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년 동안 이어온 마음공부 이야기
야심차게 마음공부를 하겠다고 하고 그 이후 글을 한 번도 쓰지 못했다.
시간의 흐름에는 늘 사건과 변화가 따르기 마름이다. 그 과정에서 나는 내 마음을 얼마나 수련하였는가?
여전히 나는 불안함에 요동칠때도 있고, 쉽게 화가 차오를때도 있다. 별일 아닌 일에 눈물이 차올라 툴툴거리도 한다.
왜냐하면 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마음공부를 하는 많은 분들, 자기계발서 좀 읽어봤다 하시는 분들 중에 '시크릿'이라는 책을 접해보지 않은 분들이 많을 것이다. 나 역시 어린 대학생시절 시크릿의 '마법'에 취해 내가 긍정적이면 모든게 다 나한테 달라 붙을 것이라며 조증 환자만큼 즐거운 삶의 구간이 있었다. 하지만 이내 내가 소원한것들이 이뤄지지 않는 "끓어당김의 법칙"이 작동되지 않자 얼마 있지 않아 그 시기가 멈췄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리고 10년도 더 지난 시간이 흐른 지금. 온갖 마음의 병을 얻고 마음공부를 하겠다고 결심한 지금. 나는 꽤나 평온해졌다. 즐거움보다 평온함이 함께 머무르고 있다.
마음공부를 한지 두세달 뒤, 나에게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다. 믿지 못할만큼 빠른 속도로 사랑에 빠졌고, 평생을 함께하고싶다는 그의 고백에 나는 살포시 넷째 손가락을 내어주었다.
간간히 들어오는 프리랜싱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계속 이력서를 던지고 있기도 하다. 채용 시스템 체계가 엉망인 탓에 탈락에 꽤나 오랜 시간이 걸리기도 했고, 무례하다면 무례한 취급을 당하기도 했다. 난 잘 할 수 있는데 나에게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나름 5년반의 경력에 1년 반 동안 내 힘으로 개척했던 프리랜서로써의 값진 경험들이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느낌이 들때면 잠시 화가나기도 했다.
하지만, 더 이상 그 감정을 길게 끌고 가지 않았다.
'그랬구나 지금 이런 상황에 내가 화가났구나. 그래 그럴 수 있지.'
그럴때면 내 감정을 공유하기도 하고, 다독임을 받기도 하고 고맙게도 그 순간에 맞는 말이 들려오기도했다.
"지금 일이 없어 불안하다고 해서 면접을 보던 그 상황으로 돌아가도 같은 선택 할거잖아."
그렇다. 나는 선택 후에 몰려오는 '혹시나 오답이었을까?'라는 두려움에서 금방 벗어날 수 있는 힘을 길렀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면 마냥 기대기만 할 줄 알았는데, 마음이 따뜻하고 나를 복사해놓은건가 싶은 이 순한 사람을 곁에 하면서 서로 위로하고 다독이며 나는 강해졌다.
정신과 약이 두 알이 줄었다.
나도 모르게 "괜찮아" 라는 말을 스스로에게 그리고 상대에게 건넬 수 있게 되었다.
여전히 나는 약하고 보호가 필요한 존재다.
한없이 두려운 날들도 있다.
지금도 집 문제, 이직 문제, 결혼 준비... 해야하고 달성해야할 일이 산더미임에도 나는 씩씩하게 걷고있다.
이전처럼 패닉상태로 주저앉지 않고 있다.
휘청거릴때면 명상을하고 책을보고 공감과 공유를 통해 나 자신을 다잡으며 또 다시 "공부"모드로 돌입한다.
아직 모든게 좋고 행복한 상태에 이르기 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릴것 같다. 끊임 없는 평생공부가 필요할것 같다. 하지만, 우등생도 모범생도 아닌 내가 그 공부가 싫지만은 않다.
다음 장엔 어떤 내용이 나올까 궁금할 만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