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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효주쌤 Feb 15. 2024

턱걸이 합격 소식

야호!

일어나기 싫은 아침, 문자가 한 통 와 있다.



뭔가에 각성이 된 사람처럼 평소에 나는 낮잠을 잘 자지 않는다. 그런데 요 며칠은 늘어지고 싶다. 몸살 기운도 없는데 남편이 출근할 때까지도 일어나지 않는 건 이상한 징조이다. 잠은 깼지만 일어나기 싫어 몸이 아프고 싶은 걸 보니 뭔가를 피하고 싶은 모양이다.


그렇게 이불속으로 계속 도망가다 '대체 뭘 그리 두려워하는 것인가?' 직면해 봤다. '컴그기 시험공부' 하기 싫어서라는 답을 얻고 한숨을 내쉬었다. 실기 시험은 왜 그리도 싫은 건지.


꼬리를 무는 고민을 하다 몇 시나 되었나 싶어 잠자리 옆에 둔 폰을 집어 들었다. 문자가 와 있는데 1644로 시작하는 걸 보니 금융회사 안내문자 같아 얼른 확인하려고 툭하고 터치했다. 앗! 은행이 아니었네?!


헉! 합격했구나!

오늘 최종정답만 발표하는 줄 알았는데 합격 메시지를 받다니! 야호!

얼른 서류를 보내야겠구먼!



갑자기 기분이 좋아져 가족과 친지에게 연락을 했다. 사회복지사 1급 시험 8개 과목 중 마지막 과목이 과락 위기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모두들 무척이나 기뻐하며 축하해 주었다.


지난번 글에 격려의 댓글을 달아주신 작가님들 덕분에 가벼운 마음으로 기다릴 수 있었기에 이 글을 통해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김혜정 작가님! 좋은 결과 있길 기도해 주셔서 감사해요! 합격했습니다^^

버섯돌이 작가님! 용기 잃지 말고 기다려 보라 말씀해 주셔서 편안한 마음으로 기다릴 수 있었습니다! 너무너무 감사해요~!

프레즌트 작가님! 경험을 토대로 격려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무척 큰 의지가 되었습니다!



공부하는 것도 좋아하고 시험 보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 나를 보며 사람들이 '대단하다'는 말을 자주 한다. 그래서 진짜로 내가 대단하다 여겼다. 하지만 요새는 그게 많은 분들의 기도 덕분이라는 걸 많이 깨닫게 된다.  지혜와 총명을 주셔서 잘 배우게 하시고 남들을 위해 일하는 사람이 되게 해 달라는 기도나 머리가 될지 언정 꼬리가 되지 않게 해 달라는 기도가 늘 화살처럼 나에게 날아와 그대로 이루어지고 있었다는 걸 체험하고 있어서다.


어릴 땐 만점이 최고인 줄 알았다. 100점 맞으면 큰 일한 것 같고 당락이 좌우되는 시험도 무조건 높은 점수를 받아야 한다 믿었다. 그러나 한 문제로 인해 합격과 불합격의 기로에 서서 한 달을 보내고 드디어 합격 메시지를 받은 오늘, 내가 대단하지 않아도 나를 향해 뜻을 가지신 분의 마음이 열심히 달려오고 있다는 걸 확신하게 되어 더욱 기쁘고 감사하다.


합격 소식을 받았기 때문일까? 이불 밖으로 나오기 싫게 만들었던 '컴퓨터그래픽스운용기능사 시험공부도 이제 해봐야지!' 하는 마음이 불끈불끈 올라온다. 또 합격해서 기분이 좋고 싶다는 단순한 생각으로 다가올 시험도 준비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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