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강사 신문 칼럼 [강은영의 뇌과학 이야기]
"행복의 비밀, 그 답은 마음에 있지"
내가 좋아하는 가수 박효신의 'I'm your friend'라는 노래 가사 중 일부이다. 리듬은 물론이고 목소리, 한 줄 가사에 담긴 의미까지 내 취향이라 자주 흥얼거린다. 뭐든지 마음먹기 나름이라는 말은 흙수저에 특별한 재능도 없는 내게 오래전부터 희망이 되어 주었다.
그런데, 뇌과학적 관점에서 행복의 비밀은 마음이 아니라 몸에 있다. 더 정확하게는 몸과 연결된 뇌에 있다. 마음가짐에 따라 다른 결과가 나오지만 마음만 먹고 실천하지 않거나 조금 하다가 만다면 아무런 변화가 없다. 어떤 일에는 마음먹기조차도 쉽지 않아 오히려 먼저 행동을 해서 마음이 따라가도록 하는 게 나을 수 있다. 감사함을 느껴서 감사일기를 쓰는 게 아니라 감사일기를 매일 써봐야 당연한 것들에 감사하는 마음이 생기는 것처럼.
행복은 일상의 성실함에서 온다
<트렌드 코리아 2022>에서 가장 와닿는 한 줄이다. 급변하는 팬데믹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는 불안함, 고독감 속에서 넘쳐나는 자유 시간을 관리하기 위해 애쓴다. 흔히 하던 모임, 외식, 여행이 아니라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서 나 홀로 즐거움과 행복을 찾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시간 관리, 자기 관리가 어려운 사람은 무기력이나 우울감에 빠지기 십상이다.
일상에서 행복이나 즐거움을 거의 못 느끼고 있다면 당신의 뇌는 주인 자리를 빼앗긴 것과 다름없다. 뇌는 부정적 편향성이 있어서 부정적인 감정을 자주, 크게 느끼지만 거기에만 빠져있으면 힘을 발휘할 수 없다. 세계적인 영적 스승이라 불리는 데이비드 호킨스 박사는 무기력, 슬픔, 후회, 두려움 등은 사람을 약하게 만드는 부정적 에너지라고 했다. 긍정적인 의식 수준인 용기, 수용, 사랑, 기쁨, 평화 등의 상태일 때 힘이 생기고 우리의 삶도 변화한다.
하지만 의식 수준은 마음만 먹는다고 해서 바뀌지 않기 때문에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행동의 변화다. 새로운 행동을 하면 뇌 신경망의 변화가 일어나고 이는 다시 뇌와 마음의 변화를 일으킨다. 반복된 행동은 신경망 회로를 고착화시켜 습관으로 만들어진다. '뇌는 훈련하면 변한다'는 신경 가소성을 20세기에는 마음먹기 나름이라고 여겼지만 21세기에는 행동의 변화로 그 초점이 옮겨갔다. 마음의 변화보다는 행동의 변화가 우선시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옛말에 "머리가 나쁘면 손발이 고생한다"는 말이 있다. 이는 과학적으로 틀린 말이다. 대신 "손발을 쓰지 않으면 머리가 고생한다"가 맞는 말이다. 몸을 부지런히 움직여야 몸과 연결된 뇌가 자극을 받고 변화한다. 새해를 맞아 아무리 완벽한 계획과 목표를 세웠다 하더라도 이전과 똑같이 일상생활을 한다면 뇌는 변하지 않는다. 지금껏 느껴왔던 감정의 연장선 상에 있을 확률이 높다.
인간은 동물이다. 몸을 움직여야 산다. 몸이 달라지면 뇌에 새로운 회로가 생기고 마음의 자리가 넓어진다. 모든 사람에게 힘을 주는 의식 수준으로 변화한다. 얼마 전, 내가 운영하는 전자책 수업에서 다이어트에 성공한 아들 둘 엄마가 만족감과 자신감을 얻어 다른 사람을 돕고 싶은 마음에 자신의 성공 경험담을 전자책으로 쓴 것처럼 말이다.
몸의 변화는 굳이 많은 시간을 들여 힘들게 할 필요가 없다. 하루에 한 번 10층 계단 오르기나 눈뜨자마자 입꼬리 올리기처럼 사소한 것 하나라도 꾸준히 실천해서 성취감과 몸의 변화를 느낀다면 당신의 뇌는 주인 자리를 되찾고 행복해진다. 마음속에 숨어 있는 파랑새를 찾으려 애쓰지 말고 일단 몸을 움직여라! 그러면 파랑새가 날아오를 것이다.
*칼럼니스트 프로필
강은영 칼럼니스트는 국제뇌교육대학원 석사를 취득한 국가공인 브레인 트레이너이다. 일류두뇌연구소 대표이자 온라인 프로그램 ‘체인지U 스쿨’을 운영 중이다. 한국뇌과학연구원에서 발행하는 뇌교육 전문 잡지 『브레인』의 칼럼도 쓰고 있다. 뇌교육과 부모교육 전문강사로 15년 동안 교육 및 컨설팅을 하고 있으며 온라인으로 글쓰기, 책쓰기, 습관코칭, 감정코칭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다양한 강의와 저술 활동으로 뇌를 잘 이해하고 활용하여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는 방법을 알리는 중이다. 저서로는 『일류두뇌』 『당신의 뇌를 바꿔드립니다』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