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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즈 Sep 18. 2022

왜 다른 사람과 섹스를 꿈꿀까 1

늘 터부시 되고 금지되지만, 또 언제나 어디서나 일어나는 외도.


나는 결혼 심리상담 전문가는 아니다.

그냥 결혼 19년째 솔직한 결혼생활을 하고 있는, 웨딩 디렉터와 마케팅을 20년 넘게 했다.

사람들은 그런 나를 만나면 예고 없이 사랑, 연예, 결혼의 통증을 나에게 꺼내 놓는다.


나의 스펙터클한 결혼생활과 위로를 들으며, 가끔 놀라기는 하지만, 그들의 문제의 99.99999%는 불륜과 섹스의 대한 욕망의 차이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나도 그랬으니까. 나의 첫 번째 결혼은 22살의 풋사과 같은 사랑이었다. 그와 헤어진 것도 불륜 문제 때문이었다.

그리고 나의 두 번째 결혼. 10년의 고통스러운 생활을 지나, 서로에게 하지 못한 어린 시절의 상처와 인간의 대한 욕망을 깊이 고민하고 공부하며 지내온 9년째, 달콤하고 짜릿한 사랑을 하고 있는 19년결혼생활.

그래서일까, 사람들은 만나면 조건 없이 사랑과 전쟁 같은 이야기들을 나에게 쏟아 놓는다.


유리 언니는 상하이에서 만난 멋지고 착한 언니였다. 나이도 나와한 살밖에 차이 나지 않았다.

언니는 그런 나에게 항상 삶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았다.

그날도 상하이의 고즈넉한 도시 한 복판 언니와 브런치 중이었다. 그날 따라 언니 얼굴색이 좋지 않음을 느꼈다.


“언니 무슨 일 있어?”

“…”

“무슨 일있은데?”

“나.. 다른 남자 만났어.”

“제임스는?”

“미국에서 아직…”

“아직 결혼도 안 했는데 다른 사람 만나면 어때서?”


결혼은 하지 않았지만, 둘은 이미 함께 살고 있었고, 우리에겐 결혼이라는 의식이 중요하지 않음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다음 해에 결혼을 준비하고 있었다.


“언니, 솔직히 말해봐 , 제임스를 사랑하긴 하는 거야?”

“잘 모르겠어… 이렇게 오래 함께 했는데…, 내가 왜 그랬지…싶어.. 8년 동안 연애를 하면서 힘들었나….. 너무 외롭고, 공허해…., 근데 폴과 함께 있으면 내가 꼭… 중요한 사람 같아…..”

그리고 언니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언니의 남자 친구는 미국인이다, 언니는 출장이 잦은 제임스와 8년 동안 함께하면서 서로를 잘 알면서도? 항상 외로움을 호소했다. 그럴 때마다 언니는 국제결혼이 다 그렇지라는 말로 마무리 짓곤 했다.

가령 비가 오는데 갑자기 소주에 라면이 당긴다던가, 남자 친구와 함께 영화를 보는데 상대는 재밌다고 깔깔거리며 웃고, 언니는 전혀 웃기지 않을 때, 어떤 대화를 나눌 때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 이야기를 상대가 할 때….

이게 꼭 국제결혼이라서가 아니라, 나라와 문화에 상관없이 모든 관계는 소통불통이 문제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할 때, 관계와 행복, 정체성을 빼앗을 수 있는 위반 행위가 있다. 바로 외도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 행위에 대해 아는 게 거의 없다.

외도는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한 개인이나 문화가 사랑과 욕망, 연인 간의 책임을 어떻게 바라보는지를 보이는 창문 같다.

서로가 무엇을 기대하고, 무엇을 원한다고 생각하며, 어떤 자격을 가지고 있다고 느껴지는지 알려주는 창문 말이다.


문화적으로 우리 사회는 그 어느 때보다 섹스에 열려 있지만 외도는 여전히 수치와 비밀이라는 그림자 뒤에 감춰져 있다.

불륜을 예방하거나 불륜의 상처에서 회복하는 방법에 관한 이야기는 많다. 하지만 외도의 의미와 동기에 관한 이야기는 매우 적은 것 같다.

외도에서 무엇을 배울 수 있는지, 그리고 외도가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변화를 가져오는지에 관한 이야기는 더더욱 적다.

나의 풋사과 같았던 22살 첫 번째 결혼, 얼음보다 차가운 나의 성격과 말투 덕분에 그는 다른 사랑을 꿈꾼 것 같다.

그때를 생각하면 오직 외도라는 사실만이 중요했고, 그가 왜 그랬는지 예방책은 없었는지 알고 싶지도, 그 이야기를 다시 시작해 외도가 던지는 불편한 질문에 맞서고 싶지도 않았다.

모두 잊고 다시 날고 싶을 뿐…그래서 이혼을 선택했다.

하지만 알게 되었다. 그 질문들을 피하고, 외면할수록 사랑하는 관계가 더욱 악화된다는 것을. 나의 두 번째 결혼생활에도 같은 일이 반복되었다.


외도 이후 이별하지 않고, 함께 남기로 결정한 커플들이 대략 3가지로 나눠진다고 한다.

첫 번째 - 과거에 사로잡힌 유형(고통받는 사람)

두 번째 - 열심히 노력해서 과거를 떠나보내는 유형(관계를 재건하는 사람)

세 번째 - 잿더미에서 일어나 더 건강한 관계를 만들어 낸 유형(탐험하는 사람)_[에스터 페펠. 심리학 박사]


나는 세 번째 탐험하는 사람으로 남았다.

지금으로부터 15년 전 남편의 외도에 미칠 듯이 괴롭고 엄청난 혼란에 빠졌었지만 , 나는 조급하게 이 문제를 마무리하고 싶지 않았다.

더욱 서로의 다양한 감정을 표현하고 수용하는 공간 속에서 공부하고 대화하며, 우리의 관계는 깊게 연결되는 것 같았다. 우리 관계 변화의 기폭제, 그리고 긍정적인 씨앗을 품은 사건으로 이해하게 되었다. 내가 알고 있던 세상이 무너지고, 동시에 우리의 관계를 다시 들여다보았다. 우리는 이 사건을 통해 더욱 경험하지 못한 열정으로 서로에게 몰두했고, 서로의 진실과 욕망을 마주했다.

뭔가 불안과 욕정이 뒤섞이며 만들어 낸 강렬한 욕망에 다시 불이 붙는 경험이었다. 상대를 잃을 수 있다는 두려움이 점화 플러그 역할을 했고, 이 과정은 아프지만 생기가 넘쳤고, 더욱 서로에게 깊이 빠져들었다.


어떻게 하면 외도가 발생하지 않도록 건강한 관계를 만들 수 있을까? 그리고 어떻게 하면 금지된 사랑의 성적인 활기를 공인된 관계 안으로 끌어올 수 있을까?

‘내게는 절대 일어날 리 없어’라는 잘못된 생각으로 스스로를 외부에서 격리하는 대신, 불확실성과 유혹, 매력, 판타지와 함께 살아가는 법을 우리 자신과 파트너가 함께 공부하고 대화해야 한다.

욕망이 서로를 향하지 않을 때에도 자신의 욕망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해도 된다고 느끼는 커플. 항상 열린 의사소통을 하는 것.

외도가 발생하기 전에도 해 본 적 없던 대화를 나누는 것.

제약이 없고 자신의 취약함을 드러내며 감정이 요동치는 이러한 대화는 익숙한 동시에 완전히 낯설어진 상대방에게 호기심을 갖게 하고, 관계 안에서 각자의 자유를 인정하면 다른 곳으로 눈 돌리고 싶은 마음이 줄어들 수 있다.



지금 우리는 모든 이야기를 공유한다. 본질적인 사랑부터 외설적인 욕망들까지 말이다.

바로 나 자신의 욕망과 갈망, 내가 언제 질투가 생기는지 또 무엇을 소유하고 싶은지, 그리고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말해지지 않은 것들을 말하며 성과 감정에 관한 옳고 그름의 문제에 용감히 말하고 도전하기를 권한다. 지금 당장 벌어지는 일이 아니어도 외도에 대한 더욱 건설적인 대화를 나누는 것도. 이런 대화는 더욱 진실하게 만들고 회복력을 키워, 결국 관계를 더 건강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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