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생각
친구가 생각났다.
제주에 사는 친구가.
시간이 안되어서
아직 마음에 여력이 없어서
무엇보다 코로나란 놈 때문이라도
집에 있어야지.
전화도 있잖아~.
핑계 아닐까~.
스마트폰이 있어도.
우리는 아직,
직접 얼굴 보고
손도 잡고
안아주고
그래야 마음까지 전달되지 않던가.
그러하더라도
그런 이유가 있다 해도
선뜻
제주 비행기를 알아볼 엄두가
나지 않았다.
친구의 한마디.
핑계 아닐까.
그래 핑계다.
길동무 하나
졸라도 보았지만
사정이 생겨서
결국 혼자 떠났다.
그래도
이 기회에 뵐 분 뵈러 가야지.
그렇게
걷고 와야지.
마음먹고 떠났다.
1월엔 어떻게 해서든
갈게요~라고 말씀을 드렸던 터라
심선생님께 전화를 드렸다.
흔쾌히 기꺼이
즐거이 받아주시고
챙겨주시고
살뜰히 먹여주셨다.
여행길
내게 가장 즐거운 건
친구를 보는 일이었다.
이보다 기쁜 일이
또 어디 있으랴.
즐거웠다.
심선생님의 제주 살이 이야기,
꿈 이야기, 여행 이야기를 들으면
설렘이 내게도 번지고
마주 보고 행복했다.
먼 거리 친구를 보러
타지의 버스를 타고 알 수 없는 길을
두 시간씩 이동해도
하나도 지루하지 않았다.
오랜 친구는
시간이 지나도 오랜 친구다
아무리 다정할래도 퉁퉁거리고
까불고 큰 소리로 말한다.
오랜 친구는 그냥 그대로
변함이 없는 거다.
그걸 그냥 받아들이는 건가 보다.
이런 여행이 즐겁다.
멀리 있어서
자주 볼 수 없어서
그래서 아주 가끔 보아야
하는데 그런데
좋다.
6년이나 흘러야 갈 수 있는 곳
계획을 세울 겨를도 없이
훌쩍 불쑥 떠날 수밖에 없는 곳에
살고 있는 그네들.
덕분에 오랜만에 비행기도 타보고
하늘 여행 실컷 해서
감사하다.
나를 가족인 듯 반겨주는
나의 제주 친구들.
친구로 여겨주셔서
감사해요.
행복하네요.