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 교육을 위한 발판 - 한국어 진단 평가
작년에 방과 후 한국어 교실 중도 입국 학생 혹은 외국인 학생을 위한 한국어 진단 평가 사이트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참으로 반가웠다. 하지만 그때는 학생들의 진단 평가를 하기에는 너무 많은 시간이 흐른 뒤였고,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상태였으므로 평가가 의미 없을 때였다. 그래서 진단 평가를 포기했었다.
올해는 학생들을 만나면 한국어 능력 진단 평가부터 한 후, 이에 맞추어 학생들을 지도하겠다 생각했다.
그런데 작년의 사이트가 개선되어 <한국어 능력 진단 - 보정 시스템>으로 발전되었고, 이에 맞춰 학생 맞춤 교육이 가능하도록 개편되었다. 이런 시스템이 마침 필요한 때였는데, 정말 잘되었다!
문제는 내가 정규 학교 교사가 아니었기에 <에듀넷> 학생 회원으로 가입을 하고, <모두의 한국어> 고객센터를 통해 '교사회원으로의 변경'을 신청해야 했다. 바로바로 가입을 할 수 없고 며칠의 시간을 기다려야 했기에 번거로운 과정이었다. 학교에서 KLL 교사로 등록을 해주고, 교사 회원 아이디를 부여해 준다면 훨씬 쉬웠을 것이다. 만약 계약이 끝나고 다음 해에 다른 한국어 교사가 선발된다면 이 과정은 물론 학생들에 대한 교육과정과 평가에 대해서도 모두 인수인계해주어야 할 텐데 전임자가 없는 과정에서 잘 될지 의문이다.
올해는 한국어 평가부터 시작해서 학생의 수준을 파악한 후 맞춤 수업을 해주어야지 결심했기에 나는 올해 수업을 시작하기 전에 미리미리 평가를 위한 <에듀넷> 등록과 <모두의 한국어> 선생님 등록을 해 놓았다.
그런데 정작 선생님 등록보다 학생들의 등록이 쉽지 않았다. 선생님 등록이야 내가 시간 내어 하는 것이니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학생 회원 가입과 등록을 하려면 학생들의 '개인정보 보호 동의서'와 '에듀넷 가입 동의서'에 부모님 사인이 필요했고 이 과정이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렸다. 서류를 주고 사인을 받아오는 데에 일주일의 시간이 흘렀다. 결국 2주째가 되어서야 부모님 사인을 모두 받았고, 아이들을 한국어 교실 학생으로 등록시킬 수 있었다. 그리고 2주째가 되어서야 학생들의 평가를 할 수 있었다. 내가 가르칠 수 있는 시간은 120시간밖에 없는데 정말 시간이 아까웠다.
미국에서는 엄마와 아이가 학교로 전학 등록을 하러 가면 그때 학교에서 바로 영어테스트 날짜를 정했다. 이렇게 테스트를 받고 나면 이 결과를 바탕으로 학생의 영어 레벨이 결정되었고, 어떤 수업에 들어갈지 여부를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그 레벨에 따른 단계별 영어 수업을 받았다.
나는 2주 차가 되어서야 학생 회원 가입을 모두 마칠 수 있었고, 진단 검사를 실시했다.
진단 검사는 읽기, 듣기, 말하기, 쓰기의 4가지 영역을 따로 평가했으며 온라인 혹은 오프라인으로도 평가할 수 있었다. 5문제 가운데 4문제 정도를 맞추면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식이었다.
작년에 분명히 어느 정도 레벨로 잘했었다고 생각한 학생을 테스트하니 기대보다 쓰기, 말하기 레벨이 더 낮게 나왔다. 아마도 한국어 교육 공백기가 있던 방학에 한국어를 사용하지 않아 그 단계가 떨어진 것 같다. 결국 이 학생은 작년의 학습을 복습하는 단계에서 다시 시작해야만 한다.
하지만 새로운 학생은 그 수준을 더 정확히 파악할 수 있었으니 진단 평가 시스템은 일단 굉장히 훌륭하다.
초중고에서 일하는 한국어 교사들이 <한국어 능력 진단-보정 시스템>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 궁금하다. 이렇게 잘 만들어 놓고 사용하지 않는다면 얼마나 아까울 것인가. 나는 웹서치를 하다가 우연히 알게 되었는데, 사실 이에 대해 적어도 한국어 학급 담당 교사가 먼저 한국어 교사에게 알려줘야 하지 않았을까? 한국어 학습 교육 가이드도 없는 가운데, 좋은 평가 시스템을 구축해 놓고 몰라서 사용하지 못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한국어 능력 진단-보정 시스템의 더 정확한 피드백을 위해서 주어진 한국어 수업을 모두 하고, 보정 자료나 성취도 평가도 해보고, 마지막 평가를 다시 한 다음에, 다시 이에 대해 업데이트하도록 하겠다.
https://ko-ls.edunet.net/pt/main.d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