사람의 성격 때문에 이별을 겪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겪게 된다. 나도 성격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번번이 이별의 아픔을 겪었다. 외모의 호감을 떠나, 시간이 지나 그 사람의 본모습과 성격이 나타나기 시작하면 점점 마음이 멀어져만 갔다. 처음에는 자신을 치장하기에 바빴던 가짜 가면을 쓰고 만남을 시작했던 건지, 처음 모습과 현재 상황이 마주하는 괴리의 문턱에서 많은 다툼을 하게 되었다. 돌이켜 보면 나도 마찬가지로 처음에는 상대방에게 잘 보이기 위해 애를 쓰고 치장하기 바빴던 것 같다. 싫은 것도 좋다고 하고, 아닌 것도 맞다고 하고. 내가 아닌 나와 그가 아닌 그의 연극이 끝나갈 때쯤에는 상처 투성이 되어버린 이별의 길을 겪게 되었다.




내가 만나고 있는 그녀는 거침이 없는 성격이다. 좋게 이야기를 하면 시원시원한 성격이고, 반대로 이야기하면 감당하기에 조금 벅찬 성격이다. 남자 같은 성격이다가도 그녀를 자세하게 들여다보면 천상 여자인 성격. 웃음이 많고 남을 웃기기를 좋아하며, 부끄럼보다는 애교가 넘치는 스타일이다. 호불호가 확실해서 좋고 싫음을 눈치 안 보고 가감 없이 이야기를 하며, 성격을 꾸미기보다는 자신 그대로를 드러내는 타입이다. 처음 소개팅에서 그녀를 만났을 때, 솔직한 마음에는 감당이 안될 것 같은 마음이었다. 나와는 정확하게 정반대의 성격을 가진 그녀였기에 내가 가지지 못한 성격에 매력을 느끼다가도,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들도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과거 나의 연애와는 달리 그녀 주변에는 남자들이 득실득실거렸고, 심지어 친한 남자 친구들도 정말 많았다. 그녀의 스케쥴은 일주일에 6일 정도는 항상 약속으로 가득 차있었고, 그녀와 데이트를 하려면 최소 일주일 전 미리 말을 해야 약속을 잡을 수 있었다. 이런 스타일의 여자를 만나본적이 없었기에, 과연 내가 이 사람을 감당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말을 하자면, 처음부터 솔직한 그녀에게는 크게 실망할 일이 없었다. 그녀는 자신을 꾸밈없이 보여줬기에 시간이 지나도  사람의 성격과 이미지는 변하지 않았고, 예상 가능한 범위에서 그녀를 예측할  있었다. 하지만 매사에 솔직하고 톡톡 튀는 그녀를 받아들이기에는 꽤나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그래도 그녀를 받아들이는 시간은 헛되지 않았고, 내가 만나본 성격 중에서 가장 매력적이고 닮고 싶은 사람이었다. 그녀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많았던 이유는, 그녀가 좋은 사람이라는 것을 모두들 알고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었다. 심리학자 김정훈 교수가 힐링 캠프라는 프로그램에 나와서 MC 이경규 씨와 김제동 씨에게 이런 말을 했다. 사람은 위선과 위악을 부리며 살아가는데, 선한 척을 하는 위선자보다 일부러 악한 척을 하는 위악자가 사회적으로  진화한 형태라고 이야기를 했다. 김제동 씨의 이미지는 선하기 때문에 한번 악한 짓을 하게 되면 사람들은 착한 척을 하고 연기하며 살았다고 손가락질을 하지만, 반대로 이경규 씨처럼 매번 악한 척을 하다가, 만약    악한 짓을 하게 되더라도 사람들은 그의 악행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고 했다. 그래서 위악을 부리는 사람이 사회적으로  고단수라며 이야기를 했던 내용이 기억났다. 생각해보면 나는 위선을 부리며 살아왔고, 그녀는 약간의 위악을 부리며 살았던  같다. 정반대의 사람이 만나 서로에게 부족한 부분을 배워가며 발전하는 그런 관계가 되었기에, 우리 둘은   어울리는 커플이 되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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