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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글 Dec 12. 2022

친퀘테레처럼 해안 트레킹 - 송악산 둘레길

외국인 친구와 해안 절경을 보며 트레킹을 하고 싶다?


해안 트레킹으로 기억에 남는 곳은 단연 이탈리아의 친퀘테레이다. 해안 길을 걸으며 파란 바다와 기암절벽, 그리고 수영하고 있는 사람들을 부럽게 쳐다보았던 그때 그 길은 이탈리아 여행의 잊지 못할 한 페이지로 내 마음에 새겨져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도 이에 못지않은 해안 트레킹 길이 있으니 아마도 송악산 둘레길이 아닌가 생각한다. 

제주도 남서쪽 끝자락에 있는 송악산 둘레길, 날씨 좋은 날에는 마라도 가파도가 보인다. 

걷기에 많이 좋아하지 않는 운동 비선호 자이지만 이 길에서는 가끔 나오는 벤치에 앉아 바다 경치 감상에 멍 때릴 수 있고, 친구에게 저 섬이 우리나라 최남단 섬이라고 이야기해 줄 수 있으며, 마지막에는 소나무 숲 피톤치드까지 충전할 수 있으니 아기자기 재미있다.


빨간색 P로 쓰여 있는 공영 주차장으로부터 시작해 송악산을 빙 둘러 걸어 다시 돌아 나오는 코스로 다녀왔는데,  오전 혹은 오후에 2시간 ~ 2시간 30분 정도 여유 있게 사진 찍으며 다녀올 수 있다. 아무래도 날씨가 풍경 감상의 관건이니 날씨 좋을 때는 얼른 다녀오길 추천한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사진으로는 자연의 아름다움이 다 담기지 않는다. 

마라도 가는 여객선을 이곳에서 탈 수 있으니 친구와 함께 여객선을 타고 마라도에 가서 짜장면을 먹고 오면서 마라도 짜장면의 유래를 이야기해주는 것은 어떨까. (무한도전을 본 사람은 다 알 텐데.. 너무 옛날이야기인가? ㅎㅎ) 

둘레길 초입에서 일제의 잔재인 진지 동굴을 발견했다. 

이런 진지 동굴들을 둘레길 걷는 내내 여러 곳에서 발견할 수 있으니 참 슬프다. 이곳에서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었을 것인가. 여행의 묘미는 생각지 못한 것과 맞닥뜨렸을 때이다. 아름다운 풍광을 보며 걸으러 왔는데, 생경한 풍경인 전쟁 잔재를 마주쳤을 때 그 낯선 느낌이란? 하지만 이로 인해 우리의 이야기 주제는 다채로워질 수 있다. 친구와 우리나라 역사, 그리고 세계 제2차 대전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 넓디넓은 바다를 보며 자연의 광활한 품처럼 너그러워지는 마음을 가질 수도 있을 것이다. 


바다는 때로는 세차게 때로는 부드럽게 육지를 두드린다. 두드리고 또 두드리고, 절벽에는 인간은 도저히 흉내 낼 수 없는 파도의 흔적을 새겨놓는데, 다시금 자연의 위대함과 무서움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떠올려보는 친퀘테레의 해안길.

이탈리아 친퀘테레 
이탈리아 친퀘테레

햇빛에 비추는 물속 바위가 아른아른 맑은 물과, 독특한 무늬를 만든 파도의 절벽이 그립구나.


다시 송악산, 이 해안길도 햇빛에 비치면 푸른 초록 바닷물이 싱그러울 것이다. 

특히 절벽이 만든 파도의 무늬는 어디에 견주어도 빠지지 않는 자연의 작품들이다. 

송악산 안내도를 보며 이 길이 언제쯤 끝날 지 가늠해보았다. 

생각보다는 긴 둘레길에서 나는 평탄한 길, 오르막 길, 내리막 길, 갈대숲길, 소나무 숲길 다 만날 수 있었다.


외국인 친구와 함께 아름다운 해안을 보여주고 싶고, 인생 자연 풍경 샷을 함께 찍고 싶고, 무엇보다 천천히 이야기할 수 있는 산책길을 찾는다면, 바로 이곳이 그곳이 아닐까 싶다. 





TIP>

 오랜 시간 걸어야 하니 편한 신발과 복장, 그리고 물은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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