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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류작가 강은영 Jan 28. 2022

(칼럼) 가늘고 길게 가자!!

한국강사신문 강은영의 뇌과학 이야기

나는 평소 말이 빠르고 행동이 빠릿빠릿하다. 서둘러 움직이는 탓에 지갑, 휴대폰 등 소지품을 종종 잃어버리곤 한다. 어딜 가나 약속 장소에 미리 도착해 있어야 안심이 된다. 이렇듯 급한 성격에 인정받고 싶은 욕구는 강해서 마음먹은 일에 열과 성을 다한다. 그러다 보니 뭘 하든 열정을 쏟아부어 빠른 시간 내에 성과를 내려고 했고 꾸준히 해온 건 별로 없었다. 오랫동안 '나는 끈기가 부족하구나' 여기며 살아온 것이다. 


짧고 굵게-가늘고 길게

둘 중 하나를 고른다면 망설임 없이 '짧고 굵게'를 선택했었다. 공부할 때는 벼락치기로, 다이어트는 며칠 만에, 운동은 고강도 운동을 즐겨했다. 취향마저도 자주 바뀌어서 아무리 좋아하는 노래라도 금세 질리곤 했다. 끈기가 부족한 데다 변덕마저 심해서 꾸준히 하지 못했다는 걸 이 글을 쓰면서 또 깨닫는다.  


"꾸준함이 답이다"

오래전부터 들었지만 귀로 들어와 가슴에 콕 박힌 건 얼마 되지 않았다. '사람은 죽는다'처럼 뻔한 클리셰에 불과했던 이 말이 재작년에 습관 만들기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부터 와닿기 시작해 지금은 좌우명처럼 가슴에 새겨졌다. 좋은 습관을 만들려는 사람은 처음엔 열의를 갖고 참여한다. 하지만 꾸준히 하는 사람은 놀라울 정도로 드물다. 프로젝트에 참가한 전체 인원 중 1년을 유지한 사람은 3%에 불과했다.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점은 꾸준함에 있다. 쉬운 예로, 남녀노소 불문하고 유튜브를 시작하지만 얼마 못 가 손을 떼 버린다. 유튜버 신사임당은 백만 구독자가 되었을 때도 매일 영상을 한 개씩 올렸다는데 현재 170만 구독자를 바라보고 있다. 그의 성공 비결은 단연 '꾸준함'에 있다. 나는 2년 정도 매일 새벽에 글을 쓰고 1년 넘게 온라인 프로그램을 운영한 결과, 작가이자 기고가로서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 


그동안 나는 짧고 굵은 자극에 불꽃이 확 타오르는 것처럼 반응했다가 그만큼 빨리 식어버리는 패턴을 오랫동안 반복해왔다. 우리 뇌는 강한 자극을 좋아하고 가늘고 긴 자극에는 쉽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 자극이 되는지 변화가 있는지조차 알 수 없다. 며칠 글을 쓴다고 필력이 좋아지지 않고 운동 몇 번 했다고 살이 빠지거나 근육이 붙지는 않는다. 오히려 일시적이고 강한 자극보다는 가늘더라도 길게 할 때 뇌가 변화하고 새로운 회로가 생겨나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가늘고 길게 갈 때는 가고자 하는 최종 목적지와 중간 목적지들을 설정해야 한다. 실천 계획을 세워 행동한 후에는 주 1회, 월 1회, 연 1회 정도 지금 어느 지점에 와 있는지 점검한다. 신사임당도 매주 일요일은 일주일을 점검하고 다음 1주를 계획하는 날로 보낸다고 한다. 현 지점이 실패가 아니라 최종 목적지까지 가는 과정이며 어느 정도 더 가면 될지 스스로 답을 찾아가는 것이다. 쉽게 포기하는 사람들에게는 명확한 목적지가 없기 때문에 조금씩 해보고 발을 뺀다. 어느 지점에 도달할 것인가? 그것이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할수록 끈기도 올라간다.


한 가지 더 필요한 것은 에너지 분배다. 처음부터 온 에너지를 쏟지 말고 각 목적지에 도달하기 위해 어느 정도 시간과 돈, 노력을 쏟을 것인가 분배를 잘해야 한다. 내가 뭐든 오래 하지 못했던 이유 중 하나는 처음에 온 열정을 쏟아부어 금방 잘하게 되고 덩달아 흥미가 식어버렸기 때문이다. 요란하게 치익! 소리를 내며 확 타오르고 마는 성냥이 아니라 서서히 타올라 탁! 탁! 오래가는 참숯처럼 뒷심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   


이제 나는 '짧고 굵게' 대신 '가늘고 길게'를 선택했다. 당장 놀라울 만 한 베스트셀러가 나오지 않아도 새벽마다 글을 쓰고 완벽한 몸매가 아니더라도 매일 건강한 다이어트를 하고 있다. 지금은 가느다란 이 길을 꾸준히만 간다면 굵어질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가늘고 긴 게 쌓이면 굵고 길어지는 것도 뻔한 클리셰니까.   



칼럼니스트 프로필     

강은영 칼럼니스트는 국제뇌교육대학원 석사를 취득한 국가공인 브레인 트레이너이다. 일류두뇌연구소 대표이자 온라인 프로그램 ‘체인지U 스쿨’을 운영 중이다. 한국뇌과학연구원에서 발행하는 뇌교육 전문 잡지 『브레인』의 칼럼도 쓰고 있다. 뇌교육과 부모교육 전문강사로 15년 동안 교육 및 컨설팅을 하고 있으며 온라인으로 글쓰기, 책쓰기, 습관코칭, 감정코칭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다양한 강의와 저술 활동으로 뇌를 잘 이해하고 활용하여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는 방법을 알리는 중이다. 저서로는 『일류두뇌』 『당신의 뇌를 바꿔드립니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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