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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즈골드 Dec 12. 2020

모두가 잠든 새벽 3시, 왜 ‘미드나잇’인가?


모두가 잠든 어두컴컴한 밤, 아니 새벽. 나는 오늘도 어김없이 새벽 3시까지의 시간을 즐길 예정이다. ‘즐긴다’고 표현할 만큼 나에게는 설레이며 기다려지는, 너무나도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다.


요즘 주변을 둘러보면 여기서도, 저기서도, 모두 ‘미라클 모닝’을 실천하고 있다. 할 엘로드의 ‘미라클 모닝’이라는 책이 아마존 종합 베스트셀러 1위가 되고, 전 세계 18개국 판권 수출을 이루어 냈으며 출간 첫해에 아마존 역사상 가장 높은 별점을 받은 책인 만큼, ‘미라클 모닝’을 사랑하는 이들은 전 세계에 존재한다. 또한 성공한 많은 이들이 실천해 온 습관으로, 미라클 모닝은 성공의 발판이 되어주고 분명 인생을 변화시키는, 특별한 능력을 지닌 것만은 확실할 것이다. 나 역시 ‘미라클 모닝’이라는 책을 읽었고, 오전 5시나 6시에 시작되는 강의에 참석하기 위해 종종 미라클 모닝을 실천해 보며 그 매력을 느껴보고, 그 힘을 깨달을 수 있었다.


하지만 시도해보니 처음엔 다 그렇듯, 나 역시 쉽지 않았다. 처음에는 알람 소리에 잠에서 깼지만, 무거운 눈꺼풀이 도저히 떠지지 않아 줌 강의에 참석 못하기도 했고, 무거운 눈꺼풀을 뜨고 무거운 몸을 겨우 일으켜 세워 책을 펼치거나 무언가를 하려 시도해 보았지만, 쉽게 집중이 되지 않았다. 하품이 나오고, ‘조금만 이라도 더 자고 싶다’는 욕망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마치 나에게는 맞지 않는 옷을 걸친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분명 그 순간에 책을 읽고 강의를 들으며 알찬 하루를 시작할 수 있어서 상쾌한 기분은 들었지만, 그때 뿐이었다. 미라클 모닝을 굳게 다짐하며 전날 일찍 잠에 들어, 오전 3~4시경에 눈을 뜬 날들은 충분히 잤다고 생각되었는데도 오전 7시가 되면 졸음이 쏟아지기도 했다. 어쩌면 그러한 것들도 모두 미라클 모닝을 실천해 나가기 위한 하나의 과정이겠지만, 나에겐 꾸준히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은 아닌 것만 같았다.


사실, 강의를 듣기 위해 미라클 모닝을 시도해 본 것은 맞으나, 조금은 다른 마음도 숨어 있었다. ‘미라클 모닝’에 뒤이은 화제의 책이자 나도 구입해 읽어 본 베스트셀러인 ‘나의 하루는 4시 30분에 시작된다’라는 책을 통한 거센 '미라클 모닝'의 파급효과인건지, 요즘들어 더욱 강하게 느껴지는 ‘미라클 모닝’이라는 강력한 파도에 나도 휩쓸려 보고 싶었다. 슬며시 그 흐름에 나를 내맡겨, 나 역시 부지런히 일찍 일어나 보다 알찬 새벽 시간을 보내며 하루를 시작한다며, 나의 성장을 위해 열심히 살아가고 있음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다.


또 한편으로는 늦은 밤, 새벽 시간에 내가 보내는 그 귀하고 소중한 시간들은, 다른 이들에게는 아침과는 다른, 특별할 것 없는 것처럼 보여지는 듯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나는 어린 시절부터 늦은 밤시간을 사랑해 왔던 타고난 야행성인 것을, 잠시 인정하지 않고 뒤로 슬며시 밀어낸 채, 대세의 흐름에 맞게 시도해 보았던 것 같다. 분명히 매력적이었지만, 또 상황에 따라 분명 필요한 습관이겠지만, 평소에는 걸치고 싶지 않은, 나에게 맞지 않은 옷처럼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나에게는, 나에게 맞는 방법이 존재했다. 내 몸과 머리와 마음이 거부감 없이 받아 들이는 그 시간과 방법이 말이다.


'미라클 미드나잇'. 바로 그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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