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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강 Yoon Kang Jun 22. 2021

<승우아빠의 사드세요 제발>

<승우아빠의 사드세요 제발> 레시피는 꼭 만드세요... 제발

"사드세요... 제발"


작년 여름 유튜브의 초대형 콘텐츠가 나왔다. 그 이름도 묵직한 <가짜 사나이>. 해당 영상은 논란으로 인해 비공개처리 됐지만, 회당 천 만 뷰를 넘기고 유튜브 크리에이터 '김계란'을 공중파와 스크린까지 진출시킨 대단한 콘텐츠였다. '너 인성 문제 있어?', '개인주의야'라는 유행어가 TV를 비롯해 미디어 곳곳에서 패러디됐다. 이처럼 잘 키운 유튜브 콘텐츠 하나가 열 지상파 콘텐츠 부럽지 않은 경우가 있는데, '승우아빠'가 그렇다. '사드세요' 시리즈 영상으로 6개월 만에 구독자를 50만 명을 늘려 골드버튼을 받았다.  캐나다 유학파 출신 요리사로 에드워드 권 셰프 사단에서 일한 셰프 승우아빠. 그의 영상에 담긴 공통적인 한 마디가 있다. "그냥 만들지 말고 사드세요"


사실 승우아빠의 요리 모토는 "누구나 따라할 수 있는 쉬운 요리"다. 라면을 직접 만들고, 콜라를 만들어 130시간을 쏟는 모습과 슬로건은 상당히 괴리가 있어 보인다. 하지만 승우아빠는 유튜브 개설 초창기 '남편세끼'라는 요리 콘텐츠를 만들었고. <최고의 요리비결>이나 백종원이 보여줬던 요리 전문가의 방식을 고스란히 따랐다. 이후 유튜브 노하우를 차차 쌓으며 '세상 간단한 요리' 시리즈를 만들었고, 그 이후 나온 것이 '사드세요' 시리즈다. 유튜브 초창기 친절한 모습으로 쉬운 요리를 선보였던 승우아빠. 하지만 라이브 방송을 시작하면서 자신의 캐릭터성을 여실히 드러낸다. 게임과 인터넷 문화에 해박한 아재. 과거 진행하던 '남편세끼'에서도 자막으로 소위 '드립'을 넣으며 영상의 맛을 살렸던 그였기에 시청자들은 전문 요리사의 게임 사랑을 무난히 받아들였다. 그 역시 이런 변화를 눈치챘는지, 자막으로 영상의 맛을 살리는 대신 더빙으로 콘텐츠의 방향성을 바꾸며 변화를 꾀했다. 특히 자신이 이렇게 힘들고 어려운 요리를 하는 이유에 대해 "유튜브를 하니까 이렇게 하는 것이지 여러분은 그냥 사 먹으면 편합니다"를 버릇처럼 이야기했는데, 이게 바로 '사드세요' 시리즈의 시작이 된다.



승우아빠를 대형 유튜버 반열에 올린 '굴소스는 사드세요.... 제발', 사진 유튜브 캡쳐

이후 그는 '굴소스는 사드세요'를 포함해 콜라, 설탕, 그리고 라면을 직접 만드는 콘텐츠를 올렸고, 그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약 2년 동안 승우아빠 채널을 운영하며 50만 명을 모은 그는 해당 시리즈로 6개월 만에 50만 구독자를 확보하며 골드버튼을 받았다. 구독자 수 증가 속도가 무려 4배 이상 빨라진 것이다. 그렇다면 '사드세요'의 인기비결은 무엇일까? 다양한 이유가 있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호기심을 붙잡은 즐거움'을 꼽았다. 가공품이나 원재료를 통해 2차 가공품을 만들어내는 게 보통 요리사의 일이다. 김밥을 만들 때 요리사는 가공된 조미료나 원산지에서 올라온 재료를 활용해 요리를 하지, 그것을 직접 만들지 않는다. 하지만 승우아빠는 다르다. 김을 직접 만들어 건조시키고, 라면을 만들기 위해 밀가루 반죽을 튀긴다. 이런 일련의 과정은 전문적이고 체계적이다. 하지만 어설프다. 하루가 넘는 시간 동안 라면을 만들었는데, 5분 거리에 있는 편의점에서 산 라면이 훨씬 맛있다. 이럴 때마다 승우아빠는 씁쓸하지만 덤덤한 목소리로 이렇게 말한다. "그러니까 라면은 그냥 사드세요 여러분" 전문 요리사의 요리 실수와 '만들지 말고 사먹어라'는 요리 콘텐츠의 패러다임은 1년 전 우리가 열광했던 '달고나 커피'의 대척점에서 새로운 재미를 유발한다.

라면을 만들고 있는 승우아빠, 사진 승우아빠 유튜브 캡쳐

그렇다면 따라해보면 맛은 어떨까? 사 먹는 걸 권장하지만 외려 사먹는 것보다 더 나은 요리가 <승우아빠의 사드세요 제발>에는 수두룩하다. 초간단 동파육, 황금볶음밥, 수육 등등 멀쩡한 것을 넘어 맛있고 찾게 되는 레시피가 <승우아빠의 사드세요 제발>에 가득하다. 심지어 간단하다. 어려운 식재료 없이도 만들 수 있는 요리가 수두룩하다. 레시피 연구에 힘쓰고 있다는 그는 '먹어보고 맛있거나 성공확률이 높은 것'만 레시피를 첨부한다고 한다. 누구나 따라할 수 있는 요리를 만드는 채널 방향성과 맞닿아 있는 부분이자, 식품 회사 재직 경력이 돋보이는 장면이다. 그러니 이 글을 보는 여러분, <승우아빠의 사드세요 제발> 속 레시피가 있는 요리는 한 번 쯤 만들어보길 바란다. 쉽고, 재밌으면서, 결정적으로 맛있으니까. 해드세요...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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