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 묵상에서 만난 자연, 주어진 대로 살아가는 자연을 보며
비가 오고 나니 소나무 아래 큰 바위 몇 개가 굴러 내려갔다. 언덕에 매달린 소나무는 있는 힘을 다해 땅을 붙잡는다. 그리고는 열매를 더 많이 주렁주렁 달았다. 위태로울수록 삶에 최선을 다하는 너를 보며 배운다.
키 작은 나무들이 하늘을 보려 한다. 같이 살기 위해 가지가 굵은 나무는 하늘 볼 자리를 비켜준다. 뿌리는 담 안에 두고 빈 공간을 찾아 몸을 꺾어 담 밖으로 나와 하늘을 본다. 조금 힘들지만, 조금 시간이 더 걸리지만 같은 양의 하늘을 함께 볼 수 있게 되었다. 힘들지만 좀 더 유연하게 나를 휘어보자. 그리고 같은 양의 하늘을 공유하자.
나는 동쪽으로 뻗을게,
그럼 나는 남쪽으로 뻗을게,
알았어, 나는 북쪽!
세 그루 나무는 대화를 하듯 하늘을 공유한다. 주어진 공간에서 욕심부리지 않고...
거기에 흙이 있니? 영양분이 있니? 내려앉은 그곳에서 너는 최선을 다하는구나
작년에도 거기에 피었더니 추운 겨울을 잘 이겨냈구나! 올해도 또 열심히 살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