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섬, <홍도2>

홍도등대, 제2포구마을 등..

by 안영수

둘째 날 홍도의 일출을 만끽하고자 방파제로 나갔으나 다른 섬에 가려 제대로 보지 못하였다. 동쪽으로 가면 당연히 보일 줄 알고 별 생각 없이 나갔는데,우리에겐 내일도 있다는 것이 큰 위안이 되었다. 어제 보지 못한 섬 구석구석을 둘러본다. 가을이라 날씨는 정말 선선하고 좋은데 태양은 매우 따가워서 저 깨끗한 바다에 뛰어들까말까 고민하게 만든다. 마침 저 멀리 혼자 해수욕을 즐기시는 분이 있다. 나의 동행들은 내가 춥다고 해서 수영복을 안 챙겨왔다며 그 와중에 수영복을 겸할 반바지를 챙겨온 나에게 핀잔을 준다. 일단 혼자 들어가기 좀 그래서 참는다.

보기 드문 호야 꽃 / 비상하는 날다람쥐들 / 몽돌해수욕장과 해수욕객

홍도는 바닷가의 돌도 붉다 홍도 일출전망대 가는길

바람이 홍도 바다에 그린, 반고흐가 연상되는 터치


다음으로 홍도여행의 가장 핫한 콘텐츠인 것 같은 유람선 탑승에 나선다. 일요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역시나 코로나의 여파로 관광객이 많지 않다. 덕분에 우린 좀 더 쾌적한 환경에서 홍도를 둘러보는 호재를 누린다. 유람선은 주요타깃이 5~60대 어른들인지 (실제로 이분들이 다수이긴 하다) 분위기가 좀 진부하다. 우리나라 유람선 관광 자체가 어르신들이 즐기는 관광이라 그런가... 설명하시는 분이 오랜 경험으로 말씀은 잘 해주시나 본인에겐 식상하게 다가오는 것이 어쩔 수가 없는 듯하다. “저 바위는 이렇게 보면 이런 모양이라서 땡땡 바위다, 이 바위는 뭐 어떤 거다.” 그리고 트로트 한번 틀어주고 하는데 유람선 관광을 어떻게 하면 더 재밌게 할 수 있을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을 듯하다. 물론 섬들과 바위들을 구경하는 게 주목적인 유람선이지만 말이다.

우리 일행은 인터넷에서 본 홍도여행기에서 얻은 팁으로 홍도 2구마을에서 내릴 수 없느냐고 여쭤보았고 선장님이 협조해주시어 유람선의 다른 사람들과 달리 섬을 반바퀴 쯤 돌아보고 2구마을에서 하선한다. 유람선 예매를 할 때 미리 얘기를 하면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내려주실 수 있다고 하신다. 그때 감사하게도 유람선 관계자 분께서 등대에 가면 등대여권을 꼭 받아가라고 알려주셔서 뒤에 알게 되었지만 이제 다른 등대에서는 다 나가고 오직 홍도 등대에만 남아있다는 귀한 등대여권을 수령하게 된다.

등대여권+홍도등대전망

홍도 2구마을

2구 마을은 1구 마을보다 더! 조용한 정말 조그마한 섬마을이었다. 1구도 워낙에 깨끗하고 좋았지만 여기는 인간의 손이 덜 닿아서 그런지 자연환경이 더 빼어나 보였다. 우리 일행과 같이 3명이상 정도 되면 1구에서 마을주민에게 물어 2구로 가는 어선을 임차해 수상택시를 타고 가듯 이동하는 것이 가성비가 더 좋을 것 같다. 아무튼 홍도에서 여유가 있다면 꼭! 2구마을을 들러서 홍도등대와 깃대봉 산행을 해보길 추천 드린다. 등대는 사실 뭐 별거 없다. 등대가 뭐 다 그렇지 않나. 그런데 등대까지 가는 길이 너무 아름답다. 홍도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을 꼽으면 2구 포구에서 등대가는 길이라고 난 꼽는다. 홍도의 꽃 원추리를 비롯해 다양한 야생화와 새들 그리고 끝내주는 해안 풍경이 조금은 힘들지도 모를 등대가는 길에 동행한다.

물이 겁나 깨끗하다

다시 내려와 참고 참았던 해수욕을 평온하고 깨끗한 포구에서 시행한다. 근처 주민께서 일전에 여기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알몸으로 수영을 하다가 유람선에서 신고가 들어가고 난리가 났다고 한다. 그날 유람선 관광객들 정말 볼거리가 풍부했었겠다. 아저씨께서 직접 수영할 곳을 안내해주고 가이드도 해주셨다고 일화를 공유해주시는데 재미난 일화였다. 사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우리도 나 말고는 수영복을 챙겨온 사람이 없어서 “사람도 없겠다 확 그냥 다 벗고 뛰어들어버려?” 라고 농반진반을 주고받았기 때문이다. 그냥 바지를 입고 뛰어든 친구와 해수욕을 끝내고 잠시 휴식 후 깃대봉을 향해 궁극적으로는 1구에 있는 숙소를 향해 오르막을 오른다. 육지의 산과는 다른 울창함과 곳곳에 피어있는 야생화들이 산행을 지루하지 않게 해준다. 1시간 반쯤 걸었을까.. 깃대봉에 도착한다. 하산하는 길에 같은 숙소에서 머물며 아침식사를 같이 하고 유람선에서 봤던 내외분들과 마주친다. 이분들을 굳이 언급한 이유는 이후 목포로 가는 터미널에서도, 심지어 그 다음날 고창 선운사에서도 마주치는 엄청난 우연을 겪는다. <다음편에 계속...홍도의 #일출, #일몰, #깃대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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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구 포구에서 등대로 올라오는 길(모자착용 추천) / 개화시기가 지난 9월말인데 홀로 우리를 맞아준 원추리 / 등대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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