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들은 왜 꽃무늬를 입을까
꽃무늬옷을 샀다. 올 여름에 출근할 때 몇 번 입었다. 연둣빛과 초록빛 사이의 바탕색에 자잘한 꽃무늬들이 있는 반팔 블라우스 형태의 옷인데 가볍고 시원한 쉬폰 재질이다.
꽃무늬 옷을 입으니 기분 전환도 되고 다니는 내내, 지하철역 거울에 나를 비춰볼 때마다 마음에 여름의 풍경이 가득 펼쳐졌다. 봄에 피어 여전히 살아있는 꽃들이 모여 이룬 꽃밭이.
그러면서 생각했다. 무늬라는 건 어떤 괴로움과 괴로운 감정, 혹은 추레함을 덮는...음...마법같은 거라고. 지팡이 하나만 휘둘렀을 뿐인데 순식간에 모습이 변하는 마법같은 것.
어르신들은 대체로 꽃무늬를 입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