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기분은, 갈기갈기 찢어버리고 싶은 어떤 무언가가 있고, 팽창하고 있는 무언가가 있다. 하나씩 하나씩 채워나가야만 한다고 느낀다. 일상적인 글부터 쓰기로 마음먹었다. 그게 무엇이든 상관없이. 하루에 하나라도 글을 쓰기로 마음 먹었고, 블로그든 일기든 평범한 글이라도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오늘은 동물병원에 가기 위해 2호선을 탔고 전철을 한 번 보냈고 정말 콩나물 시루 같은 사람들 사이에서 숨도 못쉴 만큼 끼어있었다. 그런 경험은 거의 해보지 못했기 때문에 내 옆에 익숙하다는 직원이 신기했다. 그 직원은 말을 좋아해서 경마장을 자주 가는데 조만간 같이 경마장을 가기로 했다. 그런 일상들을 적어야지 마음먹으면서도 계속해서 몸과 마음이 팽창한다고 느끼고 있었고 팽창하고 있는 걸 터뜨리고 싶다. 칼로 난도질 하고 싶다. 그렇게 생각했다. 운동하면서도. 눈물이 조금 차올랐지만 나오진 않았다. 그래, 이것은 거짓된 마음이다. 이것은 모두 거짓이다. 허상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마음이 편하다. 먹고 살만하니 모두 그런것이다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하다.
아니, 먹고 살만하지 않다. 다음에 무슨 일을 해야하지 라고 걱정하고 있다. 그만 둘 생각을 하고 있다. 이제 와서 아무것도 없는 데 무슨 일을 해야 하지. 나는 어쩌지. 갈 길을 잃은 어린 양도 아니다. 어리지 않으니까. 갈 긿은 그냥 양이다. 양. 어쩌면 희생물로 바쳐질 양. 그대로 희생물로 바쳐질 양. 그게 나을 수도 있다. 가치라도 있을 수 있잖아. 나의 자리는 어디인가. 미래는 어디인가.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데, 매일 매일, 살아있다고 쓰기만 하면 뭐가 나올까. 기분이 나아질까. 나아지기는 하는걸까. 입술을 깨물고, 눈을 감고. 계속해서. 나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는 상태에서 몸만 움직이고 있다. 오늘은 몸에 상처를 내고 싶다. 난도질을 하고 싶다. 칼로 상처를 내고 싶다. 그런 생각을 많이 했다. 이런 생각을 선생님에게 말을 하면 또 일을 그만두고 입원하라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네 번째 입원권유를 받을 것이다. 내 상태는 지금 제정신일까, 제정신이 아닌걸까. 나는 알 수가 없다. 누구도 알 수가 없다. 나는 솔직하게 말하고 있다. 솔직하게 말하면 병동에 들어가게 되고 병동에 들어가면 또 병동 사람들과 이상한 이야기들을 나누게 된다. 그렇다면 반복된다. 모르겠다. 모르겠다. 알 수가 없다. 나는, 단약을 해야할까. 무엇을 해야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